-
라운지 ㅣ 가족여행
마을을 품은 숲, 역사와 전설이 살아 숨 쉬는 곳
고창 삼태마을숲, 천연기념물로 지정
- 기사입력2025-09-26 10:35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
고창 하고리 삼태마을숲 전경 <사진=고창군>전북 고창군 고창읍 하고리에는 오랜 세월 동안 마을과 함께 살아온 숲이 있다. 이름하여 삼태마을숲. 국가유산청은 마을을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이 숲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했다.
고창 하고리 삼태마을숲은 고창 성송면 하고리 삼태마을 앞 삼태천을 따라 형성된 800여 미터 길이의 마을 숲으로, 마을 주민들이 각종 자연재해로부터 마을을 지키기 위하여 자발적으로 조성했다. 바람으로부터 마을을 보호하는 방풍림이자 하천 주변 농경지 등을 보호하기 위하여 제방에 조성된 호안림 역할을 한 숲이다.
또한, 국내 최대 규모의 왕버들 군락지로, 나무 높이 10미터, 줄기 둘레 3미터가 훌쩍 넘는 왕버들 노거수 95주를 비롯해 버드나무, 팽나무, 곰솔, 상수리나무, 벽오동 등 다양한 수종의 큰 나무 224주가 안정적으로 숲을 이루고 있다.
삼태마을숲은 항공사진으로 내려다보면 마치 거대한 초록빛 울타리 같다. 숲의 동쪽과 남쪽 전경은 각각 다른 표정을 하고 있으며, 내부로 들어서면 한결 시원하고 고요한 분위기가 감돈다.
또, 마을 공동체의 신앙과 정체성이 결합된 상징적 가치가 높은 자연유산으로, 주변 농경지 등과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경관, 다양한 수종의 노거수들이 안정적으로 숲을 이루는 점 등의 가치를 종합적으로 지녔다.
특히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전라도무장현도(全羅道茂長縣圖)’에도 삼태마을숲이 그려져 있을 만큼, 오래전부터 지역의 상징 같은 존재였다.
삼태마을숲에 들어서면 자연이 주는 고요함과 함께, 마치 시간여행을 온 듯한 묘한 감각이 밀려온다. 그 풍경 속에서 여행자는 잠시나마 마을 사람의 일원이 된다.
고창을 찾는다면 선운산이나 고창읍성만 둘러보지 말고, 삼태마을숲에서 잠시 머물러 보는 것을 추천한다. 숲이 들려주는 이야기와 그 안에 흐르는 시간은, 여느 여행지에서 느낄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