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8시간 넘게 일한 시간은 ‘휴일근로’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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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인사노무 휴일 8시간 넘게 일한 시간은 ‘휴일근로’ 아닌가 대법관, “원고·피고 대리인 주장 각각 이해 안가는 부분 있다”

기사입력2018-02-02 11:25

이동철 객원 기자 (leeseyha@inochong.org) ㅣ다른기사보기

[휴일근로시 연장근로수당 중복 할증 여부③]‘성남시 환경미화원 사건(2011다112391 임금 등)’에 대한 대법원 공개변론에서 첫번째 쟁점은 앞서 다뤘고, 이번에는 두번째 쟁점이다.

핵심내용은 ‘휴일근로를 1주간 법정근로시간(40시간) 한도에 포함해 근로시간을 규제하는 경우, 법정근로시간을 초과한 휴일근로에 대해 휴일근로가산임금 이외 연장근로가산임금을 추가로 지급해야 하는지 여부다. 물론 원고(성남시 환경미화원)와 피고(성남시) 대리인의 입장은 갈렸다.

◇원고 “연장·야간·휴일 수당 입법목적·보상이유 달라 중복적용”=먼저, 원고대리인은 연장근로·야간근로·휴일근로 가산수당 청구소송에서 각각 소송물(재판의 대상)이 다르다며, 연장근로·야간근로·휴일근로 가산수당 역시 각각 구별되고 중복청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또 연장근로·야간근로·휴일근로 가산수당의 입법목적과 보상이유도 각각 다르다는 점에서, 각각의 가산수당지급 요건이 충족되면 중복 적용해야 하다고 주장했다.

이외 원고대리인은 격일제근무자의 휴일근로 임금을 산정하면서 휴일근로가산수당과 연장근로가산수당을 각각 중복적용했던 ‘한양학원 사건’에 대한 대법원 판례(대법원 1997.7.22. 선고, 96다38995)를 근거로 제시했다.

‘성남시 환경미화원 사건’에 대한 대법원 공개변론에서 두번째 쟁점은 ‘휴일근로를 1주간 법정근로시간(40시간) 한도에 포함해 근로시간을 규제하는 경우, 법정근로시간을 초과한 휴일근로에 대해 휴일근로가산임금 이외 연장근로가산임금을 추가로 지급해야 하는지 여부였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피고 “근로시간 규제대상에서 휴일근로 제외한게 입법자 의도”=반론에 나선 피고대리인은 1953년 제정 근기법이 연장근로와 휴일근로로 구분했음을 이유로, 휴일근로가산수당과 연장근로가산수당은 중복 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입법자가 연장근로와 휴일근로를 구별하고, 휴일근로시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지급을 명시했다는 것이다. 결국 입법자는 양자를 구분함으로써, 평일 연장근로가 많고 적음과 관계없이 당사자간 합의에 따라 휴일근로를 시행하도록 했다는 주장이다.

또 제정 근기법 당시 존재하지 않았던 가산수당이 근기법 개정을 통해 비로소 도입됐다는 주장도 했다. 근로시간 규제대상에서 휴일근로를 제외한게 입법자의 의도란 말이다. 이에 따르면 근기법상 근로시간 규제대상은 법정근로시간(40시간)·법정연장근로시간(12시간)에서 휴일근로는 제외되고, 당사자간 합의에 따라 휴일근로가 가능하다. 현행 근기법상 1주간 허용가능한 최대 근로시간이 68시간이란 고용노동부 행정해석은 여기서 나왔다.

‘최고법원’ 권위 유감없이 보여주며 원고·피고 대리인 압도

두번째 쟁점에 대한 공개변론 과정에서 하이라이트는 김창석 대법관이 원고·피고 대리인에게 질문을 던지는 장면이다. 법리면에서 김창석 대법관은 ‘최고법원’의 권위를 유감없이 보여주며 원고·피고 대리인을 압도했다.

김 대법관이 원고대리인에게 했던 질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휴일에 10시간을 근로한 경우, 10시간에 대해 휴일근로가산수당(50%)과 연장근로가산수당(50%)을 중복 적용해야 한다게 원고대리인 주장이다. 그런데 근기법 제50조제2항에 따라 1일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고, 초과하는 시간에 대해 연장근로가산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그렇다면 10시간에 대한 휴일근로가산수당(50%)·연장근로가산수당(50%)의 중복할증 이외에, 당일 8시간을 초과한 2시간분에 대한 연장근로가산수당(50%)을 추가로 청구해야 하는 것 아닌가를 물었다.

이어 김 대법관은 휴일근로 2시간분 연장근로가산수당을 청구하지 않으면, 평일의 연장근로와 비교해 휴일의 연장근로가 법적보호를 받지 못하는 결과가 된다는 점도 지적했다.

시급 1만원인 근로자 A가 휴일에 10시간 근로한 경우를 가정하고, 김 대법관의 질문을 알기 쉽게 돈으로 환산해 설명하자. 원고대리인 주장에 따르면 근로자 A의 ‘가산임금’은 10시간 휴일근로가산수당(5만원), 10시간 연장근로가산수당(5만원)을 합한 10만원이다. 그러나 김 대법관의 지적에 따르면, 휴일 근로시간 10시간중 8시간을 초과한 2시간은 연장근로에 해당하므로 2시간분 연장근로가산수당 1만원(50%)을 더해 11만원을 지급해야 한다.

김창석 대법관은 휴일 10시간을 근무하면, 중복할증 이외에 당일 8시간을 초과한 2시간분에 대한 연장근로가산수당(50%)을 추가로 청구해야 하는 것 아닌가를 원고대리인에게 물었다. 또 피고대리인에게는 8시간만 휴일근로로 인정하고, 나머지 2시간은 휴일근로가 아닌 연장근로로 제한해 해석하는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김 대법관은 두차례에 걸쳐 이와 동일한 내용의 질문을 했고, 원고대리인은 이런저런 법리를 얘기했지만 실무에서 ‘그렇게 처리한다는 말’ 외에는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김 대법관 또한 “솔직히 저는 이해가 안된다”는 말과 함께, 원고대리인에게 준비서면 제출을 통해 자신을 납득시켜 줄 것을 당부했다.

대법관 “이해 안되고, 정리 안된다”…납득할 만한 서면제출 요구

김 대법관의 송곳같은 질문은 피고대리인에게도 향했고, 그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휴일에 10시간을 근로하면 8시간에 대해 휴일근로가산수당을 지급하고, 8시간이 연장근로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연장근로가산수당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게 피고대리인의 주장이다. 또 8시간을 초과하는 2시간은 휴일근로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연장근로가산수당만 지급한다는 것도 피고대리인 주장이다. 이를 전제로 김 대법관은 같은 날 행한 10시간 휴일근로에 대해 8시간만 휴일근로로 인정하고, 나머지 2시간은 휴일근로가 아닌 연장근로로 제한해 해석하는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된다고 물었다.

이에대해 피고대리인은 휴일의 개념을 24시간으로 볼 것인지, 임금이 지급되는 소정근로시간(8시간)으로 볼 것인지에 따른 차이라고 했다. 피고대리인 답변에 따르면, 휴일근로는 1953년 제정 근기법에서 임금지급의무가 있다고 정한 8시간이내 행해진 근로만으로 제한된다. 따라서 휴일근로 8시간에 대해서만 휴일근로가산수당을 지급하고, 8시간을 초과한 근로는 근기법상 휴일근로 보호대상이 아니다. 다만 휴일근로 8시간을 초과한 근로가 법정근로시간을 초과해 연장근로 요건을 갖췄다면, 연장근로가산수당을 지급한다는게 피고대리인 답변의 골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