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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과자 프로그램’ 거부하자 징계해고 했는데
은행 “정당한 인사명령 불이행” vs 근로자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 기사입력2018-05-07 18:40
이동철 객원 기자 (leeseyha@inochong.org)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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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과자 프로그램 따른 면직처분은?㊤]‘4차 산업혁명’이 본격적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은 것은 2016년 새해 벽두 스위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WEF)에서다. WEF 의장 클라우스 슈밥이 4차 산업혁명의 정의와 관련된 기술을 설명하며 화두를 던졌다.
노동OK 이동철 상담실장이후 ICT(정보통신기술)를 비롯 IoT(사물인터넷), AI(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이 가져올 미래사회의 변화와 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한 논쟁이 가속화됐다. 기술변화로 대체될 고용위기 역시 중요한 논쟁 주제 중 하나였다.
4차 산업혁명 담론 속에 고용위기가 현실화되는 산업중 하나가 금융산업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인간노동이 컴퓨터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직업군으로 금융산업을 꼽았고, 금융종사자 78.9%가 컴퓨터로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ATM기나 인터넷뱅킹 등 비대면 거래의 확산으로 인력 및 점포 축소 요인이 커지는 현실을 고려하면, 사용자 입장에선 많은 수의 ‘고임금’ 정규직 유지가 부담일 수 있다.
이런 가운데 크라우드펀딩, 차주와 대주가 직접 거래하는 P2P대출, 인터넷은행 출범 등은 기존 은행을 긴장시켰고, 은행은 경쟁력 강화의 방안으로 인력구조조정을 선택했다. 사용자들은 정규직 노동자들이 고임금에 낮은 생산성으로 월급만 축낸다고 불평했다.
여기에 박근혜 정부가 공공·금융 부문에 대해 고임금 철밥통 이미지까지 덧칠해, 청년일자리 창출과 함께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노동시장 개혁이 필요하다고 호응했다. ‘쉬운 해고’와 ‘성과연봉제’는 이렇게 탄생했고, 금융권내 ‘저성과자 퇴출 프로그램’이 만들어져 본격 시행된 것도 이때부터다.
그런데 최근 ‘저성과자 프로그램에 따른 면직처분은 부당해고’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은 ○○○○은행에서 해고된 A씨가 중앙노동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 취소소송(2018.3.26. 선고, 2017구합68080)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했다.
한 은행은 ‘저성과자 영업추진역 프로그램’을 거부한 근로자 A를, 정당한 인사명령를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계해고를 했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사실관계…저성과자 프로그램 거부한 직원 징계해고
근로자 A는 2012년 ○○○○은행(이하 ‘은행’이라 함)에 경력직 차장으로 입사해, 업무추진부에서 상품개발업무 등을 수행했다. 은행은 근무성적이 좋지 않은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저성과자 영업추진역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2016년 7월1일 시행된 영업추진역 프로그램에 따르면, 영업추진역 프로그램 참여자의 연봉은 직전연도 총연봉의 10% 범위 내에서 감액하고, 개인별 목표달성률이 70% 미만이면 직전연도 총연봉의 15% 범위 내에서 감액한다.
은행은 A씨에게 2016년 7월1일 영업추진역 편입 발령을 냈다. 하지만 A씨는 인사명령을 거부하며 영업추진역 프로그램에 응하지 않았다. 은행은 정당한 인사명령를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 등을 내세워 A씨를 징계해고했다.
이에 A씨는 부당노동행위구제신청을 제기했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 모두 A씨의 구체신청을 기각했다. 중노위 재심판정에 불복한 A씨는 서울행정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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