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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애들한테 밥이나 팔아선 애플 넘을 수 없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일감몰아주기 규제, 간접지분까지 포함해야  

기사입력2018-10-13 09:00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i@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삼성물산이 지분 100%를 보유한 급식·식자재 공급업체 삼성웰스토리의 2017년 매출액은 1조7323억원, 영업이익은 1150억원이다. 이 회사 2017년 매출액 가운데 38.41%(6653억원)는 삼성그룹 계열사와의 내부거래에서 발생했다. 삼성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 최대주주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삼성전자에 도산에 준하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고, 이재용 부회장이 1150억원 영업이익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삼성웰스토리는 망할 수 없는 회사다. 이재용 부회장의 직간접 통제를 받는 삼성 계열사가 삼성웰스토리와의 거래를 단절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삼성웰스토리가 급식·식자재 공급가를 시장가보다 높게 책정해도, 삼성 계열사가 이를 거절할 결정권이 없다. 삼성웰스토리가 황금알을 낳은 거위가 될 수밖에 없고, 이재용 부회장이 이 사업을 접지 않는 이유다. 

삼성웰스토리와 삼성 계열사 간 일감몰아주기는 급식·식자재 시장에서 자유로운 경쟁을 제한함으로써, 이재용 부회장을 제외한 시장참여 경제주체 모두의 손실을 초래한다. 경쟁기업은 정당한 공급(경쟁) 기회를 박탈당하고, 삼성 계열사는 수요자(소비자)로서의 권리가 제한된다. 사실상 독점에 따른 부당한 이익은 이재용 부회장에게 집중되고, 그만큼의 손실은 시장 참여자 모두가 분담해야 한다. 공정거래법이 일감몰아주기, 특히 재벌대기업의 내부거래에 칼날을 들이대는 이유도 이와같은 시장실패를 방지하고자 함이다.

신봉삼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장이 지난 1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2018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회사의 내부거래현황 정보를 공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0일 ‘2018년 공시대상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을 발표했다. 지난 5월1일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된 자산 5조원이상 60개그룹 1779개 계열사간 상품·용역 거래현황을 분석한 자료다. 이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상위 10대그룹 계열사간 내부거래비중은 전년대비 0.8%p 증가(12.9%→13.7%)했고, 금액으론 19조7000억원(122조3000억→142조원) 늘었다. 공정위의 일감몰아주기 규제에도 부당한 내부거래를 통한 재벌총수일가의 부의 세습·이전 행태가 줄지 않았다는 얘기다. 

물론 재벌기업 계열사간 내부거래 그 자체가 위법은 아니다. 총수일가 지분이 20%이상(상장사는 30%이상)인 계열사간 거래시,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준수해 ‘정당한 거래’를 하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공정위가 이날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재벌기업 계열사간 ‘정당한 거래’가 아닌 ‘부당한 거래’로 의심할 수밖에 없는 정황이 다수 등장한다. 

예컨대 총수일가 지분율 또는 총수2세 지분율이 높은 계열사일수록 내부거래비중이 높았다. 또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 계열사간 거래(13조4000억원)중 89%(11조9000억원)가 수의계약으로 이뤄졌다. 풀어쓰면,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웰스토리가 삼성 계열사에게 수의계약을 통해 식자재를 공급했다는 의미다. 또 재벌총수 지위를 악용한 이와같은 ‘부당한 거래’가 삼성만이 아닌 재벌기업 대다수의 경영관행이라 말이기도 하다. 

그래도 대한민국 경제를 책임진다는 글로벌기업이 체면이 있지, 거기까지 가진 않았으리라 생각한다면 순진하거나 무지한거다. 공정위가 이날 보도자료에 첨부한 ‘사익편취 규제대상 사각지대 회사 내부거래 현황’을 보면, 재벌기업의 몰염치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 있다. ‘사익편취 규제대상 사각지대’에는 총수일가 지분이 30%미만인 계열사여서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은 아니지만, 공정위가 해당기업 계열사간 내부거래를 모니터링하는 기업이 포함된다. 

‘사익편취 규제대상 사각지대’ 자료에 따르면 총수일가 지분이 30%미만인 계열사는 모두 27개사다. 이들 27개사중 범현대로 분류되는 5개기업에 대한 총수일가 지분율은 모두 29%를 상회한다. 현대자동차그룹 총수일가의 이노션 지분율은 29.995%, 현대글로비스 지분율은 29.99998%다. 케이씨시그룹 총수일가의 케이씨건설·코리아오토글라스 지분율은 각각 29.99%·29.90%, 현대산업개발 총수일가의 에이치디씨아이콘트롤스 지분율은 29.89%다.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해 지분율을 마사지하지 않았으면 나올 수 없는 수치다. 사익편취 사각지대에 있는 27개사중 범현대를 제외하면, 29%대 지분율에 맞춘 기업은 영풍(29.74%)과 태영건설(29.95%) 뿐이다. 

입만 열면 나라걱정에 경제를 걱정한다는 글로벌기업 최고경영자의 도덕성과 사회적책임 의식이란게 이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글로벌시장에서 애플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인 삼성전자, 삼성그룹이 학교와 기업을 대상으로 급식사업까지 한다.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하기 위해 낯 뜨거운 꼼수까지 동원한 현대차는 ‘국민차’를 생산한다고 광고한다. 삼성과 현대를 포함 재벌대기업 총수일가가 부당한 내부거래를 통해 자산 이전·증식을 못하도록 강제하는 방법은 관련규제 강화 외에는 없다. 

공정위는 지난 8월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한 공정거래법 전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상장사와 비상장 구분없이 총수일가 직접 지분이 20%이상이면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적용한다. 상장사 30%기준이 20%로 강화되면서, 현대차를 포함 ‘사익편취 규제대상 사각지대’에 있던 27개기업도 규제대상에 편입된다. 또 총수일가 지분이 20%이상인 회사가 자회사 지분을 50%이상 보유한 경우에도 규제를 적용, 삼성웰스토리를 포함 352개 회사가 새롭게 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에 포함된다. 

문제는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에도 이들 재벌대기업이 빠져나갈 구멍이 있다는 점이다. 현대차 총수일가가 30% 규제 때문에 현대글로비스 지분율을 29.99998%에 맞췄듯, 20% 규제에 맞서 19.99998%로 만들지 않으리란 보장은 없다. 또 총수일가가 직접 보유한 지분만을 규제하기 때문에, 이들이 간접지분을 가진 계열사와 공익법인을 동원해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피해갈 수도 있다. 일감몰아주기 규제의 실효성을 위해 총수일가 지분율 요건에 직접지분 이외 간접지분까지 포함하자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애플을 넘어서야 할 삼성이 애들한테 급식이나 팔아선 삼성의 미래란 없다. 도요타를 상대해야 할 현대차가 29.99998% 지분을 만들려는 좀스런 경영행태, 이젠 없애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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