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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본질은 외면하고 日 주장에 동조하는가

우리 정부·대법원과 정면 배치되는 의견 쏟아내…스멀스멀 전경련㊤ 

기사입력2019-07-31 17:02

정부와 재계, 노동계가 두루 참여하는 일본 수출규제대책 민관정 협의회에 ‘일본통(?)’으로 알려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빠졌다. 


전경련은 일본 최대 경제단체인 게이단렌과 오랫동안 교류하며 일본 재계와 네트워크를 쌓아왔다. 이런 네트워크를 이용해 이번 일에 관여할 수 있다는 의사를 드러내기도 했다.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의 조경엽 선임연구위원은 “현재 전경련이나 상의에 국제 민간네트워크가 상당히 많이 구축이 돼 있다”며, “그런 걸 이용 안 하고 있는 것도 사실 국가적 손실”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전경련이 최근 개최한 특별대담에서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 원장은, 한일관계 악화의 원인은 사법부발이라고 말했다. <사진=전경련>

 

전경련은 지난 15일 일본 경제산업성에 경제보복을 철회해줄 것을 촉구하는 건의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건의서에서 전경련은 ▲국제가치사슬의 교란 우려 ▲일본 기업·경제 영향 가능성 ▲일본의 대외 이미지·신인도 영향 ▲정경분리 기조 약화 ▲동아시아 안보 공조체제 불안을 이유로 수출규제를 중단해줄 것을 건의했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전경련이 개최한 최근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내놓은 대법원 판결에 대한 해석은 우리 정부와 대법원의 관점과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 10일 개최한 ‘일본 경제제재의 영향과 해법’ 긴급세미나에서 정인교 인하대학교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현재의 무역질서가 유지될 수 있도록 국제적으로 이슈가 될 수 있는 현안에 대해서는 우리 국내의 시각으로만 봐서 판단해서는 안되는 시대가 된 것”이라며, “글로벌 시각에서 봐야 될 이슈를 국내적 판단으로 거쳐서 생길 수 있는 문제”는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어 “그렇다고 해서 대법원 판결이 잘 됐다, 못 됐다를 얘기하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강제징용에 대한 배상 문제를 “글로벌 시각으로 봐야 할 이슈”로 분류하고, 대법원 판결이 “국내적 판단”이라는 뉘앙스로 읽힌다.

또 다른 행사에서는 보다 명시적인 발언이 나왔다. 지난 23일 전경련이 개최한 ‘한일관계를 통해 본 우리경제 현황과 해법 특별대담’에서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 원장은 “한일관계가 이렇게 악화된 결정적인 계기는, 직접적인 원인이 사법부발”이라고 말했다. 또 “제가 알고 있는 범위 내에서 OECD의 선진국에서 조약에 명기된 사항을 뒤집는 판결을 내놓는 경우는 찾기가 어렵다”고도 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 10일 개최한 ‘일본 경제제재의 영향과 해법’ 긴급세미나.   ©중기이코노미
윤 전 원장은 “대법원 판결, 최고 재판소의 판결이기 때문에 우리는 존중해야 된다고 본다”면서도, 개인청구권의 집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개인청구권은 유효하지만 그것을 일본에 요구하지 말고”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재단을 만들어 해결한다면 “일본 기업이나 일본 정부에게 도의적 책임을 느끼면서 자발적으로 참여시킬 수 있는 그런 길을 오히려 열 수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했다. 


또한 대법원 판결에 대해 개인청구권은 소멸하지 않는다는 중요한 판결을 남겼다면서도, 창씨개명이나 학도의용군, 강제징용이나 그 밖의 피해자들도 일본에 대해서 소송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며 “이렇게 된다면 법의 안정성, 외교관계의 안정성은 거의 불가능해진다. 한일관계 자체가 성립할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윤 전 원장은 따라서 특별법을 통해 “법적 정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담에 참여한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대법원 판결에 대해 “대외관계 되는 부분은 국제규범이나 국제법이 절대 준수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과 2005년 민관공동위원회의 활동으로 “국제사회에서 한일 간 이 부분은 그렇게 해결된 것으로 다들 그렇게 알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대법원에서 이렇게 판결을 하니까 이게 난리가 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은 우리 정부 그리고 대법원과 정면 배치된다. 정부는 지난 24일 발표한 ‘일본의 수출제한조치 관련 Q&A’에서 대법원 판결에 대해 “강제징용이라는 반인도적 ‘불법’ 행위를 전제로 한 피해자들의 위자료 청구권은 한일 청구권협정의 적용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며, “이것이 2005년 민관공동위 발표 등과 어긋난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대법원 판결은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을 부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법원 판결이 한일청구권 협정 위반이라는 일본 측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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