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위기 美, 후유증 커진 中, 올림픽 연기된 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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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고용위기 美, 후유증 커진 中, 올림픽 연기된 日 세계경제 충격…V자 반등 기대할 수 있어도 이미 피해 커진 상황

기사입력2020-05-06 06:00

세계경제가 코로나19(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COVID-19)로 심각한 충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침체의 장기화 가능성에 대해 설왕설래하고 있다. 대공황 이래 최악의 경기침체가 우려된다거나, 침체가 장기화되는 L자 곡선을 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 벤 버냉키 전 의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세계경제 상황을 대공황 보다는 자연재해에 가깝다고 평하며, 단기간에 급격한 반등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단기간에 급격한 반등을 이뤄 V자 곡선을 그리는 현상은 자연재해 상황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문제는, 설령 V자 반등을 하더라도 이미 피해가 크다는 점이다. 이 피해는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임이 자명하다. 특히 미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 등의 경제상황은, 한국경제가 코로나19의 충격을 이겨내는 과정을 유추하는데 도움이 된다.

고용위기로 치닫고 있는 미국…버팀목 내수의 힘 소실

뉴욕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감염이 발생한 미국은, 코로나19로 인해 고용위기가 직접적으로 발생한 대표적인 나라다. 본래 해고와 재고용이 빈발한 미국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이례적인 규모의 해고가 발생했다.

3월말 나온 한국은행의 ‘해외경제 포커스’ 12호는 미국의 고용사정이 악화됐다며, 미국의 주간 실업수당 신청건수를 근거로 들었다. 2월과 3월 첫째 주까지 주간 실업수당 신청건수는 20만건에서 22만건 사이를 오가는 수준이었다. 그런데 3월 둘째 주 28만1000건의 신청이 몰려 한 주만에 7만건이 증가했다. 이는 2012년 11월 둘째 주의 8만1000건 이래로 가장 큰 증가였다.

미국의 주간 실업수당 신청건수가 2주간 1000만건을 넘어섰다. <자료=한국은행, 외신> ©중기이코노미

그러나 이는 서막에 불과했다. 3월 셋째 주 신청건수가 무려 330만건을 넘어섰다. 4주차에는 350만건을 넘을 것이라는 추정치가 경제계를 오갔으나, 이 역시 오산이었다. 실제 신청건수는 665만건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고용위기는 미국경제에 심각한 도전이 될 수 있다. 미국은 중국과 무역분쟁을 치렀음에도 2019년 경제성장률이 2.3%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해 동안 대중수출이 두 자리 수 규모의 감소세를 보였지만, 미국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가 건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용위기가 확산되면 미국경제의 버팀목이던 내수의 힘이 소실될 가능성이 있다.

3월초만 해도 코로나19가 단기간에 지나가면, 2분기 들어 미국경제가 반등할 것이란 희망섞인 전망도 있었다. 그러나 3월 하순 들어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 자택봉쇄령이 내려지면서 이런 전망은 힘을 잃었다. 애플사가 소매점 운영을 시한부로 중단하고, 보잉이 생산중단에 들어가는 등 대규모 기업들이 이미 받은 피해도 크다.

도쿄 올림픽 연기 일본…마이너스 성장 전망 커져

일본의 2020년 경제를 전망할 때, 핵심은 2020 도쿄 올림픽의 개최였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전세계 유행이 발생하면서 캐나다와 호주 등이 불참 의사를 내비쳤고, 결국 IOC와 일본은 올림픽을 2021년 7월로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올림픽이 연기되면서, 올림픽 개최로 인한 경제특수가 상실되는 것은 물론 경제적 손실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다이이치생명 경제연구소는 올림픽 연기로 인한 직접적 손실을 1조7000억엔, 올림픽 개최시 예상되는 생산유발효과 등 간접효과를 감안한 손실규모는 3조2000억엔 수준으로 추산했다. 이는 일본 GDP의 0.3~0.6% 규모다.

골드만삭스는 올림픽 개최 연기에 따른 GDP 감소 규모를 5500억엔대로 추산했다. GDP의 0.1% 수준이다.

앞서 일본은 2019년 10월 부가가치세율을 8%에서 10%로 인상했고, 이로 인해 지난해 4분기 실질 GDP가 1.6% 감소한 바 있다. 올해 들어 코로나19로 인해 소비까지 가라앉으면서 극심한 침체가 이어지고 있다.

주요 기관들은 일본경제가 2020년에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료=한국은행> ©중기이코노미

여기에 소비 활성화와 관광객 증가 등이 예상되던 올림픽 특수까지 내년으로 미뤄지면서, 주요 기관들은 올해 일본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림픽 연기 이후 마이너스로 조정했다. 주로 –1.3~-2.1% 규모의 역성장을 예상하고 있지만, 이 수치 또한 도쿄를 중심으로 한 코로나19의 대대적인 확산을 반영하지 않은 수치다. 향후 경제전망치가 보다 하향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V자 반등 주목 중국…생각보다 후유증이 클 가능성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로 V자 곡선을 그리며 급격히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 이유는 사스 당시 중국 경기의 추이 때문이었다.

2003년 사스 발생 당시 2분기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9.1%를 기록했다. 1분기 11.1%에 비하면 큰 폭의 하락이었다. 중국에서는 외국계 기업을 중심으로 조업중단이 발생하면서 제조업 생산이 감소했고, 여행·숙박·운수 등의 업종에서 충격이 컸다.

여파는 주변국가로 퍼져나갔다. 홍콩과 싱가포르는 생산이 감소했는데, 홍콩은 사스 이전으로 생산이 회복되기까지 1년의 시간이 걸렸다. 반면 마찬가지로 충격을 입은 한국과 대만은 3분기 들어 회복세를 보였다. 소비심리 위축과 관광객 감소 등이 발생했으나, 생산에는 큰 영향이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지연된 소비가 뒤늦게 이뤄지면서 소비급증이 발생하고, 이것이 V자 경기반등의 동력이 됐다는 평가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모습을 보면, 코로나19가 생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은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자 1월말 시작된 춘절 연휴를 2월 중순까지 연장했고, 이후에도 조업중단 등의 조치를 이어갔다.

중국정부는 3월 들어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끝이 보인다고 강조했고, 기업들의 조업 재개율도 85~90%에 이른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조업 재개율에 대해서는 다른 해석도 있다. 국제금융센터의 3월말 이코노미 브리프에 따르면, 외신들은 전력생산업체의 석탄 사용량이 과거보다 적다는 점을 근거로 공장가동률과 전력수요가 회복되지 않았다고 봤다. 중소기업들은 조업 재개율이 60%대로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도 지적했다.

중국 역시 미국과 마찬가지로 실업률 이슈가 대두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중국 도시지역 실업률이 1월 5.3%에서 2월 6.2%로 증가했다. 경기회복이 지연될 경우 0.7%p의 추가 상승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해외 감염국들의 경기위축이 중국의 경기회복 지연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미국등 주요 수출대상국에서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돼, 중국의 2분기 수출이 감소할 가능성이 큰 문제다.

당초 중국은 연간 경제성장률이 5.8%대로, 6%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이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주요 기관들은 2020년 전망치를 1~4%로 하향조정했다. 이 경우 중국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한국기업들도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엿보인다. 당장 1분기 발생한 피해가 끝이 아닐 수 있다는 의미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