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시장 ‘앞뒤’ 안 가리고 모두 챙기려는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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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광고시장 ‘앞뒤’ 안 가리고 모두 챙기려는 기업 ‘뒷광고’, 소비자 기만이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힘들게 한다

기사입력2020-08-12 17:46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문자를 이용한 정보 전달시대는 상당히 오래 전에 명을 다한 분위기다. 그 공백을 영상이 빠른 속도로 메우고 있다. 초등학생 아니, 유치원생에서부터 고연령자까지 영상을 제작하고 시청한다. 소비자이면서 생산자인 것이다.

과거에는 생산자와 소비자 역할이 확연히 구분됐다. 하지만 세상은 달라졌다. 물론 여전히 생산을 하려면 넉넉한 자본이 뒷받침돼야 하며, 대다수 소비자는 소비자로서 역할에 충실하다. 그런 구조를 과감히 깨고 있는 것이 바로 인터넷이며 요즘엔 영상이다.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파워블로거나 인기카페 등이 엄청난 화력을 보였다. 이들은 소비시장을 주도할만큼 상품평을 쥐락펴락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부 기업들은 이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후원을 빌미로 각종 혜택을 주기도 했다. 흔히 간접광고 혹은 홍보성 댓글 등이 그것이다. 공짜를 마다않는 사람 심리, 받은 만큼 무감해진다.

최근 영상시장이 뒷광고 논란으로 시끄럽다. 광고를 목적으로 금품과 함께 제공받은 상품을 마치 그렇지 않고 개인이 직접 구매하고 스스로 판단에 따라 호평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만든 것을 말한다. 구독자가 수백만에 이르는 일부 메머드급 유튜버가 대상이다. 흔히 1인 미디어가 그것도 유튜브란 한정된 공간에서 뒷광고 조금 했다고 그게 그리 문제가 되겠느냐 싶다. 하지만 구독자 수백만의 의미는 공중파와 비교해도 적지 않은 규모다. 그만큼 파급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생산자 입장에서는 비싼 돈 주고 공중파에 광고하는 것보다 효율성 높은 유튜브를 활용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일지 모른다.

최근 영상시장이 뒷광고 논란으로 시끄럽다. 광고를 목적으로 금품과 함께 제공받은 상품을 마치 그렇지 않고 개인이 직접 구매하고 스스로 판단에 따라 호평하는 것처럼 보이도록 만든 것을 말한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광고란 곧 돈이다. 광고를 의뢰한 기업도, 그 의뢰를 받아 시행하는 유튜브도 분명 직간접적인 금전적 관계가 형성됐다는 것이다. 이런 관계에서 상품을 냉정하게 평가한다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이를 본 구독자들은 방송 평가만 믿고 상품 구입으로까지 이어지니 구독자의 선택권을 빼앗는 행위가 분명하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뒷광고와 관련해 언론에서 언급하고 있는 기업 상당수는 제법 이름이 알려진 곳이다. 나름 다른 방식으로 광고도 하고 있다.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적법하든 위법이든 자본이 있는 기업이 소비자에게 접근할 수 있는 방식은 다각적이란 말이다. 이런 와중에 뒷광고까지 해서 소비자를 유인하고 있으니 소상공인들 입장에서는 부러움 보다는 너무하다는 심정이 들지 않을까.

영상시대를 맞아 소상공인을 홍보하기 위한 콘텐츠도 다양하게 제작되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소상공인을 적극 홍보해주는 구독자 수백만의 유튜브 채널은 찾기가 쉽지 않다. 제품 성능과는 무관하게 영상시장에서는 아직 중소업체가 만든, 소상공인이 판매하는 제품의 구매력이 저평가되기 때문 아닐까.

뒷광고 문제가 되는 것은 ‘뒷’이란 단어 때문이다. ‘뒷’이란 사회에서 흔히 ‘빽’이란 단어로도 사용된다. 지금껏 우리 사회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제대로 된 ‘빽’이 없어 어려운 환경 속에서 경영을 이어왔다.

영상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여전히 심혈을 기울여 만든 제품을 소비자에게 제대로 소개 한번 못하는 중소상인들의 현실을 생각하면, 자본력이 있는 기업이 앞뒤 안 가리고 소비자를 속이면서까지 광고시장을 독점하는 것은 건강한 시장을 조성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