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소상공인 친화적인 자본시장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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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칼럼 중소기업·소상공인 친화적인 자본시장 키워야 국가 및 지역 경제의 핵심, 중기·소상공인에게도 기회를 주자

기사입력2020-08-19 15:48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주식을 자본주의의 꽃이라고 한다. 투자한 자본만큼 이익을 가져갈 수 있는 적법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수십 년 전만해도 주식이란 단어는 생소했고, 그만큼 대중화된 투자수단은 아니었다. 하지만 요즘은 개미투자니 동학개미니 하는 신조어가 생길만큼 주식투자는 각광받는 재테크 수단이 됐다.

1970년대 서울을 중심으로 개발열풍이 불던 시절 ‘복부인’이라는 용어가 있었다. 부동산투자로 차익을 챙기는 사람을 두고 한 말이다. 지금도 부동산은 최고의 수익률을 남긴다지만, 초기 투자비용이 너무 크다. 게다가 거대 자본가가 선점한 지역이 너무 광범위해 서민이 낄 자리는 그리 많지 않다. 그렇다 보니 일부 큰손에 의해 시장이 좌지우지된다.

시대가 변해 이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국가 및 지역 경제의 핵심이다. 이들이 사용할 수 있는 저수지를 확대해야 하는 이유다. 저수지에 담긴 투자금을 이들이 큰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정부는 보증해야한다.<이미지=이미지투데이>

자본시장 상황이 이렇다보니 서민의 소소한 여유 돈이 몰릴 곳은 그리 많지 않다. 은행에 적금을 넣어봐야 1년에 1% 남짓 수익만 남는다. 1000만원을 넣어두면 1년에 10만원, 1개월에 밥 한 끼 정도 이윤이 생기는 셈이다. 사상 최고가를 갱신 중이라는 금 역시 좋은 투자처지만, 서민은 늘 한발 늦게 뛰어 들어 많은 수익을 남기지 못한다.

그렇게 발 달린 돈은 최근 수익률이 높다는 주식시장으로 몰린다. 코로나19 정국 초기만 해도 급락하던 국내 주가가 차근차근 회복세를 보여 지금은 역대급 수준의 수익을 담보할 만큼에 이르렀다. 이 흐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큰손이 아닌 소액투자자 행렬이 줄을 잇는다는 사실이다. 누구는 이를 두고 결국 본전치기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회의적인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발 달린 돈은 자본이 모인 곳으로 흘러 들어가기 마련이다. 반대로 자본이 말라가는 곳에서 돈맥은 점점 끊어지고 있다. 중소기업이 그렇고, 소상공인이 그렇다. 누구도 그들을 보고 투자하지 않는다. 간신히 버티고 있는 이들에게 관심을 주는 곳은 오로지 행정기관뿐이다. 일종의 공적자금 형식의 지원이 전부라 해도 무방하다. 공적자금과 투자는 엄연히 다르다. 공적자금은 경영난을 겪는 기업의 소생을 위해 지원하는 것이라면, 투자는 미래발전 가능성을 보고 자발적으로 취하는 행동이다.

발 달린 돈이 투자한 형식으로 주식시장에, 부동산시장에, 개발시장에 몰릴 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국가 지원금을 받기 위해 발품을 팔거나, 이도 안되면 업체 문을 닫아야 한다. 투자의 법칙은 명료하다. 투자 대비 이익이 담보되면 되는 것이다.

코로나19는 우리사회 많은 구조 틀을 변화시키고 있다. 경제흐름 역시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진단 및 방역과 관련한 기업의 주가는 급등했고, 적지 않은 대기업은 그들의 가파른 성장을 지켜보며 부러워한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도 기회를 줘야한다. 이들을 위한 저수지를 다양하게 만들어야한다. 지금도 펀드 형식으로 이들 기업에게 투자금이 들어갈 수 있도록 연결시키는 시스템이 있지만, 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다. 제약이 많기 때문이다.

농업이 국가의 기간사업이던 시절. 저수지는 농사를 이어갈 수 있는 근간이었고, 누구라도 필요하면 큰 제약 없이 담수를 이용할 수 있었다. 시대가 변해 이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국가 및 지역 경제의 핵심이다. 이들이 사용할 수 있는 저수지를 확대해야 하는 이유다. 저수지에 담긴 투자금을 이들이 큰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정부는 보증해야한다.

아울러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의 노력과 함께 민간의 적극적인 투자도 병행돼야한다. 포스트 코로나19 시대, 이들 기업에게 친화적인 자본시장을 키워야 국가와 지역 경제가 살 수 있음을 기억해야한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