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구 72% 이용하는 오픈뱅킹 향후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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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경제인구 72% 이용하는 오픈뱅킹 향후 과제는 금융연구원 “다양한 서비스 도입하고, 수수료 체계 정비해야”

기사입력2020-09-08 11:09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지난해 12월 핀테크 사업자가 은행간 금융결제망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오픈뱅킹이 전면 시행됐다. 오픈뱅킹 도입은 그동안 보수적으로 운영돼오던 은행산업에 촉매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소비자에게 보다 확대된 서비스와 합리적 수수료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오픈뱅킹시스템은 은행이나 핀테크 사업자가 은행계좌 잔액조회, 거래내역조회, 이체 등의 기능을 금융결제원과 은행권이 공동으로 구축한 오픈 API를 통해 편리하게 구현할 수 있도록 한 시스템을 의미한다.

한국금융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오픈뱅킹 도입성과와 발전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오픈뱅킹시스템은 도입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매우 활성화돼 있다. 올해 6월말까지 2032만명의 가입자가 4398만좌의 계좌를 오픈뱅킹서비스에 등록(중복제외)했다. 국내 경제활동인구 대비 약 72%가 오픈뱅킹에 등록했으며, 잔액조회와 출금이체 모두 성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은행 수신경쟁 자극하는 촉매 역할=보고서는 오픈뱅킹시스템 도입으로 은행 간 수신 경쟁을 어느 정도 자극하는 촉매제 역할을 수행했다고 판단했다.

오픈뱅킹 시범 시행일인 지난해 10월30일부터 올해 4월말까지 은행별 오픈뱅킹서비스를 통한 자금 순유입·유출 추이를 살펴보면, 오픈뱅킹서비스 등록자가 가장 많은 은행들이 해당기간 오픈뱅킹을 통해 작지만 유의미한 자금 순유입이 있었다.

지난해 10월말부터 올해 4월말까지 오픈뱅킹 등록자가 가장 많은 상위 두 은행은 오픈뱅킹서비스를 통해 각각 1조2000억원, 5500억원의 자금 순유입이 하루도 빠짐없이 발생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추세는 해당 은행들의 오픈뱅킹서비스를 포함한 디지털 경쟁력, 고객 충성도, 마케팅 등의 측면에서 역량을 반영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신생 핀테크 사업자의 진입장벽 낮춰=오픈뱅킹시스템 도입은 기존 핀테크 사업자의 사업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신생 핀테크 사업자의 진입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춘 것으로 평가된다.

오픈뱅킹시스템 도입 전, 핀테크 사업자가 모든 은행에서의 송금이 가능한 간편송금서비스를 개발하려면 모든 은행과 개별적으로 펌뱅킹 계약을 체결해야 했다. 이에따라 모든 은행과 펌뱅킹 계약을 체결하고 은행별로 상이한 전산시스템을 개발하는데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됐다. 이러한 어려움은 데스밸리 상황에 처할 수 있는 신생 핀테크 스타트업의 진입과 사업 지속가능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이제는 신생 핀테크 사업자가 모든 은행과 펌뱅킹 계약을 체결하고 전산시스템을 개발할 필요 없이 오픈뱅킹시스템에만 연결하면, 모든 은행과 펌뱅킹 계약을 체결한 것과 동일한 기능을 저렴한 수수료로 구현할 수 있다. 또, 오픈뱅킹시스템이 제공하는 테스트 베드에서 다양한 기능을 실험할 수 있게 돼 진입장벽이 획기적으로 낮아졌다는 얘기다.

◇이용자 대체로 ‘만족’, 추가서비스 기대=한국금융연구원이 전국 만 14세 이상 국민 남녀 1000명을 대항으로 지난 4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1.3%는 오픈뱅킹서비스에 전만적으로 만족 또는 매우만족 한다고 응답했다.

만족하는 이유로는 86.6%가 송금수수료가 무료라는 점을, 85.3%는 일일이 타행 앱에 접속하지 않아도 이체 및 거래내역조회가 가능하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또한 응답자의 76.2%는 향후 오픈뱅킹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이용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응답자의 57.9%는 오픈뱅킹서비스 이용시 우려하는 점으로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불안감이라고 밝혔다. 응답자의 32.4%는 오픈뱅킹서비스에 타행통합조회 및 이체 외 별다른 추가서비스가 없다는 점을 불만족 사항으로 꼽았다.

◇시스템 기능 확대, 정책적 보완 필요=보고서는 오픈뱅킹서비스에 대한 이용자의 반응, 오픈뱅킹이 현재까지 은행 간 경쟁과 핀테크 산업에 미친 영향 등을 고려할 때 오픈뱅킹시스템 기능을 확대하고 보완성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우선 오픈뱅킹시스템을 통해 계좌정보를 조회하고 이체 등의 지급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금융회사의 범위를 안정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오픈뱅킹시스템의 기능을 고도화하고 확대하는 방안도 요구된다. 보고서는 핀테크 사업자에게도 오픈뱅킹시스템과 계좌통합관리서비스인 ‘어카운트인포’를 연동해주거나, 어카운트인포에 접근할 수 있는 API를 오픈뱅킹시스템을 통해 제공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수수료 적정한지, 서비스 다양한지 검토=이와함께 오픈뱅킹시스템 수수료 수준과 체계 적정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오픈뱅킹시스템 도입으로 출금이체 수수료는 크게 인하됐다. 보고서는 그러나 현 수준이 국내환경을 고려할 때 적정한 수준인지에 대한 논의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지급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은행의 한계비용, 전산설비 등의 감가상각비, 전산설비 투자의 기회비용을 반영하는 자본비용 등이 수수료에 종합적으로 반영됐는지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오픈뱅킹시스템과 오픈뱅킹서비스의 보완·운영리스크를 경감하기 위한 노력과 함께 오픈뱅킹서비스를 통해 구현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 개발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오픈뱅킹시스템이 금융인프라로서 지속성, 안정성, 확장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법적근거를 마련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오픈뱅킹시스템을 통해 계좌정보와 이체를 제공하는 금융회사와 핀테크 사업자가 오픈뱅킹시스템의 지속성과 안정성에 대해 안심하면서 혁신적인 서비스를 개발하고, 이러한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 신뢰를 높이기 위해 오픈뱅킹과 관련한 법제화 방안을 조속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보고서의 설명이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