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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도 전세대란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아

임대인·다주택자 재산권보다 임차인·서민 주거권이 우선돼야  

기사입력2020-11-26 13:59
안호덕 객원 기자 (minju815@hanmail.net) 다른기사보기
전세대란에 서민들의 주름이 깊어지고 있다. 아파트를 중심으로 수도권의 매매가도 끝없이 치솟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정책을 한 달이 멀다않고 쏟아내고, 대출억제 등 각종 규제책을 내놓지만, 전세난과 집값 고공행진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정부가 각종 대책을 내놓을 때마다 오히려 혼란스러워지는 형국이다. 차라리 정부가 가만히 있는 게 낫다는 쓴 소리조차 여사로 나오는 요즘이다. 부동산정책의 약발이 먹혀들지 않는다.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의 의지보다, 부동산이 목돈을 벌 유일한 수단이라는 시장의 믿음이 몇 배는 더 강하다.

전세대란 등 부동산시장의 혼란은 곧바로 정권의 지지율에 영향을 준다. 25일 ‘알앤써치’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가 높아지고, 특히 서울의 부정평가가 60%대에 진입했다. 이보다 앞선 20일 ‘한국갤럽’의 조사에서도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했다. 대통령 부정평가 이유로는 부동산정책 때문이라는 응답(27%)이 가장 높았다. 부동산시장 혼란으로 인한 민심이반 현상. 결코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야당의 성토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차기 대권이나 서울시장 보선을 앞두고 출마를 저울질하는 야권 인사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신날하게 비판하며, 해결의 적임자를 자처하는 행보를 보인다. 대권 출마 의사를 밝힌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집값 전월세가 자고 나면 신기록을 경신한다”며 “(그런데도) 잘못을 인정할 줄 모르니, 반성하고 사과할 줄 모른다”는 비난과 함께 정권교체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밝힌 국민의힘 이혜훈 전 의원도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부동산 정책에 서울시민들이 고통받고 있다”며 17대 국회 때부터 종부세와 싸워온 자신이 부동산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아파트 전세 가격이 오르는 데다 전세 물건은 거의 없어 전세난민이 속출하고 있는 22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의 한 공인중개업소에 매물 정보가 표시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전세대란과 집값폭등은 문재인 정부의 사후약방문격 처방 탓이 크다. 하지만 야당인 국민의힘 또한 남의 이야기하듯 할 처지는 아니다. 이명박·박근혜 전 정권이 부동산시장 활성화, 빚내서 집사기 등 부동산정책을 경기부양 수단으로 남용한 후유증 또한 적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전신 새누리당·자유한국당에서 국회의원을 역임하고 정권 실세였던 이들이, 과거 잘못에 대한 반성도 없이 부동산 난맥상을 해결할 적임자를 자처하는 건 별로 설득력이 없다. 더구나 유승민 전 의원이 해결책으로 제시한 임대차 3법 원상복구,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 폐기, 민간시장 기능 할성화, 주택공급 늘리는 획기적 대책 등은 동의할 수 없다. 

민간시장을 활성화한다는 명분으로 임대인·다주택자 규제를 완화하고, 주택공급을 늘리겠다고 재건축으로 비싼 아파트만 지어온 게 전 정권의 부동산정책 골간이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도 장담했던 집값안정이 지금까지 현실화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과거의 잘못된 부동산정책을 되풀이할 수는 없다. 오히려 국민의힘 등 야당이 지금 해야 할 일은, 여전히 임대인과 다주택자 눈치나 보는 나약한 부동산정책을, 임차인과 서민의 주거권을 보장할 수 있는 힘 있는 정책으로 바꿀 수 있도록 견인하는 역할이어야 한다. 

문재인정부의 부동산정책,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 그러나 정책의 모든 것을 반대하며 ‘더 이상 희망이 없다, 내가 대통령·서울시장이 되면 해결 하겠다’는 건 정치발전이나 부동산정책 안착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자세가 아니다. 국민의힘, 문재인정부 부동산정책의 잘못을 지적하려면, 민간시장을 활성화해 서민주거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발상부터 먼저 바꿔야 한다. 그 정책 탓에 숱한 서민들이 가계부채 빚더미에 올라앉았다. (중기이코노미=안호덕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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