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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신공항법 폐기해야, 부산시민은 바보가 아니다
민주당, 국민의힘 흉내낸다고 부산시장 선거에서 승리 못해
- 기사입력2020-11-28 00:00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i@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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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확산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또는 2단계. 재벌대기업과 비대면 주력업종을 제외한 경제주체 대다수가 생존 그 자체를 위해 사투를 벌이는 상황. 밤 9시 생활용품 판매점을 제외하면, 모든 상가에 불이 꺼진다. ‘퍼주기’를 그렇게 혐오한다는 국민의힘마저 내년 본예산에 재난지원금을 편성하자고 주장하는 이유다. 서민경제와 맞물려 돌아가야 할 소상공인·자영업자 경제활동이 셧다운 위기에 직면했다.소상공인·자영업자가 당면한 절체절명 위기국면에서, 정치권의 이목은 엉뚱한 곳에 집중됐다. 10조원 이상 국가재정이 들어가야 가능하다는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 문재인 정부 임기 내 착공여부조차 불투명한 가덕도 신공항을 짓겠다며 법석을 떤다. 우리네 주변을 돌아보면 너나없이 모두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그럼에도 가덕도 얘기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단 하나다.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전제하지 않으면, 설명·납득이 되지 않는다.영남권 신공항을 부산 가덕도에 건설하겠다는 신공항특별법. 집권여당 국회의원 136명이 도장을 찍었고, 당 정책위원장이 지난 26일 대표발의했다. 공항입지로서 필수요건인 지형적 안전성조차 따지지 말자고 한다. 기존 김해공항과 비교해 신공항의 접근성은 물론 경제성도 불문하자는 법이다.국민의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지난 20일 국민의힘 부산지역 국회의원 15명이 당론과 무관하게 신공항특별법을 발의했다. 같은 당 대구·경북 의원들의 극심한 반발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가덕도 신공항에 한발 걸치지 않으면 금배지가 위태로우니, 당을 포함 다른 의원 눈치를 볼 여력이 없다. 국민의힘으로 묶여있지만, 대구·경북당과 부산·경남당으로 쪼개졌다.
김두관 의원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동남권 신공항 추진단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서 ‘가덕도 신공항 건설 촉진 특별법안’ 제출 후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뉴시스>국정에 대한 무한책임을 운운하며 진중에 진중을 더할 수밖에 없다는 집권여당조차, 민생보다 부산시장을 선택했다. 그러니 토건세력 원조당 국민의힘에게 민주당을 비판·견제하란 요구 자체가 푸념이다. 양당 모두 국민을 향해 표를 달라고만 할 줄 알지. 정작 뽑아주면 무엇이 급하고, 중한지 모르기는 마찬가지다.특별법을 통한 가덕도 신공항 건설. 입지선정 등 타당성에 대한 최소한의 검증없이 진행되는 졸속추진도 그렇지만, 가덕도 신공항 착공 이후가 더 문제다. 정치권에서는 당장 대구신공항, 광주신공항 얘기가 공공연하게 나온다. 게다가 특별법은 “(정부가) 원활한 사업 추진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할 수 있다”면서 국가재정법을 무력화시켰다. 300억원 이상 정부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을 할 때, 국가재정법이 정한 비용·편익 분석조차 건너 뛸 수 있다는 전례를 만들었다.싸우면서 닳아간다고 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에 따르면, 7월 현재 문재인 정부 임기 동안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한 재정지출 사업비가 88조원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 동안 면제한 사업비(83조9000억원)보다 4조1000억원 많았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투입될 10조원 이상을 더하면, 100조원 가까운 국민의 혈세를 문재인 정부가 토건사업에 쏟아 붓는 꼴이다.가덕도 신공항을 포함 대규모 SOC 건설사업에 국가재정을 투입하는 것, 그 자체에 딴지를 걸자는 게 아니다. 비용편익 분석, 지역균형발전, 사회적 가치 실현 등 국가 백년대계를 위해 당연히 투자할 수 있다. 세금은 그런데 쓰라고 걷는 것이다. 100조원 가까운 돈을 토건사업에 투자한 정부에게 그래서 묻는다. 벼랑 끝에 선 소상공인·자영업자 그리고 서민가계 지원에는, 왜 그리 인색하냐고.정부·여당에 촉구한다. 부산시장 당선만을 목적으로 한 신공항특별법 발의안을 당장 폐기해라. 가덕도 신공항이 필요하다면, 국가재정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사업성을 먼저 입증해야한다. 뼛속까지 토건정당인 국민의힘 흉내를 낸다고, 내년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하지 못한다. 부산시장을 당선시키고 싶다면, 억지 또는 꼼수가 아닌, 부산시민의 마음을 얻어야한다. 부산시민 대다수는 바보가 아니다. 중기이코노미 논설위원실<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