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정책, 혁신주체, 시스템 모두의 변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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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산업정책, 혁신주체, 시스템 모두의 변화 필요 성장 견인 한계에 직면한 韓 제조업…기업의 미래 대비도 부족

기사입력2021-04-09 10:18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OECD는 대한민국의 국내총생산 규모가 세계 9위로 추정된다고 지난 3월 발표했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을 달성한 바탕에는 그동안 경제성장을 견인해 온 제조업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제조업계 사정이 녹록지 못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바꿔 말해 향후 미래를 위해 우리의 산업정책을 어떻게 바꾸고 추진해야 할 것인가?

산업연구원 김인철 산업정책연구본부장은 더불어민주당 이장섭 의원이 8일 개최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산업구조 혁신을 위한 토론회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산업정책 방향과 과제’라는 발제를 통해 우선 “코로나19가 수요 하락과 구조적 경직성을 악화시켜 자본서비스, 경제활동 참가, 투자, 산업구조 전환을 장기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혁신 기반의 산업구조 전환이 가장 중요한 과제이며, 혁신 기반 성장에는 혁신 주체의 역량과 시스템 모두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한국산업 핵심문제…생산성 둔화=코로나 충격이 기업·산업별로 비대칭적으로 나타나, 일부에는 구조적 타격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즉, 기존의 구조적 문제와 코로나로 인한 새로운 문제가 수요, 공급, 제도, 정책 분야에 모두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또, 코로나 대응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증대된 정책·예산의 제약은 향후 정책대응력을 약화시킬 수도 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김 본부장은 한국 산업의 핵심문제는 생산성 둔화라고 지적했다. 2010년 들어 저성장 기조에 진입하면서 제조업의 성장 견인 역할은 한계에 직면했다. 제조업의 다수 업종이 성숙단계를 지났거나 성숙단계에 도달했으며, 주력산업은 소수만 경쟁우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고, 신산업 대부분은 기술개발, 시제품, 시장진입 초기 단계에 있다.

특히 지능형반도체, 인공지능, 지능형로봇, 바이오헬스, 자율주행자동차 등 핵심 미래 신산업 부문에서 한국 기술수준 및 종합경쟁력이 낮은 편이다. 우리나라의 기술개발 투자는 세계 최고수준이지만 기업들이 신기술을 적용하는 사례는 OECD 하위권이라는 것이 김 본부장의 분석이다.

이러한 결과로 2010년대 들어 수출경쟁력이 약화되는 추세이며, 수출상품 고도화 수준도 둔화되고 있어 제조업의 종합적인 경쟁력 둔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미래 한국은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김 본부장은 ‘미래 한국은 무엇을 먹고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비전과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구구조 변화, 산업경쟁력 둔화, 구조전환 미진, 불균형 확대 등 산업부문의 새로운 가치창출에 필요한 정책을 집중 발굴해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시장 기능을 통해 혁신활동에 대한 유인과 혁신성과에 대한 보상을 증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코로나 이후 경제·산업 부문의 위기 대응 국면을 정상화하는 단계도 있어야 한다. 기업지원은 기업 구조조정, 산업구조 전환, 기업 생태계, 지역산업, 지역고용, 경제산업의 역동성 및 회복력 등과 연결되는 중요한 이슈다.

김 본부장은 기업설문 결과, 기업이 코로나 이후 미래를 대비하는 준비가 크게 부족한 상태라며, 새로운 산업정책 목표에 부합하도록 원칙과 투명성을 갖춘 기업 지원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수준의 규제개혁도 필요=규제 측면에서는 규제 자체에 대한 부정이 아니라, 기업·산업에 끼치는 부정적·부수적 영향을 극복 또는 최소화할 수 있는 산업·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본부장은 해외 주요국에서 허용되는 사업방식은 국내에서도 허용할 필요가 있다며, OECD 국가 수준까지 규제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와함께 기술과 숙련을 갖춘 인력수급이 산업생산과 혁신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고 있는 만큼 산업부, 교육부, 고용부, 과기부, 중기부 등 유관 부처와 기업, 대학, 지자체 등이 참여하는 국가 차원의 중장기 인력수급 전략과 인력·고용 관련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김 본부장은 대내외 수요와 여건이 빠르게 변화함에 따라 이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산업정책 추진 타이밍과 속도가 정책 성과도출의 주요 요소로 부각할 것이라며, 민간부문 혁신 촉진을 지원하는 최적의 정책수립과 실행이 산업담당 정부 역할의 핵심이며, 시장을 통한 민간부문의 혁신활동 유인과 혁신성과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