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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없고 상술만…경제 실핏줄이었던 문화

90년 역사의 인천 ‘애관극장’을 지키려는 이유 

기사입력2021-05-01 00:00

유럽 중부에 위치한 오스트리아를 방문한 적이 있다. 한때 오스트리아는 중세유럽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을 만큼 강성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한듯 쇤브룬 궁전 등 역사를 고스란히 담은 건물들이 즐비하다. 그 중에서도 호기심을 가장 자극한 것은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음악의 대가 모차르트의 흔적이었다. 모차르트 사후 300년이 훌쩍 넘었지만, 생가를 중심으로 주변의 거리는 생전에 그가 오가며 남긴 채취가 오롯이 담긴 듯 잘 보존돼 있었다.

 

우리나라에도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인물에 대한 상품화는 더 적극적이다. 하물며 생존하는 정치인 생가마저 문화상품화 하지 않는가. 하지만 여기까지다.

 

최근 한 언론에서 보도된 오래된 여행길에 대한 감정과 오버랩 된다. 대한민국 대표 개항지인 인천의 한 영화관 이야기다. 이곳은 1895년 협률사라는 상설 연극공연장으로 설립됐다. 한국인 최초 활동사진 상설관이 열린 셈이다. 이후 1925년 애관극장으로 이름을 바꿨으니, 이를 기준으로 해도 90년을 넘어 한 세기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여기에 한국전쟁으로 극장이 소실됐던 아픔까지 간직하고 있다.

 

그런 극장이 존폐의 갈림길에 놓여 있는 모양이다. 지난 시간을 도도하게 또 애써 버텨 왔지만, 코로나19까지 겹치자 극장 운영에 한계가 왔다. 인천광역시 전체 인구 중 길고 긴 90년이 넘도록 생을 살고 있는 시민은 1% 정도다. 그토록 오랜 시간 한 도시의 역사와 함께해 왔으니,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해 도시가 나서 챙길 필요가 있다. 그래서 일까. 시민들이 직접 나서 문화운동을 통해 역사 단절을 막을 채비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반갑다. 인천시 역시 역사성을 높게 보고 있어 다행이다.

 

지금 인천 ‘애관극장’으로, 서울 ‘을지OB베어’로 가보자. 그곳을 찾는 이는 누구이며, 주변에서 생계를 꾸려가는 이들은 또 누구인지 확인해보자. 100년의 도도함을 지키는 것은, 그 역사와 문화적 가치 뿐만 아니라 이를 중심으로 함께해온 실핏줄 같은 경제를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역사문화적 가치가 무차별하게 파괴된 사례는 어렵지 않게 확인된다. 서민 애환이 애틋하게 담긴 서울 을지로 노가리골목 원조 맥줏집도, 반백년 역사를 가진 여러 서점들도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그 공간은 개발이란 미명하에 세련된 건물로 단장되는 것이 공식화 됐다.

 

다시 오스트리아 얘기다. 수도 빈에 위치한 성 슈테판 성당의 역사적 가치는 인터넷으로 조금만 검색해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언급하고 싶은 것은 그 가치를 지키기 위한 그들의 노력이다. 800년의 역사를 품은 성당과 마주보는 위치에 들어설 건축물을 두고 이들은 고민이 많았다. 도시 미학상 성당과 어떻게 하면 어울릴 수 있도록 해야 하는지를 찾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건물 외관을 유리로 덮어 그를 통해 성당이 잘 비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으로 해결했다. 조화이며, 활용이며, 역사에 대한 존경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문화강국은 경제강국과 궤를 같이 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의 대한민국을 경제강국으로 분류하는데 주저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최근 한류로 대표되는 우리 문화가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 스스로 문화강국을 말하는데, 멈칫하는 이유는 대동소이 할 것이다

 

역사는 없고 상술만 있기 때문은 아닐까역사에 대한 이해는 시간을 담은 쾌쾌한 사념이 아니다. 역사는 지금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절대 요소임을 이해해야 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처럼 역사를 등한시하는 나라가 잘 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지금 곧바로 인천광역시 애관극장으로, 서울 을지로 을지OB베어’로 가보자. 그곳을 찾는 이는 누구이며, 주변에서 생계를 꾸려가는 이들은 또 누구인지 확인해보자. 100년의 도도함을 지키는 것은, 그 역사와 문화적 가치 뿐만 아니라 이를 중심으로 함께해온 실핏줄 같은 경제를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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