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디지털화 요구받는 전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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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코로나19 이후 디지털화 요구받는 전통시장 ‘동네시장 장보기’ ‘15분 배송’ 등 전통시장 파고든 온라인 쇼핑 서비스

기사입력2021-07-08 09:34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한 달에 한 두 번 전통시장을 간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이후 대형마트를 가는 일이 꺼려지면서 온라인 쇼핑도 부쩍 늘었다. 온라인 쇼핑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장보기의 맛’은 집에서 가까운 전통시장을 찾는 것으로 대신한다. 단골 반찬집에서 펄펄 끓는 선짓국을 담아오고, 늦은 봄에는 시중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앵두 한 바구니를 만원에 사온다. 봄나물 천원 어치를 담아주는 비닐봉지에는 넉넉함이 덤으로 들어있다.

두 손 가득 장보기의 재미를 보고 나면 피로감도 뒤따른다. 무거운 짐, 넓은 동선, 불편한 주차시설…. 조금 더 편리하게 전통시장을 이용할 수 있다면, 장보기는 전통시장에서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소비자의 편의성을 위해 전통시장 디지털화는 오래전부터 얘기돼 왔다. 정부의 전통시장 지원사업 일환으로 앞서가는 시장들은 자체 애플리케이션과 배달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성 부족과 인력 문제로 오래 지속되지는 못했다. 상인들은 구태를 벗으려 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온라인 쇼핑은 전통시장 영역까지 파고들었다. 전통시장 배달서비스 앱 ‘놀러와요시장(놀장)’이 시장 상인들의 호응을 받고 있는가 하면, 네이버도 ‘동네시장 장보기 서비스’를 통해 2시간 내 또는 당일 배달을 선보였다. 배달의민족의 B마트, 쿠팡이츠 마트도 전통시장 장보기 서비스를 제공하며 새벽배송 보다 빠른 15분 배송을 내걸었다.

현장에서 전통시장의 디지털화를 지켜본 활동가는 혁신과 가장 동떨어져 있을 것 같은 전통시장이 시대의 흐름을 타고 어느 곳보다 적극적으로 디지털 서비스에 참여하고 있다고 증언한다.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이 전통시장 장보기 서비스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지역화폐 결제가 가능한 배달특급이라면, 전통시장 배송서비스에 잘 맞아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이다. 경력단절 여성이나, 단기 알바를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는 일자리 제공도 가능하다. 시장 배달을 위해 필요한 패킹이나 배달 업무를 시장 인근 지역 주민이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배달 라이더들의 고용불안과 열악한 근로 환경 문제를 공공의 측면에서 들여다볼 수도 있다.

소비방식이 변하고 유통환경이 변해도 전통시장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어떤 지역에서는 전통시장이 더욱 활성화되기도 한다. 전통시장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있다. 전통시장은 이제 스스로 디지털화를 요구하고 있다. 유통환경이 급속도로 변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지원해야 할 부분도 여기서 찾아야 한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