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진 민심…정치, 국민에 대한 예의를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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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갈라진 민심…정치, 국민에 대한 예의를 지켜라 편가르기 정치는 국익에 도움이 안돼…품격있는 정치를 당부한다

기사입력2022-03-29 09:25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윤석열 당선인 집무실인 금융감독원 연수원과 청와대 모습.<사진=뉴시스>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20일이 지났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치러진 선거에서 표차가 24만여표, 1%도 나지 않았으니 국민 심정 역시 분명하게 갈라졌다. 미디어헤럴드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를 통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당선자에 대한 국정수행 기대치를 묻는 물음에 긍정적인 전망은 46% 수준이었다. 당선 초기만 해도 50%가 넘었지만, 취임도 하기 전에 지지세가 내려앉았다.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를 묻는 질문에는 46% 이상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임기 두 달 정도 앞둔 대통령이 임기 시작 전인 당선자보다 국정 지지도가 높은 것이다.

당선자가 임기를 시작하면 가장 먼저 고민해야 할 것은 바로 우리 사회에 내재된 분열을 극복하고 화합의 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거꾸로 가고 있다. 최근 대통령인수위원회 측이 보이고 있는 행동을 보면 상당히 우려스럽다. 선거에 진 국민 반쪽에 대한 심정은 안중에도 없어 보인다. 집무실 용산 이전 문제로 불필요한 논란과 갈등을 일으키더니, 최근에는 김정숙 여사가 영부인으로 있는 동안 지출된 옷값에 대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지금 일부 언론이 그리고 여당이 될 정치권이 공격에 나서는 목적을 보면 그리 유쾌하지 않다.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두고 대통령 흠집내기가 목적이 아닌가 하는 걱정에서다. 떠나는 대통령과 새롭게 임기를 시작하는 대통령 간 지지율 격차가 흔히 말하는 ‘깻잎 한장’ 차이니, 어떤 정치적 판단이라 해도 그런 오해를 피하긴 어렵다.

임기 마무리를 하고 있는 현 대통령도, 취임식을 준비하는 당선자도 국민에 대한 예의를 갖췄으면 한다. 비판을 하더라도 그간 국민을 대표해 국가를 위해 일한 대통령과 영부인을 폄하하거나, 볼썽사나운 비난만 하는 것은 품격이 없다. 진정으로 국익에 도움이 되고 자신들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 반쪽에게 공감을 얻기 위한 방법으로도 옳지 않다. 현 정부 역시 마지막 정리를 잘해야 한다. 비록 당혹스럽거나, 터무니 없는 과도할 정도의 지적이라 해도 임기 중 명명백백하게 털고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대선을 거치며 두 쪽으로 갈라진 국민정서에, 정치권은 기다렸다는 듯 조각난 국민정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정치는 전쟁이 아니다. 아군 아니면 적으로 구분하는 피아식별식 강요가 국민을 위한 정치는 분명 아니다.

출범도 하지 않은 미래 권력에 대한 긍정적 기대가 절반도 안되는 암울한 현실. 5년 뒤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일까. 국민들은 경고하고 있다. 기만과 오만, 저질스러움이 아닌 진정 국민을 위한 품격 있는 정치를 할 것을.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