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짓는 것보다 허물어지는 주택 더 많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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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새로 짓는 것보다 허물어지는 주택 더 많은데 장기적 수급불균형 유발…주택 멸실과 신축 사이의 간극을 메워라

기사입력2022-09-07 09:00

함영진 객원 기자 (yjham@zigbang.com) ㅣ다른기사보기

직방 함영진 빅데이터랩장

2020년 전국 31만4799호의 아파트 분양이 정점이었던 것일까? 지난해 아파트 분양물량은 28만8131호에 그쳤다. 올해 들어서는(7월 현재) 11만6359호 공급에 머물며, 2021년 분양실적에 크게 미달할 전망이다.

특히 서울은 2019년 3만863호를 기록한 이후, 2020년 2만8142호, 2021년 6554호, 2022년 3173호로 작년부터 아파트 공급량이 크게 낮아지는 추세다. 올해 6월 현재 서울시 인구는 949만명으로 인구 약 1000만명이 거주하는 거대 도시치고 아파트 공급량이 매우 저조하다.

물론, 지금의 아파트 공급 위축의 가장 큰 원인은 인플레이션으로 유발된 원자재 가격 급등에 있다. 사업비 증가와 자금조달 비용에 빨간 불이 켜진 상황이라 건설사는 주택 공급에 소극적이다. 금리인상과 경기위축 가능성이 높아지며 주택시장의 거래와 가격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라, 향후 시장 악화와 주택수요 감소에 대비해 주택 공급 총량을 줄이고 선별 수주하는 등 공급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주택 공급 위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철근·레미콘 등 자재가격 급등분이 건축비에 적기 반영될 수 있도록 기본형건축비의 비정기 조정 대상 주요자재를 추가했다. 공동주택 분양가격의 산정 등에 관한 규칙을 개정해 택지 가산비에 정비사업 추진과정에서 필수적으로 발생하는 주거이전비 등을 추가해 주택 공급자(건설사)의 애로를 해결하려는 정책배려도 있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주택공급(분양)이 쉽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이미 서울은 허물어 없어지는 주택보다 새로 짓는 신축 주택의 숫자가 적어 장기적인 수급불균형을 유발할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2022년 기준 서울의 아파트·연립·다세대의 30년 입주경과 주택 비중은 22.06%다. 전국 13.1%보다 8.96%p 높은 수준으로, 낡은 주택이 많아 신축주택에 대한 소구가 높고 기존 주택도 멸실 수요가 많다.

전국의 주택 멸실(주택 또는 아파트용도 건물, 폐쇄말소대장 기준) 물량은 2017년 11만9013호, 2018년 12만408호, 2019년 13만9707호, 2020년 14만4298호, 2021년 15만1955호로 지속 증가세를 타고 있다.

실제 서울은 주택 멸실이 2019년 3만3479호, 2020년 2만9774호, 2021년 3만4092호로 꾸준한 모습이다. 올해 7월 현재 9164호의 주택 멸실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아파트 분양물량 3173호의 3배에 이르는 물량이 사라졌다. 이미 서울은 허물어 없어지는 주택보다 새로 짓는 신축 주택의 숫자가 적어 장기적인 수급불균형을 유발할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 셈이다. 당장 멸실과 신축 사이의 간극을 메워야 하는 숙제가 생겼다.

최근 정부는 5년간 수도권 158만호 등 270만호를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민간임대 공급도 활성화할 예정이다. 내 집 마련을 지원하는 청년 원가주택, 역세권 첫 집 등도 포함됐다. 여기에 민간 제안 도심복합사업 신모델 도입으로 민간도 주택공급을 확대케 한다고 한다. 그간 공공이 시행하는 도심복합사업에만 부여했던 각종 특례(도시건축 특례, 절차 간소화, 세제혜택 등)를 민간 사업자에게도 부여하는 ‘민간 제안 도심복합사업’ 모델을 통해 도심, GTX역세권, 3기 신도시 등 도심 속 주택공급의 속도와 효율성을 끌어올리겠다는 복안이다. 더불어 통합심의를 확대해 인허가 기간도 최대 1년 단축할 예정이다.

공급의 전 과정에서 시기, 주체, 속도, 입지, 품질 그 무엇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다. 다만 그중 공급 시기는 반드시 실기하면 안 된다. 지역별 주택 멸실과 신축 물량의 적절한 안배를 통해 간극을 메우는 등 장기적인 수급불균형에 미리미리 대비해야 한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직방 함영진 빅데이터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