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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이후 재고용했는데 그전 부당 해고했다면

대법 ‘재고용 기대권’ 인정…재고용 했을 때 임금 상당액도 보상해야 

기사입력2023-08-14 00:00
이동철 객원 기자 (leeseyha@inochong.org) 다른기사보기

노동OK 이동철 상담실장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를 관행적으로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해 온 회사가 있다. 그런데 이 회사가 정년에 도달하기 이전에 해당 근로자를 해고했다. 해고 사유를 납득하기 어려운 근로자는 부당해고라 주장하며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고, 노동위원회는 회사의 해고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그렇다면 회사는 부당해고한 근로자에게 부당해고에 따른 사용자 책임을 어느 범위까지 져야 할까?

 

대법원 제3부는 이와 같은 사안에 대해, 부당해고가 없었더라면 정년까지 일했을 때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은 물론 정년 이후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했을 경우 기대할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보상해야 한다는 취지로 판결(대법원 2018275925, 선고일자 2023.6.1)했다.

 

사건의 경위=피고는 철강기업 포스코로부터 분사돼 설립된 회사로, 포스코가 운영하는 포항제철소의 방호 및 보안업무를 수행하는 업체다. 포스코에서 경비업무를 수행하던 원고는 200551일 포스코에서 분사돼 설립된 피고 회사로 전직, 계속 포스코의 경비업무를 수행했다.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은 직원의 정년을 만 57세로 하고 있다. 피고 회사는 20129월부터 정년퇴직한 근로자들에게 1개월의 휴식기간 이후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하고, 이후 갱신을 통해 만 60세까지 근무할 수 있도록 제도를 시행했다.

 

피고 회사는 포스코에서 방호업무를 수행하던 근로자들을 2005년에 피고 회사로 전직시키는 조건으로 정년을 당시 포스코의 56세보다 긴 57세로 하기로 했다. 2011년 포스코가 정년을 58세로 연장하고 이후 2년간 재고용을 거쳐 60세까지 근무할 수 있는 제도를 시행하자, 피고 회사는 포스코의 정책을 따라 소속 근로자의 사기를 북돋우려고 정년 퇴직 후 기간제 근로자 재고용 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그런데 원고는 20138월 포스코 하도급업체 직원들이 포항제철소의 행사에서 발생한 고철을 제철소 밖으로 무단 반출하는 과정에서 검문검색을 하지 않고 통과시켜 반출사고를 방조했다는 사유로 피고 회사로부터 징계면직 당했다.

 

이에 원고는 201393일 피고 회사의 징계면직 조치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다. 지방노동위원회는 피고 회사의 원고에 대한 징계면직이 부당하다 판정했고, 피고 회사가 이에 불복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 판정을 구했으나, 중노위는 이를 기각했다.

 

이에 피고 회사는 중노위의 재심 판정(원고의 해고가 부당해고라는 판정)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원심(대구고등법원 2018.9.5. 선고 201820454 판결)은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행한 징계면직은 부당해고로 정년 퇴직일인 2014331일까지의 임금 상당액과 퇴직금 그리고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은 물론, 정년퇴직한 직원을 60세까지 제공한 관행에 따라 재취업에 대한 기대권이 있는 만큼 이에 따라 정상적이라면 원고가 정년퇴직일 이후 1개월을 경과해 만 60세까지 근로를 제공했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 퇴직금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를 관행적으로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해 온 회사가 정년 도달 전에 해고한 것에 대해, 대법원은 부당해고가 없었더라면 정년까지 일할 때 받을 수 있는 임금 상당액과 정년 이후 재고용으로 기대할 수 있는 임금 상당액을 보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사건의 쟁점=이번 사건의 쟁점은 정년퇴직 후 재고용 관행이 있는 사업장에서 정년 퇴직전 부당해고된 근로자에 대해 정년퇴직 이후 재취업에 대한 기대권을 인정할 수 있는가 여부다.

 

앞선 대법원의 판례에 따르면, 근로자의 정년을 정한 근로계약·취업규칙 등에 따라 그에 명시된 정년에 도달하면 당연퇴직하게 되는 것으로, 퇴직한 근로자에 대해 근로관계를 정년 이후에도 연장해 계속 유지할지는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권한이다(대법원 선고 200785997. 2008.2.29.).

 

재판부의 판단=대법원 재판부는 이번 사건에서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가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재고용을 실시하게 된 경위나 그 실시기간, 해당 직종 또는 직무 분야에서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 중 재고용된 사람의 비율, 재고용이 거절된 근로자가 있는 경우 그 사유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볼 때, 사업장에 그에 준하는 정도의 재고용 관행이 확립되어 있다고 인정되는 등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근로자가 정년에 도달하더라도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될 수 있다는 신뢰 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에는 근로자는 정년 후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을 가진다라는 법리를 제시했다.

 

대법원은 이와 같은 법리를 기준으로,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은 정년 퇴직자를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하는 것에 관해 아무런 규정도 두지 않고 있고, 달리 근로계약이나 단체협약에 그에 관한 규정이 있었다고 볼만한 자료도 없으나, 피고 회사의 재고용 제도가 포스코의 정년 연장에 따라 포스코보다 긴 정년을 적용받는다는 전제로 피고 회사로 전직했던 원고와 같은 근로자들의 신뢰를 보호할 목적으로 도입되었다는 점, 상당한 기간 동안 정년 퇴직자가 재고용을 원하는 경우에는 예외 없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 되었다는 점 등을 종합해, “피고와 그 근로자들 사이에 정년에 이르더라도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 될 수 있다는 신뢰 관계가 형성되어 있었고, 그에 따라 원고에게 정년 후에도 피고 회사의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이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라고 판결했다.

 

피고 회사는 앞서 원심에서 퇴직 근로자들에 대한 재채용 제도를 시행하는 것은 사실이나, 정년퇴직한 근로자들을 무조건 다시 뽑는 것이 아니라 근무이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일정 기준 점수 이상(70)이 되는 근로자들에게만 재취업의 기회를 부여해 왔다고 주장했다. 또한 원고의 경우, 이 사건 징계면직에 이르게 된 업무상 과실이 있고, 원고가 2011~2012년 인사고과에서 C등급을 받는 등 불성실한 근무태도를 보여 왔으므로 원고가 기준 점수에 미달해 재채용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될 수 없다고 항변했다.

 

원심은 이에 대해 원고와 출생연도가 같은 증인 C의 경우 재채용 될 당시 재채용 평가를 시행하지 않았다고 증언한 점, 피고가 제시한 정년 퇴직자 재채용 평가기준에 따르더라도 피고가 정한 기준 점수인 70점을 충족하지 못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원고의 기간제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을 인정했고 대법원 재판부는 이러한 원심의 판단이 잘못이 없다고 긍정했다.

 

판결의 의의=이번 판결은 정년 이후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제도를 둔 사업장에서 근로자의 재채용 기대권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석한 사례다.

 

60세로 법제화된 정년제도가 시행되고 있으나 실제 육체노동의 가동연한이 65세라 판단하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온 바 있으며, 국민연금의 수급개시 연령 역시 법적 정년보다 높아진 현실에서 이미 법적 정년 60세를 넘어 계속 고용되는 관행이 우리 노동시장에 굳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정년이 도래한 퇴직자들을 둘러싸고 노사 간 정년 이후 재고용과 관련된 법적 분쟁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정년 이후 기간제 근로계약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분쟁에서 정년 이후 계속 고용을 요구할 수 있는 근로자의 권리를 재고용 기대권이라고 개념 짓고, 그 요건을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할 수 있다. (중기이코노미 객원=노동OK 이동철 상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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