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국내주식 7개월째 매도, 종합대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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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외국인 국내주식 7개월째 매도, 종합대책 시급 신뢰회복, 환율관리, 투자자 보호까지 과제 산적

기사입력2025-03-15 00:00

외국인의 국내 주식시장 자금 이탈이 7개월 연속으로 이어졌다. 채권에서 순투자로 돌아선 것은 다행이나, 아직까지 국내시장에 대한 신뢰도를 회복했다고 단정짓긴 힘들다. 대외신인도나 시장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물론, 환율 관리에 밸류업까지 과제가 쌓여있는 상황이다.

1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월 들어 외국인은 국내 상장증권 2조8380억을 순투자했다. 주식은 2조8300억원을 순매도했지만, 채권은 5조6680억원을 순투자한 결과다.

외국인이 채권에서 자금을 순회수하다, 다시 순투자로 돌아선 것은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하반기 4개월 연속 순투자를 이어가던 외국인은 공교롭게도 지난해 12월 들어 2조3810억원 규모의 순회수로 돌아섰고, 1월에도 1조6600억원의 자금을 거둬들였다. 지난해 하반기에만 해도 주식에서 외국인의 자금 유출이 연거푸 발생했지만, 채권에서 순투자가 이어져 전체 증권자금은 유입이 더 많았다. 그런데 불확실성이 급증한 지난해 12월과 1월 두달 동안은 채권에서 마저 외국인 자금의 유출이 더 많아졌다. 어떤 인과관계가 있는지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지난해 12월 대외신인도에 타격을 입힌 계엄선포를 빼놓고는 설명하기 힘든 일이다.

그런데 주식시장에서는 여전히 순매도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2월 들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8600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순매수를 했으나 규모가 300억원에 그쳤다. 이에 따라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는 지난해 8월부터 시작해 7개월 연속으로 이어지고 있다. 반년이 넘는 기간 동안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 규모는 모두 합쳐서 25조원을 넘어섰다.

전체 시총에서 외국인이 보유한 비율은 2월 들어 26.5%까지 떨어졌다. 이는 2023년 8월(26.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외국인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중 가파르게 상승해 6월(30%)과 7월(30.1%)에는 30%를 넘어서기도 했으나, 이후 빠른 속도로 하락했고 올해 1월(26.9%)에는 27% 선이 깨졌다.

채권에서 외국인이 순투자로 돌아섰음에도 주식에서는 여전히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는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적어도 대외신인도 문제가 모두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은 사실로 보인다. 현재 상황을 낙관하기 힘들며,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시장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대외 환경 역시 커다란 변수다. 지난해 하반기만 해도 원달러 환율은 하향세였고, 한때 1300원대 초반까지 진입했었다. 외국인 투자가 활성화되기에 좋은 환경이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11월 들어 환율이 1400원대로 다시 높아졌고, 12월에는 급기야 1470원을 돌파하는 급상승세가 나타났다. 원화 자산의 가치가 급속도로 하락하니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 머무를 유인이 크게 낮아졌다.

원달러 환율은 아직도 145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미국 달러화의 약세에도 불구하고 미국 관세정책의 불확실성 등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환율을 인위적으로 조작할 수야 없겠지만, 급상승이나 급변동은 막으면서 안정 추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

대외 환경이 개선되더라도 국내 증시의 가치 자체가 나아지지 않는 이상 증시의 활성화는 기대하기 힘들다. 외국인뿐만 아니라 국내 개인투자자들마저 미국 증시로 이탈하는 원인에 대해 모든 시장관계자와 특히 상장사들이 주목해야 한다. 투자자 보호를 위해 제도와 경영문화를 일신하지 못한다면, 어떤 환경 변화에도 투자자 이탈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한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