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여파에 韓·美 증시 충격…불확실성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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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관세 여파에 韓·美 증시 충격…불확실성 시대 금융당국 긴장감 확대 속 금리인하도 안개 속으로

기사입력2025-04-08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트럼프발 관세의 충격으로 증시 변동성이 급증했다. 한국도, 미국도 증시가 큰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금융당국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7일 오전 개장과 동시에 4%대의 급락세를 보였다. 결국 한국거래소는 코스피 시장에 매도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올해 들어 첫 번째다.

이날 코스피200선물(최근월물)이 전일종가(기준가격) 329.15에서 개장 이후 312.05로 17.10p(5.19%↓) 하락한 후, 1분간 지속되면서 결국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발동시점으로부터 5분간 프로그램매매 매도호가의 효력이 정지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사이드카 발동 시점 당시 프로그램매매는 순매도 2928억원을 기록 중이었다.

증시 변동성 확대에 따라 금융당국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증시 개장에 앞선 7일 오전 금융감독원장, 5대 금융지주회장, 정책금융·유관기관장 및 금융협회장들과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향후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주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4월3일)로 국내외 경제·산업과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상황”에서 “다음 정부 출범까지 남은 2개월여 동안 우리 경제와 금융시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발 관세의 충격으로 증시 변동성이 급증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또 “이 자리에 참석하신 금융지주회사와 정책금융기관들이 중심이 되어 금융시장 안정과 함께, 기업 등 실물 부문에 대한 자금 지원에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특히,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로 인해 직접 영향을 받는 수출기업은 물론, 협력업체들의 경영이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된다며, 이들 기업에 대한 자금공급과 지원이 적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금융당국도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성 공급 등 필요한 조치가 언제든 취해질 수 있도록 시장안정프로그램(약 100조원 규모)의 준비와 집행에 만전을 기하고, 기존에 발표했거나, 현재 추진 중인 정책들은 당초 계획과 일정대로 차질없이 추진해 시장 신뢰를 확고히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미 증시 폭락에 예견된 변동성 확대, 불확실성 어디까지

금융당국이 증시가 열리기도 전에 대책회의를 한 이유는 지난주 미국 증시가 폭락하면서 국내증시의 변동성 확대가 예상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가 예상을 웃둘면서, 시장이 전에 없이 높은 불확실성에 민감하게 반응한 탓이다.

7일 한국은행 뉴욕사무소가 펴낸 ‘최근(2025년 3월)의 미국경제 상황과 평가’ 보고서는 “3월중 주가는 경제지표가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관세부과에 따른 미국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며 큰 폭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3월말 기준 S&P500 지수는 5612로 1월말(6041)에 비해 40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다우존스(4만2002)와 나스닥(1만7299)은 3월말 들어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가뜩이나 부진하던 주가흐름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로 인해 큰 충격을 받았다. S&P500은 지난 3일 4.8%, 4일 6.0% 하락하며 2일 연속으로 급락했다. 코로나19 유행 초기인 2020년 3월의 대폭락 이후 5년만이다.

보고서는 “관세율이 시장 예상보다 크게 발표(4월2일)되고 중국의 보복관세가 현실화(4월3일)되며 낙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주가 변동성지수(VIX)는 3월말 기준으로 22.3까지 치솟았다. 올해 1월말 16.4에서 2월말 19.6으로 뛰어오른뒤, 급기야 20을 돌파한 것이다.

상호관세에 따른 미국 통화당국의 대응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파월 미 연준 의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율이 발표된 이후 예상보다 높은 관세율이 인플레이션과 경기에 미칠 영향이 커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시간을 두고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여유가 있다고 언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투자은행들은 대부분 예상보다 높은 관세 부과로 인해 미국 경기가 하방압력을 받고 인플레이션은 상방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연준의 경우 인플레이션이 둔화되는 모습을 확인한 후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예측했다.

일부 투자은행들이 경기침체에 주목하며 올해 연준의 금리인하 횟수전망치를 늘린 가운데, 당분간의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금리인하 시점이 기존보다 늦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기관도 확인되고 있다. 경기침체와 물가상승 우려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미 연준의 금리인하와 금융시장의 전망 역시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