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승계 M&A에 지역금융 역할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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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지금 중기에선 “중소기업 승계 M&A에 지역금융 역할 중요” 지역기업과 장기간 거래해 와, 기업상황 맞는 선택지 제시할 것

기사입력2025-05-06 00: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기업승계’의 방안으로 M&A가 주목을 받고 있는데, 기업이 처한 상황을 잘 알고 장기적인 거래관계를 구축해 온 지역금융기관이 중소기업의 사업승계 M&A에서 효과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고령화된 한·일 중소기업의 경영자들=한국금융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일본의 사업승계 M&A 동향과 지역금융기관의 역할’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일본에서는 베이비붐 시기에 태어난 세대들이 대부분 75세 이상의 후기고령자에 편입되면서 중소기업의 사업승계가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일본 리서치기관 제국데이터뱅크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일본 내 중소기업 사장의 연령별 구성비가 70대 이상이 25.2%, 60대 이상이 51.8%에 이른다.

©중기이코노미

특히 후계자 문제로 인해 도산하는 중소기업이 2023년 기준 586건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경영자의 질병이나 사망으로 기업승계를 해야하지만, 후계자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중소기업이 도산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사업승계가 지연되면서 중소기업이 보유한 사업기반, 경영노하우, 유망기술 등이 상실될 것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국내 중소기업 역시 기업 대표의 고령화로 인해 새로운 세대로 기업을 승계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내놓은 중소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중소제조업 대표자의 평균연령은 2021년 기준 54.8세다. 60대 이상 비중이 2010년 13%에서 2021년 약 32%로 10여 년 사이 약 2.5배 증가했다.

국내 중소기업 가운데 약 61%는 사업승계 방법으로 자녀승계를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조세부담 우려, 가업승계에 대한 정부 정책 부족, 후계자에 대한 적절한 경영교육 부재 등으로 가업승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중소기업 승계를 위한 M&A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중소기업계는 기업승계 M&A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일본, 사업승계 M&A를 위해 적극 대응=일본 정부는 2000년대 초부터 중소기업의 사업승계를 위해 펀드를 조성하고, 법률을 제정하는 등 노력을 지속해왔다. 2017년에는 사업승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5개년 계획을 수립하기도 했다. 정부 차원에서 중소기업 경영인의 고령화 및 후계자 부재에 따른 기업승계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5개년 계획의 세부 내용을 보면, ▲금융전문가를 통한 기업진단 및 교육 ▲사업승계 지원센터 설립 ▲사업승계 펀드 지원대상 중소기업 정책지원 ▲M&A를 통한 등록면허세 및 부동산취득세 감면 등이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내 사업승계 M&A에서는 소규모 중소기업의 경우 증권사(투자은행) 등 금융기관을 투자자문으로 계약하지 않고 일반 중개사업자와 거래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중개사업자는 매도자와 매수자 쌍방으로 수수료를 받지만, 금액이나 거래조건 등에 있어서 정보 격차가 발생해 이용자의 불만을 사거나 분쟁으로 이어질 소지가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이에따라 일본 정부는 2021년 8월 투자 자문업무 또는 중개업무를 수행하는 사업자를 중소M&A지원기관으로 등록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중소M&A지원기관은 2024년 3월 말 기준 약 3000여개 사업자가 등록돼 있다.

◇사업승계 M&A, 지역금융기관 역할 중요=보고서는 최근 일본종합연구소가 발표한 ‘제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중소기업의 사업승계에 있어 M&A가 유효한 선택수단으로 장착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과 장기적인 거래관계를 구축해 온 지역금융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내용이다.

지역금융기관 입장에서 보면, 지역경제의 지속적인 발전과 수익기반 확보라는 관점에서 중소기업의 사업승계가 매우 중요한 사업분야다. 또, 지방 중소기업의 경우 M&A라는 중대한 경영판단을 하는데 있어, 일반 중개사업자보다 신뢰성 관점에서 지역금융기관을 의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지역 내에서 거래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사업승계 M&A와 관련해, 지역금융기관이 고객의 성향과 경영환경 등을 감안해 적절한 선택지를 제시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이를 위해 지역금융기관은 대형은행그룹과 제휴를 통한 매칭서비스, 서치펀드의 활용 등 폭넓은 수단을 갖출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M&A 과정에서는 경영의 원만한 통합이 중요하기 때문에 지역금융기관이 통합 작업을 지원하기 위해 사내 인재육성, 노하우 축적, 외부기관과의 제휴 등을 위한 지원체계를 정비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지역금융기관은 지역 중소기업과 장기간에 걸친 거래관계를 구축하고 있어, 기업 상황에 맞는 최적의 선택지를 제시하고 지원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와함께 지역경제의 발전이 없으면 지역금융기관도 생존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역금융기관은 사업승계뿐만 아니라 지역 중소기업이 안고 있는 경영과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는 경영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