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AI로봇 우리쇼핑몰서 판매…주도권 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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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사설 中 AI로봇 우리쇼핑몰서 판매…주도권 잡아야 피지컬AI 시대 과감한 투자 필요

기사입력2025-10-14 14:26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G-1이 이미 우리나라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판매 중이며, 주문 후 45일이면 납품이 가능하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 이정헌 의원이 13일 국회에서 열린 과기부 국정감사에서 밝힌 내용이다. 이 의원은 “중국의 로봇 굴기가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전개되고 있다”며 과기부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불과 얼마전만 해도 두 발로 걸으며 사람처럼 행동하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외신에서 볼 수 있는 신기한 장면에 불과했으나, 이제는 구매 가능한 상품으로 우리 일상에 들어와 있다. 생성형AI를 넘어서서 피지컬AI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중국의 로봇산업이 발빠르게 달려나가면서, 우리와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말 중국 내 로봇 기업은 45만1700개, 자본금 규모는 약 6조4400억위안에 달한다. 반면, 로봇산업진흥원의 2023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로봇 기업 수는 4521개에 불과하다.

중국에서는 올해 상반기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 108건의 투자와 3조원 규모의 자금 조달이 있었다. 공장에 투입돼 24시간 일하는 산업용 로봇 생산량은 55만6000대로 11년 연속 세계 1위를 기록 중이다.

중국 정부는 로봇과 AI 개발을 위해 대규모 정부 펀드 조성과 로봇 구매 보조금 지급, R&D 세제 혜택 제공 등 지원을 쏟아붓고 있다. 또한, 제조 기업은 로봇을 구입해 자체 공정에 투입하고, 로봇 기업은 판매처를 확보하면서 경쟁력을 높여가는 선순환 구조 역시 확립돼 있다.

한국도 손놓고 있는 상황은 아니다. 기존의 제조 역량을 기초로 피지컬AI 영역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로 지난 9월 250여개의 산학연관 기관이 협력하는 피지컬AI 글로벌 얼라이언스가 출범했다. 이와 별도로 지난 9월 삼성·LG·현대차·SK 등 주요 기업과 대학·연구기관이 참여하는 제조AX 얼라이언스(M.AX)도 출범했다.

이정헌 의원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말했듯, 로봇의 챗GPT 모먼트가 곧 도래한다”며 “소프트웨어 중심 AI 경쟁에서 뒤처졌던 우리나라가 제조 강국의 강점을 살려 피지컬AI에서만큼은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은 “피지컬AI는 단순한 하드웨어 문제가 아니며, 실제 활동을 통해 축적되는 데이터와 함께 발전하는 기술”이라며 “정부도 경각심을 가지고 대응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답했다.

대규모언어모델(LLM) 등 소프트웨어 중심 AI는 이미 글로벌 빅테크들이 거대 플랫폼을 중심으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피지컬AI의 경우 기존 제조업을 기반으로 삼을 수 있는 우리나라에 기회가 분명 열려있다. 소프트웨어AI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함께, 피지컬 AI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이 필요한 때다.

특히 산업분야와 연구개발 분야가 서로 긴밀히 협력해, 새로운 기술의 개발과 산업의 생태계 조성이 선순환 구조를 이룰 필요가 있다. 시급한 사안이니만큼 산학연관의 협력을 조율할 컨트롤타워의 기능도 중요하다. 수출 제조업 국가인 한국의 생존이 걸린 문제니만큼 대대적인 협력과 투자가 원활히 이뤄지길 기대한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