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휴머노이드 로봇 투자집중 “기술력은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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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中 휴머노이드 로봇 투자집중 “기술력은 아직” 지난해 31개 중국기업이 36종 휴머노이드 로봇 모델 발표

기사입력2025-10-30 13: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최근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관련 특허출원이 미국·일본·한국을 모두 합친 수치보다 더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최근 펴낸 ‘중국이 주도하는 AI +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 사이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관련 특허출원은 5688건에 이른다. 같은 기간 미국은 1483건, 일본은 1195건이었고 한국은 368건에 그쳤다.

휴머노이드 로봇이란 손과 발 등 인간의 신체적 특징을 가지며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보행할 수 있는 고도의 지능을 가진 로봇을 의미한다. 중국 정부는 수많은 공장의 작업을 휴머노이드 로봇이 수행하는 ‘신 산업혁명’을 지향하고 있다.

보고서는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해 “자율적 움직임이 아닌 인간의 수동 조작이 필요하고 인지나 의사결정 미숙, 배터리 지속성 문제, 본체 불안정성, 장시간 운동에 따른 발열 문제” 등으로 인해 아직 초보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중국은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업체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인공지능(AI)과 로봇 공학 분야의 신생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펀드를 조성하는 등 미국과 함께 세계에서 로봇에 가장 많은 투자를 쏟아붓고 있다. 정부 주도로 시장까지 조성해 빠른 속도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中정부 구매금액 2억위안 넘어서=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 자금조달 금액은 1년새 3.3배 늘어난 84억5000만 위안을 기록했다.

특히 정부가 구매하는 휴머노이드 로봇 관련 국가 조달액은 2023년 470만위안에서 2024년 2억1400만위안으로 급증했다.

중국 정부는 수많은 공장의 작업을 휴머노이드 로봇이 수행하는 ‘신 산업혁명’을 지향하고 있다. <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또 AI·로봇 공학 분야 신생기업 지원을 위해 1조위안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 정부 이외에 베이징시 등 지자체에서도 자체적으로 AI나 로봇에 투자하는 펀드를 조성한 상황이다.

보고서는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이 발전한 중요한 원인 중 하나로 딥시크의 성공에 따른 AI 기술의 발전도 꼽았다. 중국의 로봇 전문가들은 데이터 기반의 학습훈련과 AI 모델 고도화에 집중해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의 우위를 구축하고 있으며, 특히 딥시크의 기술력이 큰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관련 산업 규모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본체(body)를 개발하거나 프로토타입을 발표한 기업은 약 110개 이상으로, 전 세계 시장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2024년 중국의 31개 기업이 36종의 휴머노이드 로봇 모델을 발표했다. 같은 해 미국 기업은 8곳에 그쳤다.

중국은 휴머노이드 로봇 관련 부품의 90%까지 자국 내에서 제조할 수 있어 신규 기업의 진입이 용이하다는 장점도 보유하고 있다. 주요 부품을 중국에서 조달해야 하는 미국의 로봇 제조사에 비해, 포괄적인 공급망을 가진 중국의 로봇 기업은 생산 비용 절감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는 평가다.

보고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평균 원자재 비용이 2025년 현재 약 3만5000달러지만, 대부분의 부품을 중국 내에서 조달하게 될 경우 2030년까지 1만7000달러로 낮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적극 투자에도 기술성숙도는 한계”=하지만 중국이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을 압도하기에는 넘어야 할 기술의 벽이 높다.

보고서는 중국이 적극적인 정책 지원과 투자로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 분야의 글로벌 우위와 경쟁력은 확보했지만, 알고리즘·데이터·컴퓨팅 능력 제약 등 기술 성숙도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로봇의 조립과 양산, 하드웨어 통합에서 경쟁력을 갖춰 대량 생산이 가능하지만, 가장 핵심적인 고정밀 모터, 고해상도 센서, 고밀도 배터리 등의 원천 기술은 일본·독일·미국 기업이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 근거다. 휴머노이드 로봇에 필요한 소형·고출력 정밀모터는 일본과 독일이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자율주행의 핵심기술이기도 한 라이다와 3D 비전 센서 등은 미국·일본 기업이 기술을 선도하고, 전기차 배터리에서는 중국이 세계 1위지만 휴머노이드용 소형·고밀도·안전성 높은 배터리 기술은 아직 미흡하다는 분석이다.

고정밀 감속기, 고해상도 카메라 모듈, 특수 소재 등은 일본·미국에서 수입하는 것에 의존하는데, 무역 갈등과 수출 규제(특히 미국의 반도체·AI 칩 규제)로 핵심 부품 확보에 제약이 발생하고 있다.

기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은 특허출원과 더불어 인재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중국 대학 로봇 관련 전공 재학생 수는 58만명을 넘었고, 중국 대학은 지속적으로 AI와 로봇 관련 전공을 개설하는 등 인재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

피지컬 AI 시대에 돌입하는 시점에서 중국의 휴머노이드 산업 정책이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