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보수’ 직원 성향에 맞춰 동기를 부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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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인사노무 ‘진보-보수’ 직원 성향에 맞춰 동기를 부여하라 성향따라 일 상사 조직 회사 보는 눈 달라…집단중시 직원 만족도 높아

기사입력2017-01-04 17:27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아인스파트너와 함께하는 HR ⑮직장인의 기업만족도…보수·진보]진보나 보수라는 용어가 정치권에만 있지 않다. 같은 직장안에서도 도전적인 것을 좋아하는 진보적 성향이 있는가하면, 안정을 추구하는 보수적 성향의 직원도 있다. 시각이 서로 다르고, 그에 따라 중요시하는 것도 다르며, 조직과 회사에 대한 만족도도 다르다. 당연히 매니지먼트 방식도 달라야 한다. 무엇이 더 좋고 나쁘고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성향에 따른 차이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인사컨설팅 전문기업 아인스파트너의 김종연 솔루션 프로듀서는 중기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정책을 도입·시도할 때, 진보적 성향의 직원은 상대적으로 쉽게 받아들이지만 보수적 성향의 직원은 방어적 기제를 보인다”며 “조직에서 정책이나 제도를 도입할 때 판단을 효율적으로 하기위해 직원들의 성향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성향에 따른 4가지 인재 유형

<자료=아인스파트너>

아인스파트너는 조직내 인재유형을 ▲조직의 힘을 이끌어 내고 새로운 가치창출을 좋아하는 ‘프로듀서’형 ▲조직의 힘을 통합하고 기대하는 성과도출을 좋아하는 ‘매니저형’ ▲자율적으로 창조적 일에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는 ‘혁신가’형 ▲주어진 역할을 착실하게 완수하는 것을 좋아하는 ‘전문가’형으로 분류했다.

이 네 가지 유형은 보수(유지)·진보(변혁), 집단(조직의 성장을 중시)·개인(자신의 성장을 중시) 중 어느 쪽 성향을 갖고 있는가에 따라 나눈 것이다. 프로듀서형과 혁신가형은 새롭고 도전적인 것에 가치를 두고 있는 진보성향이 강하다. 반대로 매니저형과 전문가형은 안정적인 업무수행에 가치를 두는 보수성향이 강하다. 또 프로듀서형과 매니저형은 몸 담고 있는 조직성장에 가치를 둬 집단성향이 강하고, 혁신가형과 전문가형은 자기 자신의 성장에 가치를 둔다.

10명 중 7명은 보수성향 직원…집단 중시 만족도 높아

아인스파트너는 2009년에서 2013년 사이 컨설팅을 진행한 기업의 직원 1만216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성향을 분석한 결과, 보수:진보는 7:3정도로 보수성향이 많았고, 집단:개인은 근소한 차이(52:48)로 집단성향이 많았다.

아인스파트너는 또 ▲집단을 중시하면서 보수성향 ▲집단을 중시하면서 진보성향 그리고 ▲개인을 중시하면서 보수성향 ▲개인을 중시하면서 진보성향으로 나눠, 각각의 성향에 따른 직장생활 종합만족도를 분석했다. 분석결과 종합만족도 5점 만점에서 집단중시 보수성향(3.76)과 집단중시 진보성향(3.79) 직원의 만족도는 개인중시 보수성향(3.51)과 개인중시 진보성향(3.53) 직원보다 높았다. 집단중시 성향 직원의 직장만족도가 개인중시 성향 직원의 직장만족도 보다 높은 반면 진보중시 성향 또는 보수중시 성향에 따른 직장만족도 차이는 그리 크지 않았다.

직원들의 직장만족도가 집단중시 또는 개인중시 성향 차이만으로 결정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렇지만 앞선 분석결과는 경향적으로 조직중시 성향의 직원이 개인중시 성향의 직원보다 기업문화에 정서적으로 공감하고, 잘 적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보수성향과 진보성향에 따른 직장만족도 차이가 크지 않다는 조사결과는 진보성향의 직원에 대한 동기부여 방안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기업이 혁신과 도전에 가치를 둔다면, 혁신과 도전을 지향하는 진보성향 직원들의 직장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관리방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종연 프로듀서는 “기업이 혁신과 도전을 강조하지만, 조직문화로 나타나기 쉽지 않다. 혁신·도전적인 인재를 뽑아도 조직·임원·경영진의 보수성향이 방해를 한다면, 말로만 혁신을 외칠 뿐”이라고 지적했다.

<자료=아인스파트너> ©중기이코노미

도전적이고 역량중시 진보 vs 안정적이고 실리중시 보수

성향이 다르면 중요시 하는 것도 다르기 때문에 매니지먼트도 달라야 한다. 아인스파트너가 진보성향 또는 보수성향 직원의 답변을 일과 조직, 회사에 따라 나눠본 결과 각 분야에서 성향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우선 일에 있어 진보·보수성향 직원은 일에 대한 나의 영향력, 자율성, 성과의 명료성, 전문성 등에서 다소 차이를 보였지만, 특히 ‘의미부여’와 ‘창조성’에서 유독 차이가 컸다. 일에 대한 의미부여는 보수성향 직원이 9.1%p, 창조성에서는 진보성향 직원이 10.5%p가 높았다. 보수성향 직원은 일의 전체모습을 파악하거나 자신의 일이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에 더 높은 가치를 뒀다. 반면 진보성향 직원은 새롭고 창조적인 일을 수행한다는 데 가치를 두고 있다.

조직(부서 또는 팀)에 있어서 보수성향 직원은 책임감과 서로간의 신뢰가 중요하다는 답변이 진보성향 직원보다 각각 5.2%p, 4.7%p 높았다. 반면 진보성향 직원은 도전적인 의식이 중요하다는 답변이 13.4%p 높았다.

상사와의 관계에서 보수성향 직원은 상사와의 신뢰형성과 커뮤니케이션이 각각 5.5%p와 5.0%p 높았다. 진보성향 직원은 상사의 과제형성 역량이 중요하다는 답변이 7.4%p 더 높았다. 보수성향 직원은 조직과 상사에 있어 관계적인 면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으며, 진보성향 직원은 능력적인 면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회사에 대해 보수성향 직원은 복리후생과 안정적인 고용을 선택한 답변이 진보성향 직원보다 각각 6.4%p, 7.7%p 높았다. 진보성향 직원은 경영자의 비전제시와 변혁의지가 중요하다고 답한 비율이 보수성향 직원보다 4.2%p, 9.6%p 높았다. 진보성향 직원은 경영자의 관점이나 경영정책에 영향을 더 많이 받고, 보수성향 직원은 물리적인 환경과 실리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볼 수 있다.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적절한 방안이 필요하다. <자료=아인스파트너>

다양한 인재에 맞춰 포용적 매니지먼트 필요

국내 기업들은 직원들이 진보적이면서도 조직과 집단을 중시하는 성향을 가지길 바란다. 그러나 아인스파트너 설문결과를 보면, 개인중시 보수성향 직원 비율은 34%이지만, 기업이 원하는 집단중시 진보성향 직원 비율은 16%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과 배치되는 직원이 두배 가량 많다. 겉으로 표명한 기업의 인재상과 실제 기업문화가 다른 셈이다. 말하는 것과 달리 암묵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선호하는 인재상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에대해 김종연 프로듀서는 “기업이 보수성향 직원을 원해 채용한 결과일 수도 있고, 애초 구직시장에 보수성향 인재가 더 많기 때문일 수도 있다”며 “중요한 것은 기업이 원하는 인재와 채용인재와의 괴리감을 메우기 위한 노력”이라고 했다.

기업이 집단중시 진보성향 인재를 원한다고 구성원을 무작정 바꿀 수도 없다. 또 어떤 기업이든 다양한 유형의 인재가 필요하다. 다양한 유형의 인재를 기업이 이끌어가기 위해선 포용력이 있어야 하며, 그 유형에 따라 매니지먼트도 달라져야 한다.

같은 회사에 근무하는 직원이라도 성향이 다르고, 중시하는 것도 다르고, 만족도도 다르다. 즉 유형별로 만족감을 높이는 방법이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보수성향 직원이라면, 상사가 친밀감을 표현함으로써 의욕을 높일 수 있다. 진보성향 직원이라면,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도전과제를 부여해야 한다. 집단을 중시한다면 조직공헌도가 확실히 드러나는 역할을 줌으로써, 개인을 중시한다면 업무를 통해 개인능력을 성장시킬 수 있는 역할을 줌으로써 의욕을 높일 수 있다.

김 프로듀서는 “개개인의 성향이 다르다고 해서 1대1로 접근하는 것은 무리며, 사실 그 성향을 구분하기도 쉽지 않다. 따라서 조직차원에서 시도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며 “‘저 친구는 틀을 깨지 못해’, ‘저 친구는 의욕이 앞서’와 같이 개개인별로 접근하면 메시지를 주기 어렵다. 성향 자체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조직에 대한 만족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