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소액결제 연체료 담합…9년간 370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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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파트너 ㅣ 대기업·공기업 휴대폰 소액결제 연체료 담합…9년간 3700억 공정위, 4개사에 과징금 169억원…SK플래닛 등 2개사는 검찰 고발

기사입력2021-11-17 15:11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공정위는 “휴대폰 소액결제 서비스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한 4개 소액결제사가 연체료를 공동으로 도입하고, 그 연체료 금액 수준을 공동으로 과도하게 결정한 행위는 가격담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사진=뉴시스>

휴대폰 소액결제 제공업체 4개사가 연체료를 공동으로 도입하고 과도하게 인상하는 등 담합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다날, 갤럭시아머니트리, KG모빌리언스와 SK플래닛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169억3501만원을 부과하고, KG모빌리언스와 SK플래닛 등 2개사는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17일 밝혔다.

공정위는 “휴대폰 소액결제 서비스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한 4개 소액결제사가 연체료를 공동으로 도입하고, 그 연체료 금액 수준을 공동으로 과도하게 결정한 행위는 가격담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공정거래법 위반이란 의미다.

또, “이들 4개 소액결제사의 담합은 휴대폰 소액결제 서비스 시장에서의 소액결제사 간 소비자·가맹점 유치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했으며, “9년이라는 장기간 동안 소비자들에게 약 3753억원의 연체료를 부과하는 등 휴대폰 소액결제를 주로 이용하는 사회초년생 등 금융취약계층에게 현저한 피해를 유발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휴대폰 소액결제 서비스는 휴대폰을 통한 소액상품(월 100만원 이하) 구매 시 사용되며, 신용카드 등 신용확인 절차를 거치는 결제수단이 없는 소비자라도 휴대폰만 가입돼 있으면 이용이 가능해 사회초년생 등 금융취약계층이 주로 이용하고 있다.

2019년 기준으로 휴대폰 소액결제 이용 총 3만934만건 중 약 30%(9280만건)가 연체되고 있다. 공정위는 이를 소액결제사들의 연체료 담합으로 금융취약계층의 피해가 컸다는 근거로 제시했다.

◇2010년 시작된 담합…2019년까지 이어져=공정위에 따르면 담합은 2010년 KG모빌리언스, 다날, 갤럭시아 등 3개사에서 시작했다. 이들은 2010년 1월부터 10월 사이에 연체료를 공동으로 도입하고, 그 연체료 금액 수준을 상품 대금의 2%로 정하고 실행했다.

연체료 도입 후에도 수익성이 개선되지 않자 KG모빌리언스, 다날, 갤러시아, SK마케팅앤컴퍼니 등 4개 소액결제사는 2012년 1월부터 9월 사이에 연체료의 금액수준을 결정하는 연체료율을 공동으로 과도하게 5%로 인상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실행했다. 담합에 가담한 SK마케팅앤컴퍼니는 이후 SK플래닛에 합병됐다.

이들 4개 소액결제사는 이자제한법을 따르게 되면 연체료율을 약 2.5%까지만 인상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민법 상 손해배상예정액의 개념을 적용해 연체료율을 2%에서 5%로 과도하게 인상했다.

공정위는 “소비자가 상품 대금을 1달 연체할 경우 5%의 연체율이 적용되는데, 이를 연리로 환산하면 60.8%로, 2012년 당시 이자제한법 상 최고이자율인 연 30%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2013년에는 언론과 정부의 연체료 인하 압력에 공동으로 대응해, 인상해 놓은 연체료를 최대한 방어하되, 인하가 불가피하다면 연체료율을 최소한으로 변경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실행했다. 연체료 부과기준을 1달 이내 연체 시 1회차, 1달 초과 연체 시 2회차로 구분한 뒤 1회차만 최소로 인하하고 2회차는 5%로 유지하는 내용으로 최소한의 변경을 합의한 뒤 담합을 이어간 것이다.

연체료 담합에 대한 과징금은 KG모빌리언스 87억5200만원, 다날 53억8700만원, 갤럭시아 19억4100만원, SK플래닛 8억5500만원 순으로 정해졌다. SK는 2012년부터 2017년 사이 담합에 가담해 이 기간 연체료 총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이 부과됐다.

검찰 고발대상의 경우 “공정위 조사에 성실히 협조했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됐다”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공정위는 또 “향후 휴대폰 소액결제 서비스 시장에서 금융취약계층 등 소비자에게 연체료를 과도하게 부과하는 담합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휴대폰 소액결제 서비스를 비롯한 정보통신 분야에서 서민 생활의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담합에 대한 감시를 한층 강화하고, 법 위반 적발 시 엄정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