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ive 중기 ㅣ 경제일반
고환율에도 수출증가 미미…환율의존 줄여야
산업연 “2010년 이후 환율의 수출 영향 약화”
- 기사입력2022-10-19 18: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
1400원을 웃도는 원달러 고환율로 인해 올해 들어 연간 무역적자가 확실시되는 가운데, 고환율로 인한 수출증가가 2010년 이후 약화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주요 산업 수출은 2010년 이후 환율변동에 의한 가격경쟁력 영향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환율이 수출에 도움된다는 통념이 깨졌다는 의미다. <사진=뉴시스>19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원화 환율의 수출영향 감소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전세계적인 달러강세 현상의 결과 한국의 실질실효환율 역시 하락했다. 보고서는 “이는 수출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상승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도 “한국의 수출 비중은 지속해서 감소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원달러 환율이 높아지면 수출경쟁력에 도움된다는 과거의 통념이 깨졌다는 의미다.무역협회 수출입통계를 이용해 실증분석을 진행한 결과, 주요 산업 수출은 2010년 이후 환율변동에 의한 가격경쟁력 영향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2010년 이전에는 실질실효환율이 1% 하락하면 주요 산업 수출이 0.71% 증가했으나, 2010년 이후에는 0.55% 증가에 그쳤다. 산업별로는 자동차, 일반기계, 디스플레이, 반도체 수출에 대한 실질실효환율 영향이 약화 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섬유와 석유화학 수출에 대한 영향력은 비슷한 수준으로 관측됐다.◇주요산업 수출, 중간재 수출 환율 영향 약화=실제로 2010년 이전에는 국내 수출제품의 가격경쟁력 상승이 수출 증가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였으나, “세계시장에서 기술경쟁력이 중시된 2010년 이후, 환율에 의한 수출 영향력이 과거와 상이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가공단계별로 1차산품, 중간재, 최종재로 분류해 분석한 결과 1차산품은 환율변화와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1차산품이 세계 시장가격에 따라 거래되는 특징에 기인한다는 설명이다.반면, 중간재와 최종재 수출에 대한 환율의 영향력은 2010년 이후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는데, 그 감소폭은 중간재에서 더욱 크게 나타났다. 소비재 수출은 반대로 2010년 이후 환율의 영향력이 더욱 커진 것으로 나타나, 가격경쟁이 오히려 심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서는 밝혔다.◇기술경쟁력 중심으로 수출구조 변화가 핵심 원인=변화의 원인은 기술경쟁에 있다. 한국의 수출이 저가 품목 생산으로 가격경쟁을 하던 단계에는 환율이 중요했으나, 이 단계를 벗어나면서 변화가 일어났다는 설명이다.보고서에서 분석한 산업 중 고위기술산업군에 수출비중(이차전지, 디스플레이, 반도체)은 2005년 17.9%에서 2020년 26.3%로 상승했으며, 해당 산업들은 가격경쟁보다는 기술 차별화를 바탕으로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 이처럼 기술집약도가 높은 산업의 수출이 증가할수록 품질이나 기술우위 등 비가격적 요소가 중요해지며 환율의 영향이 감소하게 된다는 것이다.또, 2010년 이후 전체 수출 중 중간재 수출 비중이 빠르게 상승(13.1%p)하는 모습을 보이며 한국의 글로벌 생산체계 참여도가 높아진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주요 산업 중 디스플레이, 일반기계, 자동차 산업의 중간재 수출 비중이 2000년보다 2010년에 큰 폭으로 증가했다.보고서는 기업내무역, 해외생산 등은 환율변동의 수출가격 전가 압력을 낮춘다고 주장했다. 또, 글로벌 분업 확대로 인한 한국의 중간재 수입의 증가가 국내 수출 가격경쟁력 효과를 하락시켰다며, 환율상승으로 인한 중간재 수입 가격 상승이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국내 수출제품 가격 하락 효과가 상쇄된다고 분석했다.또, 급속히 변화하는 글로벌 환경에서 환율변동의 영향력 감소는 대외불확실성 감소라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지만, 수출에 대한 환율 영향력이 향후 다시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이에 따라 환율변동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외환 리스크에 취약한 산업과 기업들을 위한 환위험 관리 시스템, 지원 금융환경 구축 등 환율변동 대비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또한 “최근처럼 환율변동이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핵심 원자재 및 부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국제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등의 노력을 지속해 환율로 인한 물가상승이 심화되지 않도록 대응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특히 “장기적으로는 환율변동에 의존하지 않는 경제구조로의 변화가 바람직하다”며, 국내 제품의 기술 고도화 및 공급망의 주도적 지위 확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