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영정보 ㅣ 정책법률
상호 계속 사용하는지 여부따라 채무책임 달라
영업양도와 채권자 보호…사용안하면 양도인의 채무 책임 안져
- 기사입력2016-05-10 00:00
정인호 객원 기자 (inj1223@gmail.com) 다른기사보기
-
영업양도(營業讓渡)라 함은 일정한 영업목적에 의해 조직화된 업체, 즉 인적·물적 조직을 그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일체 이전하는 것을 일컫는다.
법률사무소 ‘참벗’ 정인호 변호사이 경우 재산에는 물건 또는 권리의무만이 아니라 재산적 가치가 있는 사실관계(예컨대 고객정보)가 포함된다. 영업양도의 당사자는 양도인과 양수인으로 나뉘는데, 양수인으로는 개인상인이나 회사(청산 중인 회사 포함)가 될 수 있고, 양수인으로는 개인상인이나 회사뿐만 아니라 상인이 아닌 사람도 영업양도의 양수인이 될 수 있다.
영업양도의 절차는 크게 영업양도의 의사결정과 이에 수반되는 부수적 절차로 구분할 수 있다. 개인상인의 경우에는 의사결정을 위해 별다른 절차가 필요없다. 그러나 합명회사나 합자회사의 경우에는 총 사원의 동의가 필요하고, 주식회사나 유한회사와 같은 물적회사의 경우에는 주주총회나 사원총회의 특별결의가 있어야 한다.
영업양도의 방법에는 특별한 제한이 없으므로 양도인과 양수인의 합의만으로 영업양도가 이뤄질 수 있으나, 현실에서는 영업양도의 중요성 때문에 보통 영업양도양수계약서를 작성한다. 영업양도가 이뤄지면 그에 따른 법률적 효과가 발생하는데 이를 크게 영업양도의 당사자 간에 발생하는 효력과 제3자인 채권자 및 채무자에 대한 효력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영업양도의 당사자 간에 있어서 양도인은 영업재산의 이전의무와 경업피지의무(競業避止義務, 양도인이 자신의 영업을 양도한 후 인접 지역에서 일정 기간동안 같은 종류의 영업을 하지 말아야 하는 의무)를 부담한다. 영업재산의 이전의무는 영업에 속하는 모든 재산을 양수인에게 이전하는 것을 말하는데, 특약으로 일부 부수적인 재산을 제외할 수 있다.
이 경우 재산은 재산의 종류에 따라 개별적으로 이전해야 하고, 양도인이 고용하고 있는 종업원도 원칙적으로 그대로 고용 승계되며, 재산적 가치가 있는 사실관계(고객정보 및 거래처에 관한 각종 정보)도 넘겨주어야 한다.
상호를 계속 사용하지 않는 경우에는 양수인이 원칙적으로 양도인의 채무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자료=비자트>경업피지의무는 영업양도의 실효성을 위해 법적으로 인정된 의무다. 별도의 특약이 없는 경우 양도인은 동일한 특별시·광역시·시·군 지역 또는 인접한 이들 지역에서 10년간 동종영업을 영위할 수 없다. 그리고 20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특약으로 위와 달리 정할 수도 있다. 양도인이 이러한 경업피지의무를 위반한 경우에 양수인은 양도인을 상대로 위반사항을 제거하고 장래에 적당한 처분을 청구할 수 있고, 손해를 입은 때에는 손해배상을 구할 수 있다.
‘채무 인수하지 않는다’는 약정하고 지체 없이 등기·통지해야
채권자에 대한 효과는 상호를 계속 사용하는지 여부에 따라 나눠 볼 수 있다.
양수인이 양도인의 상호를 계속해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양도인의 영업으로 인한 제3자의 채권에 대해 양수인도 변제할 책임이 있다. 이러한 책임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건이 필요하다.
①양수인의 책임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우선 영업이 양도돼야 한다. 영업양도 계약이 유효한 경우뿐만 아니라 무효이거나 취소된 경우에도 영업이 양도된 것으로 볼 수 있다.
②양수인은 양도인의 상호를 계속 사용해야 한다. 양수인이 상호를 제외하고 영업양도를 받았음에도 양도인과 같은 또는 유사한 상호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역시 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 판례는 영업양도인의 상호인 ‘파주레미콘’과 유사한 상호인 ‘파주콘크리트’라는 상호를 사용한 영업양수인에 대해 상호의 계속사용으로 인한 책임을 인정한 바 있다.
③그리고 이러한 채무는 양도인의 영업으로 인해 생긴 채무이어야 한다. 영업양도인이 개인상인인 경우에 어떤 행위가 영업으로 인한 것인지 불분명한 때에는 영업을 위한 행위로 추정하고, 회사의 경우에도 반증이 없는 한 모두 영업을 위한 행위로 추정되므로 영업상 채무로 인정될 수 있다.
그런데 양도인의 채권자가 영업양도에 있어 양수인이 양도인의 채무를 인수하지 않았음을 이미 알고 있는 경우에는 상호를 계속 사용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채무를 변제할 책임이 없다. 이러한 책임이 인정되는 취지는, 영업이 양도된 이후에도 동일한 상호를 사용하는 경우 채권자 입장에서 영업주가 바뀐 것을 알지 못해 채권 변제의 기회를 상실할 수 있고, 알았다고 하더라도 영업양도로 인해 사회통념상 대외적으로 채무를 인수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양수인은 이로 인해 양수한 영업재산에 한정하지 않고 자신의 전체 재산으로 채무를 변제할 책임이 있다. 이러한 채무에는 양도인의 계약상 채무뿐만 아니라 조세채무, 영업상 활동으로 인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도 포함된다.
양수인이 이러한 책임을 면하기 위해서는 양도인과 사이에 영업상 채무를 인수하지 않는다는 약정을 하고 이를 지체 없이 등기하거나 양도인과 양수인이 지체 없이 양수인이 채무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뜻을 제3자에게 통지해야 한다. 등기와 통지는 영업의 양수와 동시 또는 양수 후 지체 없이 해야 하며,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책임 면제의 효력이 생기지 않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상호를 계속 사용하지 않는 경우에는 양수인이 원칙적으로 양도인의 채무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으나, 양도인의 영업을 양수한 것과 그 영업 채무도 인수했음을 광고한 경우에는 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
양수인이 양도인의 상호를 계속 사용하는 경우 양도인의 영업으로 인한 채무자가 중대한 과실 없이 선의로 양수인에게 채무를 변제한 경우에는 그 변제의 효력이 있다. 상호를 속용하지 않는 경우에는 채권이 이전되지 않았음에도 양수인에게 변제한 채무자는 채무 변제의 효력을 인정받을 수 없다.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