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공익위원 모두 6470원으로 살아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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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사용자·공익위원 모두 6470원으로 살아보라 2017년 최저임금 공익위원 중재안, 사용자에 가까워

기사입력2016-07-18 19:34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2017년 최저임금은 6470원으로 결정됐다. 2016년 6030원에서 7.3%, 440원이 올랐다. 440이라는 숫자보다는 7.3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 최저임금위원회에 따르면, 최저임금 협상과정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제시한 최초 인상률의 갭은 2010년의 경우 34.5%포인트다. 그리고 2011년부터 2015년까지는 20%포인트 이상의 차이가 났다. 올해 최저임금 1만원 주장이 나오면서 무려 79.2%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노사 양측의 입장이 애초부터 크단 얘기다.

최저임금 결정 이후 참여연대와 경총이 발표한 입장 역시 마찬가지다. 참여연대는 “재벌대기업의 이해관계만을 편협하게 대변하면서…, 사용자위원과 공익위원의 2017년 최저임금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반면 경총은 “30인 미만 사업장이 매년 2조5000억원을 추가 부담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금번 최저임금 결정이 어려운 경제상황으로 인해 가뜩이나 어려운 영세·중소기업의 부담을 한층 더 가중시킨다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고 했다.

멀리가지 않고 2010년 이후만 보더라도 노사 양측의 최저임금 최종안과 최저임금 결정안을 비교하면, 사용자 최종안에 가깝다. 최저임금은 분명히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더 반영했다. 그럼에도 사용자는 매년 앓는 소리를 내고 있다. 아니, 어쩌면 최종승리자는 공익위원이다. 2007년 이후 최저임금의 최종인상률은 공익위원의 중재안에 맞춰졌다. 다르게 말하면 공익위원이 사용자에 좀 더 편향돼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근로자의 최종안은 최초안보다 반토막 난 수정안으로 제시된 경우도 많지만 그마저도 관철되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저임금은 말 그대로 근로자가 ‘생활’하기 위해 필요한 최저금액이다. ‘생존’이 아니다. 경총은 올해 최저임금에 동결을 주장했다. 최저임금 관련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경총은 103만원이면 한달 생활비가 충분하다는 말도 했다. 그런 경총에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다.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15년 새해 국정연설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촉구하며 “1년에 (최저임금인) 1만5000달러를 받고 가족을 부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한 번 그렇게 살아보라”고 말해 큰 반향을 얻었다. 매년 반복되는 사용자와 근로자의 입장 차이를 해소시킬 방안으로 사용자위원과 공익위원들에게 제안하고 싶다. 한 번 살아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