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제도는 직원 줄을 세우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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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인사노무 “평가제도는 직원 줄을 세우는 것이 아니다” 목표와 실적 차이를 보여주고, 필요한 수단과 전략도 제시해야

기사입력2016-11-08 11:15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아인스파트너와 함께하는 HR ⑩중소·중견 인사제도 설계:평가] 기대하는 역할과 성과를 직원에게 적절히 부여했더라도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의미는 퇴색한다. 더 큰 문제는 왜 달성하지 못했는지 그 이유를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다. 인사전문컨설팅 기업 아인스파트너의 김종연 솔루션 프로듀서는 중기이코노미의 취재에서 “평가제도의 목적은 직원들을 줄 세우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생각하는 기준점과 직원들이 도달해야 하는 지점을 일치시키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순히 목표실적과 달성실적 사이의 차이를 파악하는 것만이 아니라 그 속에서의 문제점을 찾는 것도 인사평가제도다.

평가제도의 목적은 점수를 매겨 직원들 줄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목표와 실적의 차이를 파악하고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자료=아인스파트너>

평가에 앞서 무엇을 성과로 볼 건인지가 중요하다. 결과를 볼지 아니면 직무에 임하는 행동을 볼지, 정량적인지 정성적인지, 단기인지 중장기인지, 창조적 업무인지 일상적 업무인지를 평가에 앞서 업무성격에 따라 구분해야 한다. 무엇을 성과로 볼지 정했다면 직무와 직급을 반영한다. 같은 영업부 과장이라도 누군가는 기존 제품의 매출확대, 누군가는 신제품의 판로개척이라는 목표를 부여받을 수 있으며, 신제품 판매라도 과장급과 신입급의 역할이 다르다.

목표만 있는 MBO는 직원 불만만 가중

평가는 실적평가와 역량평가로 나눌 수 있다. 실적평가에서 많이 사용하는 방식이 MBO(Management By Objectives)다. 김 프로듀서는 “MBO가 실패하는 이유 중 하나는 성과가 뭔지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지 않은 것”이라 했다. 성과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지 않으면 동일한 부서내에서도 생각이 다르다. 또 평가자의 주관적인 판단에 따라 공정한 평가 자체가 불가능하고 일관성도 없어진다. 김 프로듀서는 “직무 또는 부서의 이해관계가 달라 성과 또는 목표의 개념이 다를 수 있다”며 “이같은 이해관계를 조정·통합하지 못해 MBO 자체를 도입할 수 없거나 도입하더라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과도하게 높은 성과를 설정하는 것도 원인이다. 과도한 목표는 직원들을 끊임없이 노력하게 만들기보다는 지레짐작 포기하는 쪽으로 이끌 가능성이 크다. 무조건적 100% 목표달성을 추구하기 보다는 인사제도의 사이클을 통해 지금보다 달성률을 높이는 것이 목표여야 한다. 목표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뭔가 다른 수단을 동원해야 하는지, 어떠한 전략을 사용해야 하는지를 알려줄 수 있어야 제대로 된 MBO 평가라 할 수 있다.

MBO 과정<자료=아인스파트너>

MBO를 효과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전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팀이 할 것과 팀의 목표을 달성하기 위해 직원들이 할 것을 연쇄적으로 이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회사의 성과는 좋은데 직원에 대한 평가가 나쁘다면 이 연쇄고리가 끊어져 있는 것이다. 이런 목표연쇄를 위해선 일방적인 ‘Top-down’이 아닌, 조직 구성원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상사와 합의하는 ‘Middle-up-down’ 과정이 필요하다. 또 이 합의과정에서 목표달성 기준을 구체적으로 명확히 하고, 진행상황을 구성원 스스로 점검하고 피드백해야 한다.

목표달성을 위한 행동 제시 ‘역량평가’

실적평가가 목표에 초점을 맞췄다면 역량평가는 목표달성을 위한 바람직한 행동을 제시하는 것이다. 김 프로듀서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이유는 내부적 요인 외에도 환율변동과 같은 외부적 요인도 작용하는데 목표달성치만 보고 평가할 수 없다”며 “‘실적=행동’이라는 평가에서 생기는 오류를 줄이려는 것이 역량평가”라고 설명했다. 또 “역량평가는 성과를 내는 프로세스를 항목으로 도출해 하나의 시스템으로 자리잡게 하는 것”이라며 “매번 ‘무엇이 옳다’, ‘어떻게 행동하라’, ‘이렇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로서 알려주는 것 보다 평가항목에 한줄 넣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했다.

역량평가는 역량항목을 작성하고 역량평가 프로세스를 설계하는 두 단계로 구성된다. 직무에 따른 역량항목을 설정하기 위해서는 직무담당자가 해당 직무를 최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주요 행동지표가 구체적으로 나타나야 한다. 예컨대 정보수집·분석, 기획파트의 핵심역량은 ‘각종 미디어나 사내·외 네트워크를 활용한 정보수집’, ‘조직목표 달성에 있어 문제와 장애원인을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 ‘전사 성과에 공헌하기 위해 부가가치 높은 기획을 입안’ 등과 같이 해당 직무수행에 직결된 항목을 찾아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고과를 설정하고 행동을 관찰해, 상시적으로 평가·기록함으로써 실제 평가에 반영해야 한다.

역량평가는 성과를 내는 프로세스를 항목으로 도출해 하나의 시스템으로 자리잡게 하는 것이다.<자료=아인스파트너>

김 프로듀서는 “보통 기업들이 상반기에 역량평가를 시행하면 중반기에서 하반기로 넘어가는 시점에 평가가 끝나고, 평가 이후 피드백을 통해 평가기준을 재설정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수정된 사항을 바로 적용해 평가에 반영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역량평가는 행동에 대한 것이다. 변화된 평가기준을 직원들이 충분히 인식하도록 독려하고 충분한 적응시간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평가는 눈으로 보이는 부분이며 잠재능력이 아닌 행동과 행동의 결과를 보는 것이다. 기존 직원이라면 분명히 나타나는 성과가 있다. 하지만 신입사원들은 현재 성과는커녕 성과를 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는지도 불분명하다. 신입사원의 경우는 잠재능력 또는 고유능력을 평가해야 한다. 삼성그룹에서 시행하는 SSAT(삼성직무적성검사)나 직무적합성평가를 예로 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