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 프랜차이즈 왜 이래” 뽕뜨락피자도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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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소상공인 “피자 프랜차이즈 왜 이래” 뽕뜨락피자도 갈등 미스터피자·피자헛 모습 닮아…가맹점 확대·물류비·해지 부당조건

기사입력2016-12-05 19:20

김성화 기자 (rukawasss@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웰빙을 만드는 사람들 소속 전문가의 희망지역 상권조사를 시작으로 인구 및 유동인구 파악, 예상매출 및 수익성 분석을 통해 예비 가맹점주에게 적합한 가맹모델을 추천한다. 따라서 가맹점 창업 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 한 경제지에 실린 피자업계 프랜차이즈 ‘뽕뜨락피자’ 소개 기사다. 이 신문은 ‘뽕뜨락피자’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가맹점 수 늘리기가 아닌 가맹점주의 실질적인 성공을 지원하고 있다. 창업 유형 분석을 통해 맞춤형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라고 전했다.

하지만 지난 2013년 뽕뜨락피자 가맹점 문을 연 A씨는 최근 중기이코노미와 만나 “‘가맹점 수 늘리기가 아닌 가맹점주의 실질적인 성공을 지원하고 있다’는 기사내용은 거짓말”이라고 잘라 말했다. A씨는 “지난 9월에서 10월 사이에만 30~40개의 가맹점들이 폐업을 하거나 브랜드를 변경했다”며 “시장가 대비 높은 가격의 물류비, 무차별적인 매장확대 등 가맹본사의 전형적인 갑질로 가맹점주들이 떠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네이버지도 검색 결과, 구로디지털단지역을 중심으로 인근지역에 3개의 가맹점이 몰려 있다.<자료=네이버지도>

피자업계 프랜차이즈 톱3 브랜드인 ‘미스터피자’와 ‘피자헛’이 불공정거래 논란으로 가맹본사와 가맹점주간 갈등을 빚고 있는 전장에 ‘중형급’ 프랜차이즈인 ‘뽕뜨락피자’도 빠지지 않았다.

A씨에 따르면, 전국의 뽕뜨락피자 가맹점주 140여명은 지난 3월 가맹점주협의회를 구성해 단체행동에 나서고 있다. 가맹점주협의회를 결성한 직접적인 계기는 본사의 불통이다. 본사는 지난 2월 가맹점주 상호간 그리고 가맹점주와 본사와의 소통을 목적으로 내부전산망에 ‘점주공간’이란 코너를 개설했는데, 이 공간은 점주들의 민원으로 가득찼고, 개설 한달만인 3월에 점주공간을 폐쇄했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점주공간 폐쇄 직후 점주들의 집단적 요구를 본사에 전달하기 위해 카톡, 유무선전화 등을 통해 회원을 모집했는데 140명 이상의 점주들이 합류했다”며 “불과 한달도 안돼 이 정도 모였다는 것 자체가 그동안 본사가 점주들을 어떻게 대했는지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 아닌가”라고 기자에게 되물었다. 공정위 정보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15년 현재 뽕뜨락피자 가맹점 수는 283개다.

취재 결과, 가맹본사와 점주간 갈등에서 빠지지 않는 단골손님인 ‘물류비’ 문제가 이곳에서도 등장한다. 가맹점주협의회 활동을 하고 있는 한 회원은 중기이코노미와의 취재과정에서 “피자에 중요한 체다치즈의 경우, 인근 판매점에서 10kg이 8만4000원인데 본사는 같은 크기를 9만8000원에 공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뽕뜨락피자 가맹본부는 가맹점 포기각서에 전화번호 사용금지 조항을 넣었지만, 이는 약관법 제6조를 위반한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이에 대해 뽕뜨락피자 가맹본사 한 관계자는 “올해 3월 가맹점주협의회 요청에 따라 체다치즈, 피자치즈, 피자도우, 피자박스 및 일부 공산품의 공급가격을 인하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가맹점주협의회는 더 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가맹본부에 높은 물류비를 조정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이전까지 ‘싫으면 마음대로 해봐라’는 식으로 나와 마지못해 조정을 한 것”이라며 “조정을 해도 다른 프랜차이즈보다 가격이 높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본사가 가맹점 수를 확대하면서 기존 가맹점간의 영업권 조정문제도 갈등의 씨앗이 됐다. 이 회원은 “가맹본부가 무분별하게 가맹점을 오픈하면서 타 업체가 아닌 뽕뜨락피자 가맹점주끼리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실제 지하철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 부근의 경우 역을 중심으로 반경 1km이내에 구로전화국점, 영림초교점, 조원초교점 3곳이 있으며, 구로전화국점은 인근 도깨비시장점과도 가깝다. 뽕뜨락피자가 기존에는 배달을 하지 않는 테이크아웃 영업형태 였으나, 배달업무를 추가하면서 사전에 영업구역 정리없이 신규 가맹점을 오픈한 것이 원인인 셈이다.

게다가 최근 어플리케이션을 활용한 영업활동 범위까지 겹쳐 뽕뜨락피자 가맹점주들끼리 상권을 둘러싼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면 ○○가맹점은 많게는 7~8개 동에서 검색되는 반면, △△가맹점은 1개동에서만 검색이 된다. 이에 대해 뽕뜨락피자 본사 관계자는 “특별·광역시와 그 외 도시는 1만세대를 기준으로 구역을 정하고 있다”며 중기이코노미에 해명했다.

그러나 뽕뜨락피자 가맹본사도 이런 분위기를 아는지 신규 가맹점을 개설한다는 소식을 최대한 조용히 진행하고 있다는 게 가맹점주협의회측 판단이다. 그러다 보니 기존 가맹점주들도 새로운 가맹점 문을 열고나서야 그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가 있다.

협의회측은 “영업권 조정, 물류비용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신규 가맹점을 받고 있어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며 “가맹본사가 충실하게 정보를 제공했다면, 가맹점을 새로 여는 것을 심사숙고 했을 것이다. 문 연지 한달도 되지 않은 한 회원은 벌써 폐업 또는 브랜드 변경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신규 가맹점 계약시 본사가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고 무리하게 가맹점을 확장함으로써 점주 개인에게 막대한 재산상의 손해, 그리고 정신적인 피해를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뽕뜨락피자 가맹본사는 계약서에 없는 경쟁업체 전직금지 조항을 가맹점 포기각서에 넣었다. ©중기이코노미

이 뿐만이 아니다. 피자업계 자체의 과당경쟁 등으로 전업 또는 폐업을 하기위해 계약을 해지하려 해도 갈등을 겪어야 한다. 계약해지 조건을 놓고 가맹점주와 가맹본사가 입장이 다르기 때문이다.

A씨는 “계약해지시 가맹점 운영 포기각서에 ‘당사와 계약 종료후 동종업종의 개인 및 타 경쟁업체와 계약을 할 수 없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런 내용은 가맹계약서에 없다”며 “설령 가맹계약서에 있다고 해도 뽕뜨락피자 가맹점을 하다가 조건이 맞지 않아 그만둬도 피자헛 가맹점을 할 수 없다는 것인데, 이게 말이 되느냐”고 중기이코노미에 따졌다. 그는 또 “포기각서에 따르면 영업하면서 사용한 전화번호를 해지하라고 하는데, 이 역시 내 돈내고 설치한 것을 다른 영업을 하면서 사용하지 말라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했다.

경쟁업체로의 전직 금지와 전화번호 해지 조항과 관련, 뽕뜨락피자 가맹본사 관계자는 “가맹점 포기각서에 일부 항목이 잘못 표시돼 바로 수정했으며, 이로 인해 폐점하는 가맹점에 불이익을 준 경우는 없다”고 해명했다.

가맹점주협의회의 요구에 따라 가맹본사는 경쟁업체로의 전직금지 조항은 삭제했지만, 전화번호 해지 조항은 여전히 포기각서에 남아있다. A씨는 봉뜨락피자 본사에 ‘전화번호 해지 조항이 고객에게 부당한 불리한 조항’이라는 이유로 가맹계약 만료일까지 사용하겠다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본사에 보냈다. 또 A씨는 “가맹점주협의회 회원인 한 가맹점주가 가맹본부에 ‘왜 계약서에 없는 내용을 첨부했느냐, 사업포기각서를 새로 작성해서 보내라’고 요구하자 ‘그 부분만 펜으로 지우고 사인해서 보내라’는 무책임한 대답을 들었다”고 전했다. 여기서 ‘그 부분’은 문제가 됐던 경쟁업체 전직금지 조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