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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주자 갑질 심한데” 하도급법 적용 대상인가

원사업자 9대 의무, 대금·계약·목적물·갑질…하도급법 이해㊤ 

기사입력2019-05-16 20:11

한 기업 관계자가 변호사에게 질문했다. “사업 발주자의 갑질이 무척 심한데….” 이에 변호사가 답했다. “그건 하도급법 적용 사안이 아닙니다. 공정거래법이나 다른 법쪽으로 접근해보죠.”


하도급법은 하도급 거래를 하는 모든 기업이 알아야 할 필수사항이지만, 의외로 이 법의 내용을 상세히 파악하지 못한 기업인이 적지 않다. 법조문을 인터넷으로 확인할 수야 있지만, 법을 전공하지 않은 기업인에게는 해석도 쉽지 않다.

하도급법은 하도급 거래를 하는 모든 기업이 알아야 할 필수사항이지만, 의외로 이 법의 내용을 상세히 파악하지 못한 기업인이 적지 않다. 사진은 중소기업중앙회가 16일 개최한 2019년도 하도급법 특별교육.   ©중기이코노미

 

법무법인 태평양의 김정헌 변호사는 중소기업중앙회가 16일 개최한 2019년도 하도급법 특별교육에서, 먼저 하도급법이 어떤 경우에 적용되는지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적용대상은 ‘도급’ 계약관계에 한한다. 완성돼 있는 물건을 단순히 판매만 하는 경우는 도급계약에 해당하지 않는다. 물건을 특정 형태로 만들어줄 것을 요청하는 제조위탁, 건설공사의 일부를 위탁하는 건설위탁, 물건의 수리를 위탁하는 수리위탁, 지식정보의 작성을 위탁하는 용역위탁 등이 적용대상이다.

해당 업무는 원사업자의 업무범위 안에 있어야 한다. 따라서 식당운영이나 통근버스 위탁 등은 원사업자의 사업범위 밖이기 때문에 하도급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제조업체가 건설업체에 공장건설을 위탁하는 경우 역시 하도급법 적용대상이 아니다.

또한, 적용대상은 기업 규모에 따라서도 다르다. 원사업자가 대기업이고 수급사업자가 중소기업일 경우에는 예외없이 적용된다. 수급사업자가 중견기업이라면, 원사업자의 매출액과 수급사업자의 매출액 모두를 따진다. 중소기업 간이라면 원사업자의 매출액이 수급사업자보다 커야 하도급법이 적용되며, 원사업자가 일정 규모 아래이면 법 적용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하도급법 적용대상이 아니라고 마음대로 갑질을 할 수는 없다. 하도급법 적용대상이 아닌 경우에는 상생협력법이 적용되는데, 여기에 하도급법과 유사한 내용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김정헌 변호사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앞으로 상생법 적용을 적극적으로 하면서 조사도 나올 것”이라며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이어서 하도급법상 원사업자의 9가지 의무사항과 발주자 의무, 수급사업자의 의무를 쉽게 네 가지 주제로 분류했다. 하도급대금, 계약, 목적물, 갑질금지 네 가지의 분류로 보면 하도급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태평양의 김정헌 변호사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앞으로 상생법 적용을 적극적으로 하면서 조사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은 박영선 중기부 장관<사진=뉴시스>
◇하도급대금, ‘부당하게’와 정당한 사유 없이의 차이=법에는 하도급대금을 발주 시 부당하게 낮은 수준으로 결정하는 것과 발주 후 정당한 사유 없이 대금을 감액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부당하게’가 붙으면 원칙적으로 해도 되는, 부당하지만 않으면 되는 행위인 반면 ‘정당한 사유없이’가 붙으면 원래 하면 안되고 정당한 사유가 있을 때만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행위”라고 설명했다. 


통상 100원 하는 물건을 80원에 계약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해도 되지만, 그 과정이 부당해서는 안되고 이에 대한 입증책임은 조사기관에 있다. 반대로 100원에 계약 후 80원만 주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이며, 정당한 사유가 있어서 사후에 감액한 것인지 입증은 원사업자에게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설계변경 등으로 발주자가 계약금액을 높인 경우, 원사업자도 수급사업자에게 금액을 늘려줘야 한다. 반면 원자재 수입가격이 오르는 등 공급원가가 변동돼 수급사업자가 대금조정 협의를 해올 경우, 이에 응해야 할 뿐 반드시 대금을 올려줘야 하는 것은 아니다. 김 변호사는 “원사업자에게 책임이 있는지가 차이”라고 설명했다.

◇발주취소·반품, 수급사업자 책임 여부가 관건=목적물에 대한 법규정은 부당 발주취소, 부당 수령 거부, 부당 반품 3종류가 있다. 김 변호사는 “이 세 가지 동일한 법리가 적용된다. 수급사업자에게 귀책사유가 있느냐 없느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발주취소의 경우, 수급사업자가 파산해서 믿고 맡길 수 없는 등의 경우에는 취소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물건을 요구한데로 만들지 못하고 잘못 만든 경우에는 반품이 가능하다. 단순한 법리지만, 애매한 경우도 많다.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의 의견이 갈릴 경우 명확히 결론내기 어려울 수 있다.  

목적물 수령 시에는 10일 내 검사결과를 통지해야 한다. 김 변호사는 “납품한 뒤 기한이 한참 지나서 하자가 발생했다며 돈을 주지 않으면, 책임이 수급사업자에 있는지 원사업자가 보관을 잘못한 결과인지 확인이 안된다. 따라서 10일 내에 하자 반품을 하도록 하고, 안하면 다 합격한 걸로 보겠다는 것”이라고 입법취지를 설명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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