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불안감 속 성숙한 시민의식 돋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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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코로나19…불안감 속 성숙한 시민의식 돋보여 확진 발생도시 주변 상권…“사재기 없고, 상황 빨리 끝나게 협조”

기사입력2020-02-26 12:5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지난 24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에 위치한 한 SSM 규모의 매장. 최근 인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일부 품목의 경우 판매량이 많아 품절되기도 했다. ©중기이코노미

대구와 경북지역을 중심으로 전국 확산세를 보이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코로나19) 확진자 동선이 속속 공개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권 상권 역시 울상이다. 확진자 동선에 따라 다소 온도차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위축된 분위기는 분명했다.

지난 23일 확진자가 발생한 수원시 광교신도시 일대. 보도가 이어진 이후 분위기는 어수선했다. 행정구역은 다르지만 인근 용인시 흥덕동 역시 불안감을 숨길 수 없었다. 연이은 생활권역에 해당하는 용인시 수지구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해 이 일대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이런 분위기는 주변 상권에 곧바로 영향을 줬다.

◇판매량 늘었지만, 사재기 수준 아니다=중기이코노미는 주말이 지난 후 본격적인 일상생활이 시작된 24~25일 양일간 경기남부권인 수원시와 용인시, 안성시에 위치한 대형마트와 골목상권을 찾았다.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소비자가 몰리기 시작했지만 흔히 말하는 사재기 수준은 아니었다.

수원시와 용인시 중첩생활권으로 분류할 수 있는 수원시 영통구 광교동과 용인시 기흥구 영덕동. 일주일여 사이 3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상대적으로 이용객이 적은 시간대인 오후 2시경에 맞춰 찾아간 용인시 흥덕동 한 SSM 규모의 마트 관리자에 따르면, 확진자 발생 이후에도 낮 시간대에는 평소 수준이지만 퇴근 시간대에는 상황이 많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실제 저녁 7시 다시 매장을 찾아 확인한 결과, 물품 진열대 곳곳이 텅 비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맞춰 매장측은 ‘코로나19 영향으로 판매가 급증해 준비한 물량 모두 품절됐다’는 안내문을 내걸었다.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한 대형매장. 최근 용인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 라면 등 식자재가 대거 전시돼 있다. 하지만 사재기 수준의 대규모 구매행위는 없었다고 매장 측은 설명하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SSM 규모의 마트에서 만난 시민 박희숙(37)씨는 “아무래도 외출하는 것이 불안하니깐 집에서 해 먹는 횟수가 많아 식재료를 많이 구입한다. 주변에서 확진자까지 나와 더 불안해 물량을 평소보다 더 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개인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58)씨는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사재기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평소에 비해 판매량이 조금 늘긴 했다”며, “인근 대형마트는 품절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는데 아무래도 인근에서 확진자가 발생해 불안 심리가 작용하지 않았을까”라고 했다.

◇확진 발생지와 거리 둔 상권도 ‘불안’=발생지와 다소 거리를 두고 있는 상권도 코로나19 발생 이후 지속적으로 위축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확진자가 발생한 생활권과는 다소 온도차를 보였다.

현재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안성시 공도읍에 위치한 한 대형마트도 지난달 말 이후 현재까지 소비 위축이 판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확진자가 발생한 인근 자치단체와 비교해 그나마 아직 급격한 변화는 없는 정도라고 말했다.

당장 안성시에 자리한 경기의료원 안성병원에는 일부 확진 환자가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 불필요한 불안이 소비 위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24일 용인시 흥덕구의 SSM 매장. 일부 품목에 ‘코로나19 영향으로 판매가 급증해 준비한 물량 모두 품절됐다’는 안내문이 내걸렸다. ©중기이코노미

확진자 동선과 다소 거리를 두고 있는 기흥구 신갈동 한 대형마트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25일 만난 마트 근무자는 “판매량이 늘 것을 감안해 진열물량을 더 늘렸는데 평소보다 약간 많이 판매될 정도”라며 “마트 이용자 자체가 줄었다는 것이다. 외출을 최대한 자제하다보니 판매량이 그리 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의 성숙한 시민의식 돋보여=인근 식당업계도 비슷한 분위기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몰려 있는 안성시 석정동에서 요식업을 하고 있는 이모(52)씨는 “안성에서는 코로나가 발생하지 않아 불안감은 있었지만 그래도 견딜만 했다”라며, 하지만 “최근 확진자가 크게 늘어난 시점부터 분위기가 많이 달라지고 있다. 아무래도 운영에 많은 영향을 줄 것 같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성숙한 시민의식도 도드라진다.

수원시 영통구 광교에 거주하는 최미나(29)씨는 “솔직히 불안하지만 그렇다고 사재기를 할 마음은 없다”라며, “마트를 가서 봐도 식재료가 평소보다 구입하기는 어렵지만, 라면 같은 식품은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사재기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용인시 기흥구 신갈동에 위치한 대형마트 한 관계자도 “일부 이용자를 제외하면 대량구입을 하는 경우는 많이 없다”고 밝혔다.

또, 인근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유모(48)씨도 “빨리 일상으로 돌아와야 손님들도 늘 것이다. 지금 중요한 것은 건강하게 이 상황이 끝날 수 있도록 협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