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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임대차법, 1% 빈 구석을 신속하게 메워야

모처럼 여야 합의안… 한번 더 머리 맞대, 임차인에게 희망 주길 

기사입력2020-09-26 00:00
중기이코노미 기자 (junggi@junggi.co.kr) 다른기사보기
2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재석 252인, 찬성 224인, 반대 8인, 기권 20인으로 가결됐다. <사진=뉴시스>

코로나19 장기화로 가장 타격을 받은 부문 중 하나가 자영업자·소상공인이다. 지금 이들이 겪는 가장 큰 경영상 어려움은 임대료 부담이다. 영업 금지 또는 제한 등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매출은 급감했지만, 임대료 지출은 그대로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 7일 발표한 ‘소상공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경영비용 중 가장 부담되는 항목이 임대료다(69.9%). 

국회는 24일 본회의를 열고 임대인의 계약해지권을 제한하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개정안 시행 이후 6개월 간 임대료를 연체해도, 이를 이유로 임대인이 계약을 해지하거나 임차인의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없다. 개정법 이전 임대료 연체와 관련된 임대인의 계약해지 유효요건은 3개월이다. 여기에 개정법이 정한 특례기간 6개월을 더하면, 임차인은 임대료 납부기한을 최장 9개월 유예받은 셈이다. 

또 상가임대차법 개정안은 제11조(차임 등의 증감청구권) 요건으로 코로나19와 같은 1급 감염병을 추가했다. 개정법 이전 제11조에 따르면 차임 또는 보증금이 임차건물에 관한 조세·공과금·그 밖의 부담의 증감이나 경제사정 변동으로 인해 상당하지 아니하게 된 경우에만 차임 등의 증감청구권을 인정했다. 하지만 개정법 시행으로 임차인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사정 변동’을 이유로 임대인에게 차임 또는 보증금 감액을 청구할 수 있다. 

이번 상가임대차법 개정으로 임차인은 6개월 동안 임대료 연체에 따른 계약해지 위험에서 벗어났다. 매출급락에 따라 상대적으로 급등한 임대료를 정상화할 임대료 감액청구권 행사도 가능하다. 그럼에도 이번 개정법으로 임차인의 임대료가 실제 경감될지는 미지수다. 임차인이 유예기간 동안 임대료를 지불하지 않으면, 그만큼 빚으로 남는다. 임대료 감액청구권 역시 임차인이 감액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일 뿐이다. 임대료가 떨어지기 위해서는 임차인 요구에 임대인이 동의하든가, 감액청구 재판에서 이겨야한다.

이런 이유로 개정법이 상가임차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보완입법과 함께 추가적 행정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개정법이 정한 임대료 납부 6개월 유예조치는 천재지변 또는 정부의 영업 금지·제한 명령에 따른 손해 전부를 임차인에게만 부담시키는 방식이다. 하지만 쌍무계약인 임대차계약 당사자로서 임대인 역시 불가항력에 따른 위험을 분담하는 게 공평의 견지에서 타당하다. 또 매출급감의 직접 원인이 공공의 이익, 방역조치 이행과정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정부 또한 손해의 일부를 분담하는 게 마땅하다. 

6개월간 임대료 납부기한을 유예한 상가임대차법을 다시 개정해, 임대료 일부를 면제하는 입법을 검토할 수 있다.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지불한 손해·위험의 책임을 임대인·임차인과 정부가 고르게 분담함으로써, 코로나19에 따른 고통을 함께 나눈다는 취지의 입법이다. 아울러 임대료 감액 청구권이 실효적으로 작동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 신속·간이·저비용을 동반한 구제절차도 마련돼야한다. 하루하루 생존의 위협과 맞서는 이들에게, 시간과 돈이 소요되는 복잡한 재판절차를 대체할 구제수단을 제공해야한다. 

신속·간이한 구제를 위해 재판보다 행정력을 활용한 분쟁조정절차 도입을 검토할 수 있다. 분쟁조정절차에 강제력과 구속력을 부과할 수 있다면, 낮은 비용으로 재판절차에 준하는 구제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외 임대료 감액 청구권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통한 구제절차 상담·안내, 임대료 감액 가이드라인 제정 등 많은 아이디어가 시민사회로부터 나온다.  

소상공인·자영업자인 상가임차인 상당수가 지금 이 순간 벼랑 끝에 섰다. 우물쭈물하며 한시라도 허비할 시간이 없다. 지역경제의 주축인 이들이 무너지면, 국가경제 전체가 위태로워지는 건 시간문제다. 이런 이유로 세계 주요국 대다수가 임대료를 직접 규제하고, 임차인 이외 임대인과 정부가 함께 임대료 부담을 나눈다. 

모처럼 여야 합의를 통해 만든 상가임대차보호법, 어려운 처지에 있는 상가임차인에게 상당한 위안을 줬다. 그럼에도 1% 부족한 부분, 다시한번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그마저 채워 줄 수 있기를 당부한다. 아울러 정부 또한 국회 입법 이외 당장 할 수 있는 행정조치가 있다면, 바로 실행할 수 있도록 준비해 줄 것을 촉구한다. 중기이코노미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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