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인 미만 소기업은 고용유지지원금 사각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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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30인 미만 소기업은 고용유지지원금 사각지대 고용보험 가입률 낮아 가입률 높이고, 미가입자 지원책 마련해야

기사입력2020-11-13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민주노총이 30인 미만 작은 사업장 노동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고용유지지원금의 혜택을 받았다는 응답은 8.3%에 그쳤다. <사진=뉴시스>

코로나19에 따른 충격이 취약계층에게 더 크게 다가온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30인 미만 작은 사업장 종사자들이 더 큰 피해를 입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새롭게 나왔다. 더욱 큰 문제는, 정부의 고용유지 대책이 작은 사업장에는 미치지 못하는 사각지대 중 하나라는 사실이다.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민주노총이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30인 미만 작은 사업장 노동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지난 10일 발표했는데, 이에 따르면 작은 사업장 노동자 중 13.4%가 최근 8개월 이내에 코로나 실직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18.4%는 코로나 이전인 올해 1월보다 월평균 39만원4000원의 임금이 감소했다고 답하기도 했다.

작은 사업장 노동자들 중 고용유지지원금 혜택을 받았다는 응답도 8.3%에 그쳤다. 73.4%는 제도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다고 했다.

고용유지지원금과 관련해 한가지 문제점도 발견됐다. 사업장 규모가 작을수록 고용보험 가입률이 낮았다는 점이다.

조사결과 30인 미만 사업장 중 10인 이상은 고용보험 가입률이 95.3%로 높았지만, 5~9인 사업장은 89.7%에 그쳤다. 1~4인 사업장의 가입률은 82.2%였다. 17% 가량이 고용보험에 미가입 상태라고 답했다는 의미다.

고용보험은 1998년부터 1인 이상 사업장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며, 몇가지 예외가 있을 뿐이다. 또 당연가입이 아니더라도 임의가입 형식으로 가입해두면 고용보험기금 지출사업의 혜택을 누릴 수도 있다. 실직자는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고, 기업은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조사결과만 놓고 보면, 정부의 고용유지 지원책 중 대표적인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속하는 작은 사업장이 존재한다고 해석될 수 있다. 작은 사업장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 실직을 막기 위해 조속한 대책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지원책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수립될 수 있다. 우선 작은 사업장의 고용보험 가입률 실태조사가 급선무이며, 민주노총의 조사대로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면 가입률을 높여야 한다. 법이 허용한 고용보험 의무가입의 예외를 줄이는 방안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전국민 고용보험을 위해 특수고용직 등 취약계층도 고용보험에 가입하도록 하는 입법이 추진되는 와중인데, 임금근로자 중에서 미가입자가 있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인다.

또한, 이미 발생한 코로나 실직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 해고자에게 긴급 재난실업수당을 지급하는 방안은 충분히 합리적이다. 기업에 고용유지를 조건으로 지원하는 제도의 방향은 타당하나, 이미 발생한 해고에 대한 대책을 빼놓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여기에 취약계층에게는 직접적인 소득지원이 효과적이라는 조사결과도 근거로 삼을 수 있다. 작은 사업장이 사각지대로 남지 않도록 정부의 조속한 조치를 기대한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