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피한 거리두기…피해업종 구제책 나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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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기자수첩 불가피한 거리두기…피해업종 구제책 나와야 재난상황이라 더 긴요한 정부 역할…상업용 임대차 지원책 필요

기사입력2021-05-25 00: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현행 그대로 3주간 유지하기로 했다. 코로나19 백신접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확진자가 좀처럼 줄지 않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보며, 이 감염병 사태의 끝이 이른 시간 안에 보일 것 같지 않다. 신발을 신고 외출하듯 마스크 착용이 이제는 자연스러워졌지만, 길어진 코로나19 시대를 살며 경각심이 늦춰진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사람 많은 곳이 꺼려지고, 외식을 하거나 쇼핑을 하는 일을 피할 수 밖에 없다.

코로나 19는 경제적 약자에게 더욱 가혹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며 영업정지, 영업제한을 겪어야 했던 자영업자·소상공인 역시 마찬가지다. 거리에는 비워진 상가가 쉽게 눈에 띈다. 내부공사중이라는 안내판을 걸어두고 영업을 중단한 사례도 많다. SBS 보도에 따르면, 명동의 올해 1분기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40%에 육박한다고 한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분기 8%에 비해 급격하게 증가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월평균 자영업자는 553만1000명으로 전년보다 7만5000명(1.3%) 감소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현행 그대로 3주간 유지된다. 확진자가 좀처럼 줄지 않기 때문이다. 사진은 지난 20일 오후 한산한 서울 명동거리.<사진=뉴시스>

그나마 폐업이라도 했다면 나은 사정이라고 해야할까. 사회안전망조차 마련돼 있지 않은 자영업자에게 폐업은 실업자로 전락하는 것과 동시에 수천만원에서 수억원까지 투자한 창업비용을 잃고 원상복구 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폐업조차 하지 못하고 버티고 있는 자영업자에게 가장 두려운 것은 매출이 없어도 계약기간까지 매달 지출해야 하는 임대료다. 폐업한 이후라도 정해진 계약기간 동안 임대료를 채워 내야해서 보증금마저 잃기 십상이다.

다행스럽게 법무부가 코로나19로 폐업한 경우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하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24일 입법예고했다. 재난상황에서 임대차 계약에 묶여 손실액만 늘려가는 불상사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보다 적극적인 정부의 대처가 필요하다. 캐나다 온타리오주는 중소기업보호법 개정을 통해 긴급 상업용 임대 지원정책은 특정기간동안 정부가 임대료의 50%를 부담하고 임차인과 임대인이 각각 25%씩을 부담하도록 했다. 또, 이 정책에 참여하지 않는 임대인은 퇴거행위를 금지하도록 했다. 호주연방 또한 소매 및 기타 상업용 임대 COVID-19 규정 2020을 통해 상업용 임차인을 위해 6개월간 퇴거를 유예하고 정부가 단기간 개입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셧다운에 의해 영업중단으로 피해를 입은 임차인에 대해 임대차 계약 해지, 퇴거, 건물압류, 보증금차감, 손해배상청구 등 임대인의 권리행사도 금지했다. 임대료가 임대인과 임차인의 자율적 계약이라 하더라도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피해를 최소화하려 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한지 1년 하고도 수개월이 지났다. 이미 코로나19 사태를 이겨내지 못하고 폐업하는 소상공인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전히 체감할 수 있는 대책은 부족하다. 소상공인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임대료로 인한 분쟁과 사회적 갈등을 막기 위해서라도 ‘착한 임대인’과 같은 개인의 선의에 기대는 캠페인이 아닌 실질적인 구제책을 찾아야 한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