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에서 플랫폼수수료 빼면 남는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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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지금 중기에선 영업이익에서 플랫폼수수료 빼면 남는게 없다 불합리한 수수료 체계 개선하기 위해 입점업체 협상력 강화해야

기사입력2021-12-10 13:3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소수의 대형 유통업체와 대형 플랫폼 중심의 유통시장 구조가 만들어지면서 거래상 지위의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 입점업체가 이들에게 지불하는 판매수수료 등 비용을 제하고 나면 영업이익에서 남는 게 없어 수수료 체계를 개선해야 하고, 여기에 더해 불리한 계약 등 불공정거래도 여전히 해결할 과제인 것이다.

이진국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중소기업중앙회가 9일 개최한 ‘2021년도 제2차 유통산업위원회’에서 ‘유통업태별 수수료 분석 및 정책방안 제언:오픈마켓 배달앱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온·오프라인 유통기업과 입점업체 간 갈등의 중심에는 판매수수료를 포함한 제반 비용이 유통기업에 유리하다는 문제의식이 자리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보의 비대칭을 해소하고 입점업체의 협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입점업체 영업이익이 수수료와 비슷=이 연구위원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오픈마켓의 평균 판매수수료는 11%다. 업체별로 보면 쿠팡이 9.5%, G마켓 10.7%, 인터파크 10.9%, 옥션 11%, 11번가 11.2%, 티몬 12.3%, 위메프 12.5%다.

그런데 이들 오픈마켓을 통해 얻는 입점업체의 영업이익률은 평균 15.5%다. 티몬이 13.3%로 가장 낮고 쿠팡이 16.8%로 가장 높다. 입점업체의 영업이익률 대비 판매수수료의 배율을 보면 평균 71%로, 최대 93%에 달하기도 한다.

이 연구위원은 오픈마켓에 지불하는 수수료가 입점업체의 영업이익과 유사한 수준으로 책정돼 과도하게 체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또 이처럼 판매수수료에 대한 불만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입점업체에게 상대적으로 불리한 계약조건 또는 불공정거래가 발생할 경우 거래 만족도가 현저하게 낮아지고 양자간 불협화음이 가시화될 수 있다고 했다.

오픈마켓 입점업체 500개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결과, 입점시점부터 2020년 12월까지 경험한 불공정거래 행위는 총 126건이었으며, ‘책임 전가’가 86건(68%), ‘협상력 차이에 따른 대응 애로’가 22건(17%) 순서로 나타났다.

입점업체들은 수요 독점적 위치에 있는 오픈마켓과의 거래에서 협상력 격차를 경험·인지하고 있었으며, 판매과정상 오류로 발생한 책임 및 광고비 등의 제반비용이 입점업체에게 불리하게 전가되는 경향이 존재하는데 적절한 대응을 취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놨다.

◇배달앱 통한 매출, 통상 매출의 대체=배달앱에서도 불합리한 수수료가 문제다.

이 연구위원은 중소기업중앙회가 수행한 ‘온라인 플랫폼(배달앱) 입점업체 실태조사(2020년)’의 원자료를 분석해 배달앱을 통한 매출액 변화, 입점업체 부담 비용의 수준과 구성 등을 파악했다.

분석결과, 입점업체가 배달앱을 통해 발생시키는 매출액은 꾸준히 증가하지만 입점업체의 전체 매출액은 평균적으로 하향하는 추세를 보였다. 결국 배달앱이 입점업체의 매출액 증가를 견인하기 보다는 통상적으로 발생하던 매출이 배달앱을 통한 매출로 대체되는 경향이 우세하다는 분석이다.

입점업체들이 배달앱에 지출하는 비용은 중개수수료 또는 광고료로 표현되는데, 명칭은 상이하나 배달앱 플랫폼이 수취하는 수수료 요금에 해당한다는 측면에서 동일하다.

◇수수료 합리화…정보비대칭성 해소를=이 연구위원은 수수료 부담을 줄이고 합리화하기 위해서는 유통·입점업체 간의 정보비대칭성을 해소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주관으로 ‘대형유통업체 유통거래 실태조사’가 매년 실시되고 있는데, 최근 온라인 유통부문의 급속한 확대와 다변화 흐름을 반영해 조사업태를 세분화하고 조사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대규모유통업거래 공시제도 도입도 제안했다. 이 연구위원은 유통·입점업체 간의 협상력 격차는 시장에서 실제 적용되는 거래조건과 이를 통해 거래가 이뤄지는 현황에 관한 정보가 납품업체에게 충분히 제공되지 않는 정보비대칭성에 의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대규모유통업거래 공시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입점업체의 협상력을 높이는 제도적 지원을 강화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했다. 입점업자의 단체 구성을 지원하고 판매수수료 및 제반 비용에 대한 협상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단체협상권과 판로다각화는 입점업자의 협상력을 증진시키고, 궁극적으로 적정한 판매수수료를 책정하는데 또 불합리한 비용부담을 해소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