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를 일상으로 확장하는 코로나 신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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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메타버스를 일상으로 확장하는 코로나 신세대 기존 세대와 전혀 다른 생활패턴 등장…O2O 넘어 M2R로 변화

기사입력2022-04-16 12:5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호주의 연구조사기관인 맥클린들의 조사에 따르면, 성인의 84%는 코로나19가 아이들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믿고 있다. 어린 시절 코로나19를 경험한 세대는 기존 세대와는 다른 삶의 패턴을 갖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LG경영연구원이 내놓은 ‘포스트 팬데믹 시대의 신세대’라는 보고서를 보면, 알파세대와 후기 Z세대를 아우르는 코로나19 세대는 어려서부터 AI(인공지능)와 친숙하게 소통 및 교감하고, 현실과 가상세계를 자유자재로 오가며 생활공간을 확장하는 특징이 있다고 분석했다. AI와 메타버스에 능숙하게 적응하는 세대들이 경제생활의 중심이 되는 시대를 맞아 기업 역시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한 대목이다.

◇코로나19 팬데믹…비대면이 뉴노멀=모든 세대가 코로나19 영향을 받았지만, 나이가 어릴수록 더 크게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맥클린들의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본인 삶에 영향력을 미쳤다고 느끼는 비율이 Z세대에서 48%로 가장 높았다. Y세대는 45%, X세대 36%, 베이비부머 세대는 18%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해 집에서 수업을 받는가 하면 여행이나 친구들과의 만남, 멀리 떨어진 가족을 만나는 기회도 잃어버렸다. 보고서는 비대면 상황으로 정상적인 사회화 과정을 거치지 못하고 있고, 코로나19로 가속화된 기술 발전에 힘입어 비대면이 뉴노멀이 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어린 시절 이를 경험한 세대는 알파세대와 후기 Z세대에 해당한다. 알파세대는 2010년에서 2024년 태어난(태어날) 아이들로 Z세대 다음세대이며, 밀레니얼의 자녀다.

보고서는 코로나19 세대의 특징을 ‘AI-Native’, ‘Expanded World’로 정의하고, 이에 대응하고 있는 기업 사례를 소개했다.

아마존이 지난해 9월 출시한 음성제어 가정용 로봇 ‘아스트로’. <자료=아마존 홈페이지>

◇놀이이자, 친구로 삶을 함께하는 AI=어려서부터 AI와 친숙하게 소통하고 교감하는 세대가 코로나19 이후 세대다. 미국의 인터넷뉴스 비즈니스 인사이더의 보도에서, 영국의 한 부부가 “생후 18개월 아들이 처음 한 말은 엄마도 아빠도 아닌 알렉사 였다”고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1년 애플 ‘시리’, 2014년 아마존 ‘알렉사’, 2016년 구글 ‘어시스턴트’가 출시됐고, 코로나19는 이들 AI스피커의 활용 빈도를 높였다. 아이들에게 AI는 하나의 놀이이자 친구 같은 존재로 글자를 배우기도 전에 음성으로 궁금한 것을 묻고 원하는 곳을 요구하는 것에 익숙해졌다.

아마존은 이같은 시대흐름에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아마존의 알렉사는 신세대가 친숙하게 활용하는 음성 인터페이스로 궁금한 것들에 대한 답변, 음악 재생, 영상 통화 등을 통해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마존은 2018년 어린이용 스마트 스피커 ‘에코 닷 키즈 에디션’을 론칭한 데 이어 지난해 9월에는 음성제어 가정용 로봇 ‘아스트로’를 출시했다. 아스트로는 영상 통화나 콘텐츠 재생은 물론 물건을 옮기거나 내장된 카메라를 이용해 홈 시큐리티 역할을 수행한다.

기술혁신으로 신세대의 삶에 파고든 아마존은 이들 세대가 소비의 중심이 됐을 때 AI비서와 스마트기기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신세대에 더욱 친화적인 브랜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버스 게임 로블록스에 입성한 나이키랜드. <자료=로블록스 홈페이지>

◇메타버스를 일상생활로 확장하다=이전 세대에게는 여전히 체험이나 게임 정도로 인식되는 메타버스가 코로나 신세대에게는 아바타를 통한 교육, 친목, 쇼핑 등 일상생활의 공간으로 확장되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대학에 입학한 대학생들인 코로나 학번들은 메타버스 입학식, 축제, 동아리 박람회 등 캠퍼스 생활을 가상에서 재현해 경험하고 있다. 보고서는 많은 대학들이 메타버스 캠퍼스를 도입하고 있으며,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에도 코로나 신세대들이 대학에 입학할 시기가 되면 오프라인이 아닌 가상 캠퍼스 라이프에 더 익숙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는 메타버스 세계에 나이키의 세계를 구현한 대표적인 브랜드다. 나이키는 지난해 10월 가상세계에서 착용하는 신발과 의류에 상표등록을 신청했다. 또, 11월에는 메타버스 게임 로블록스에 입성하며 나이키의 메타버스 시대를 선언했다.

메타버스의 나이키랜드는 나이키 빌딩과 운동장으로 구축된 가상공간으로, 여기서 신상품과 레트로 상품들로 본인의 아바타를 꾸밀 수 있고, 모바일 기기 센서를 통해 아바타가 유저의 움직임에 맞춰 뛰거나 달리면서 가상친구들과 가상세계에서 술래잡기나 피구와 같은 놀이를 즐기며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다.

나이키는 놀이를 넘어 월드컵이나 슈퍼볼과 같은 글로벌 스포츠 경기를 나이키랜드에서 개최하는 것도 기획하고 있다. 보고서는 물리적 시공간 경계가 없는 국제 스포츠 대회의 뉴노멀이라고 정의하고, 이같은 새로운 브랜드 세계관의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다음 세대의 강력한 팬덤을 결집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음성 인터페이스, 메타버스와 현실세계=지금까지와의 세대와는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될 코로나19 세대, 기업들의 미래전략도 달라져야 한다. 보고서는 어린 시절 경험한 사건들이 쌓이면서 생겨난 주요 행동적, 심리적 속성을 통해 그들이 살아갈 변화된 삶의 방식을 예측하고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선, 차세대 보편적인 인터페이스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음성기반 UI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보고서는 글자도 배우기 전에 음성 검색에 익숙해진 포스트 팬데믹 세대들에게는 음성 인터페이스가 보편적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음성 인터페이스가 커머스, 검색 등 여러 영역에서 활용되면서 다른 세대까지 확장될 가능성도 높아보인다.

다음은 O2O(Online to Offline,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온오프라인 결합)를 넘어 M2R(Metaverse to Realworld, 메타버스에서 실제 세계로)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실세계에서 가상세계까지 생활공간이 확장되면서 관련된 비즈니스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메타버스에서 현실세계 신제품의 시장 테스트를 할 수도 있고, 메타버스에서 경험한 제품과 서비스를 현실세계에서도 동일하게 경험할 수 있게된다.

보고서는 메타버스에 대해 지금은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있지만, 태어나면서부터 가상세계를 경험한 세대가 경제활동의 중심이 되면 전혀 다른 다양한 활동과 비즈니스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