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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 이유’ 합리적 이유없는 임금피크제 차별

임금피크제의 유효성에 대한 대법원 판결의 의미 

기사입력2022-06-30 12:11
김현희 객원 기자 (cpla0324@naver.com) 다른기사보기

노무법인 ‘원’ 김현희 노무사
최근 대법원(대법원 2022.5.26. 선고 2017292343 판결)은 한국전자기술원을 상대로 낸 근로자의 임금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피고회사의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로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며 피고측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이와 관련 노동계는 임금피크제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하는 반면, 경영계는 임금피크제를 의무화하는 법개정이 시급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임금피크제란 일정한 연령에 도달하면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정년을 보장하거나 정년을 늘려 고용을 보장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임금피크제의 종류로는 정년퇴직일까지 고용을 보장하는 대신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정년보장형과 정년의 시기를 연장하면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정년연장형이 있으며, 퇴직 후 재입사하면서 임금을 줄이는 고용연장형도 있다.

 

문제가 된 사안에서는 정년보장형으로 정년을 61세로 유지하면서 55세 이상 근로자의 임금을 감액하는 내용의 성과연급제(이하 임금피크제)를 일정 연령 이상 근로자의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운영되고 있었다. 이에 대해 감액된 임금을 지급받고 있던 근로자인 원고는 임금피크제가 고령자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을 위반해 무효라고 주장했다.

 

해당 사안에서 대법원뿐만 아니라 1심과 2심 모두 합리적 사유 없는 연령차별로 무효라고 판단했다. 연령을 이유로 한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 금지에 대한 규정인 고령자고용법 조항(4조 제1)의 입법취지를 고려할때 강행규정이라며 단체협약, 취업규칙,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하는 조항은 무효라고 판시했다.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로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며 무효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또한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는 사업체에 대한 임금피크제 효력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근로자의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따른 대상조치 여부 및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확보된 재원이 제도도입 목적에 맞게 사용되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본 사안의 자료에 따르면, 55세 이상 정규직의 업무실적이 51~54세 정규직의 업무실적보다 더 높음에도 불구하고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월 급여는 감액됐으며, 업무량이나 업무내용이 변경한 자료는 확인되지 않았는데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임금을 삭감한 경우, 그에 맞는 업무강도나 업무량을 조절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나이만으로 차별한 것이므로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 판결과 관련, 법원은 임금피크제 자체가 고령자고용법을 위반하는 차별적 제도라고 판단한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에 한해 차별이라고 판단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즉 임금피크제 유효성을 판단하는 방법은 먼저 절차적 정당성이 확보됐는지 검토해야 하는데 제도 도입시 노동조합 또는 과반수 근로자 동의를 얻어 절차적 정당성을 갖췄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한, 실체적 정당성으로서 임금피크제 운영이 고령자고용법상 강행규정 위반이 된다면 무효가 될 수 있으므로 임금피크제로 확보된 재원의 활용 내용, 그리고 임금피크제 적용 근로자에 대해 업무량을 감축하거나 쉬운 업무로 내용을 변경하는 등 대상조치를 했는지, 임금피크제 실시 후 신규채용이 확대되거나 고용이 연장됐는지 등을 추가로 검토를 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2015년도부터 공공기관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민간기관으로 확대 적용했다. 고용노동부 발표자료에 따르면, 20216월 말 기준으로 국내 전체사업장 1643095개 중 약 4.7%76507개 사업장에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있다. 현재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있거나 도입 예정인 사업장은 기업경영 효율성과 근로자의 인력 유지의 조화가 이뤄지도록 임금피크제의 유효성에 대해 검토해야 할 것이다. 정부 주도형 정책의 경우 위법 가능성에 대해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번 판결을 통해 임금피크제 유효성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중기이코노미 객원=노무법인 원 김현희 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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