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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실패 구제하고 재도전 도울 관련법 필요”

코로나로 사업실패 인식 변화 ‘실패를 허(許)하는 사회’로 바뀌나 

기사입력2022-09-08 12:00

최근 만난 광고업체 A대표. 그는 처참한 실패를 맛봤던 첫 번째 사업을 회상하며, 당시 자신에게 사망선고를 내렸다고 했다. “사업 망하고 처자식 데리고 판자촌에서 사는데, 그때 자신한테 사망선고를 내렸다. 진짜 죽는 게 아니라 사업 실패를 청산하고 새로 시작하기 위해 꼭 필요한 통과의례였다. 사망신고가 아니고 사업 실패에 대한 사망선고다. 사망신고하면 큰일(웃음)”이라고 말했다.

 

인조잔디 제조업체를 경영하는 B대표는 2004년에 운영하고 있던 광고기획 사업에 위기가 찾아왔다. 회사 경영은 급속도로 부실해졌고, 당시 아내마저 강도 상해의 피해자가 되어 개인적 고통까지 덮쳤다. 칼에 찔린 상처만 12곳으로 대수술을 해야 했고 가까스로 건강을 회복했다. 그러나 그가 운영하던 기획사는 결국 폐업의 길을 걷게 됐고, 모든 재산을 처분함과 동시에 신용불량자로 전락했다. 이후 생계를 위해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성실히 일하며 14년 만에 신용불량자에서 벗어난 그는 본인 명의의 통장과 카드를 만들 수 있게 됐고 재도전을 준비했다. 현재 그가 재창업한 인조잔디 업체는 특허만 15개로, 지속적인 매출 향상을 보여주고 있다.

 

6번의 폐업 이력이 있는 C대표는 반려동물용품 제조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C대표가 운영하던 차량용 방향제·탈취제 제조회사는 2003100만불 수출탑을 수상하기도 했으나, 일본 OEM 제조에 의존하다가, 2006년 엔화 급락으로 원가 이하 수출이 지속돼 비용을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하고 폐업했다. C대표는 당시의 폐업 경험에서 거래처의 다변화와 수출·내수 비중 포트폴리오 등 어느 순간 닥칠지 모르는 위기에 대응하는 방법을 배웠다고 한다. 폐업 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재창업자금 융자로 초기자본을 만들고, 온라인 판로 교육을 통해 직접 포털사이트의 스마트스토어를 개시했다. 재창업 교육만 100시간 이상 이수했다는 그는 재기에 성공하는데 지속적인 학습과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부터 성실 실패 기업인을 변별하기 위한 심층평가 방식이 도입되고, 실패한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지원 폭이 넓어지는 등 성실실패자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3년도 예산안을 보면, ‘재도전 환경 조성이 눈에 띈다. 소상공인의 코로나19 피해에 대한 완전한 회복과 기업가정신·시장경쟁력을 갖춘 기업가형소상공인을 육성에 41759억원을 투입한다는 내용이다. 소상공인들의 빠른 재기를 위해 경영개선-폐업-재도전 종합 패키지지원을 강화하고, 폐업자 대상 점포철거비·심리치유·컨설팅·법률자문 지원을 대폭 확대한다. 희망리턴패키지도 올해보다 300억원을 증액한 1464억원으로 편성했다.

 

또 지난 828일 금융위원회는 새출발기금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새출발기금은 코로나19로 누적된 금융 부담을 경감하기 위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전용 채무조정 프로그램이다. 금융위원회는 총 30조원 규모의 새출발기금으로 자영업자 40만명이 채무조정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재도전 생태계는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개선돼 왔지만, 무엇보다 재도전 지원과 실패 구제와 관련된 법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성실경영 심층평가 신규 도입=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올해 3성실경영 심층평가를 신규 도입했다. 기존 성실경영평가는 재창업 전 분식회계, 고의부도, 부당해고 등 법령 위반 여부를 중심으로 평가하고 별도의 우대혜택이 없었기 때문이다. 재기기업인의 애로 및 건의사항을 반영해 우대 지원, 평가 기준 등이 새롭게 신설됐다.

 

성실경영 심층평가는 민간 전문가와 중소벤처기업 지원기관 관계자 등 총 7인 이내로 구성된 심의위원회를 통해, 재도약을 꿈꾸는 재기기업인의 폐업 전·후 성실경영 노력과 재기성공역량 등을 종합 평가한다. 심층평가 통과자에게는 우수 성실경영자 확인증이 발급되며 재창업자금 전용트랙 신청권한 부여(중진공), 특화 교육 및 컨설팅 무료 지원(중진공), 재도전성공패키지 일반형 서류평가 면제(창진원), 재도전 재기지원보증 도덕성 평가 우대(기보), 창업성장기술개발사업 디딤돌 사업연계 우선 추천(기정원) 등 우대 혜택이 주어진다.

 

또한, 서울시와 서울신용보증재단은 작년보다 업그레이드가 된 서울형 다시서기 4.0 프로젝트의 올해 지원대상을 500명으로 5배 늘렸다. 과거 실패를 딛고 재도전하는 소상공인에게 전문가의 1:1 경영컨설팅부터 200만원의 사업초기 자금, 저금리 대출지원과 최대 100만원의 보증료 지원까지 재도전 맞춤형 종합지원 패키지다.

 

이 뿐만 아니라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7월부터 폐업점포재도전장려금 신청을 받고 있다. 폐업점포재도전장려금은 202112월 방역조치 강화 이후 폐업한 소상공인의 재기지원을 위해 20225월 추경예산에 편성됐으며, 폐업 소상공인 약 5만개사에 100만원씩 총 500억원이 지급될 예정이다. 폐업점포재도전 장려금을 받으려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재기교육 5시간을 이수해야 한다. 장려금 신청 전에 2021~2022년 희망리턴패키지 취업·재창업 교육을 수료한 경우 면제된다.

 

다시 열리는 재도전 힐링캠프=코로나19로 인해 중단했던 재도전 힐링캠프도 다시 열린다. 재기중소기업개발원은 오는 918~108일까지 3주 간 제28차 힐링캠프 프로그램을 개설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경영자에게 희망과 자신감을 충전시키고 재창업의 기회를 부여하기 위한 힐링캠프의 교육대상자는 부도, 폐업 등으로 사업에 실패한 경험이 있는 중소기업경영자나 재기를 준비하고 있는 중소기업경영자 등이다.

 

경남 통영시 한산면 죽도연수원에서 진행되는 힐링캠프의 교육비는 전액 무료다. 힐링캠프 프로그램은 사업실패에 대한 철저한 원인분석과 재발 방지, 자기반성과 자아성찰을 통한 내적 치유로 심신 회복, 한계극복 훈련을 통해 재창업을 위한 자신감 충전, 재창업 성공을 위한 1:1 멘토링·사례학습 등으로 이뤄져 있다.

 

하지만 재도전 생태계는 지금까지 이처럼 지속적으로 개선돼 왔으나, 학계 등에서는 재기 관련 법이 없다며 재도전 지원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재도전을 법적으로 명시하고 성실 실패 기업인의 재도전 보장 및 재도전의 기회 제공을 규정해 창업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희숙 ()한국재도전중소기업협회장은 일례로 재창업자금 융자 지원기관인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서 운용하고 있는 재창업자금은 3년 거치 5년 상환이다. 창업 3년 차부터는 데스밸리 구간인데, 원금상환을 유예하지 못하고 무조건 3년 차부터 상환해야하므로 재창업한 뒤에서 사업 실패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부정적 신용정보 삭제 등 파격적인 성실 실패 구제 특례법을 시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기이코노미 정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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