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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소득 감소했다…민생예산 줄일 때 아니다

쪼그라든 가계 살림살이로 고통 커져…예산안 전면 재검토해야 

기사입력2022-11-19 00:00
“어제 발표된 2022년 3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서 가계의 실질소득이 감소하고 소득 5분위배율이 상승했습니다.”

방기선 기획재정부 1차관은 18일 비상경제차관회의에서 “정부는 이러한 소득·분배상황을 비롯한 우리 경제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소득·분배 여건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가야겠다”고 말했다. 

소득과 분배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말은 정론이다. 그런데 현 정부가 민생예산을 감축하고 나서니,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가늠하기가 힘들다. 특히 청년과 노인의 소득과 관련된 예산은 오히려 늘려야 할 때라는 판단이 든다. 

실제로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86만9000원이었다. 금액만 높고 본 명목소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늘었는데, 물가를 고려한 실질소득은 -2.8%로 오히려 감소했다. 치솟는 물가를 소득이 따라잡지 못하니 실질소득이 뒷걸음질친 것이다. 

가구를 소득에 따라 다섯 묶음으로 나눈 5분위 소득을 보면, 소득이 적은 가구의 살림살이가 더 많이 나빠졌다는 사실도 드러난다. 소득이 하위 20%에 해당하는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13만1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감소했다. 반면 상위 20%에 해당하는 5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041만3000원으로 3.7% 늘어났다. 처분가능소득 역시 1분위 가구는 0.9% 줄어든 데 반해 5분위는 4.2% 증가했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가구당 월평균 실질소득은 지난해보다 -2.8%로 감소했다. 소득이 적은 가구의 살림살이가 더 많이 나빠졌다는 사실도 드러난다. <사진=뉴시스>
실질소득이 줄어들었으니 가계의 살림살이가 힘들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특히 소득이 적은 가구일수록 더 많이 힘들다는 사실은 큰 문제다. 연쇄부도나 대량해고 같은 거대한 국가적 경제변화를 동반한 위기도 물론 중요하지만, 실질소득 감소 같은 가계 살림살이의 고통도 경제위기의 한 현상 중 하나다. 기재부 차관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힐 만큼 중대한 사안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이같은 소득과 분배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개선을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는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에서 주요 민생예산을 삭감하고 나선 데 있다. 전혀 일관성이 없는 결정이다. 

물론 기재부의 입장은 다를 것이다. 실제로 최근 ‘청년·노인·고용 관련 예산을 삭감했다’는 경향신문 기사에 대한 보도설명자료에서, 기재부는 예산이 삭감된 사업에 대해 애당초 한시사업이었거나 이전부터 축소 중이었다는 등의 해명을 내놓았다. 

예를 들어 청년내일채움공제는 6724억원이 삭감됐는데, 청년 고용 개선세 등을 고려해 2021년 이후 단계적으로 축소 중이었다는 것이다. 청년추가고용장려금도 7659억원이 삭감됐는데, 이는 2018년 도입시 4년 한시사업이었다고 설명했다. 공공형 노인 일자리 922억원 삭감의 경우, 임금이 더 높은 민간형 일자리로 유도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설명을 보면, 기재부가 내년 예산을 기획하면서 최근의 실질소득 감소와 분배 상황 악화에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과거 계획한 바가 있었더라도, 소득·분배 여건 악화 등 변화한 상황에 맞춰 수정하고 변경하는 것이 당연한 조치다. 

특히 청년과 노인의 일자리와 소득에 연관된 예산의 경우, 오히려 확대하는 것이 소득·분배 여건 개선을 위한 노력에 걸맞는 방향이다. 이런 가시적인 조치도 나서지 않고서, 정부가 어떤 노력을 하겠다는 건지 도무지 의도를 짐작할 수 없다. 

청년과 노인의 일자리와 소득 관련 예산은 사업 지속을 넘어서 확대 방향으로 개편하고, 경제상황의 추이에 걸맞게 민생예산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특히 주요 경제기구들은 하나같이 내년에 한국을 비롯해 전세계 경제가 경기침체와 저성장으로 고통받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금처럼 정부가 안일한 대비태세로 나온다면, 가계 살림살이의 고통이 얼마나 심화될지 우려가 더욱 커질 뿐이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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