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압박으로 소비 위축…위험신호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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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고물가 압박으로 소비 위축…위험신호 커졌다 내년에 소비지출 “줄인다”…소득이 줄 것이란 우려까지

기사입력2022-12-06 14:32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내년도 소비지출을 올해보다 줄일 것이란 조사결과가 나왔다. 최근 고물가의 압박으로 나타나고 있는 소비위축이 내년 들어 더욱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2023년 소비지출 계획 조사결과

<자료=전경련>

6일 전경련이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 전국 만 18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3년 국민 소비지출 계획을 보면,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6.2%가 내년 소비지출을 올해 대비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0~5% 가량 줄이겠다는 응답이 17.0%로 가장 많았고, 0~5% 늘리겠다는 응답이 16.1%로 뒤를 이었다. 또, 20~30% 축소(12.2%), 5~10% 축소(10.8%) 등의 응답 비중이 높았다. 전체 평균은 -2.4%로, 이대로라면 올해보다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문제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소비가 한국경제의 성장에서 중요한 요소로 자리해 왔다는 점이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2020년 상반기 -5.1%를 기록한 소비는, 같은해 하반기 1.0%로 성장반전한 뒤 2021년(상반기 3.7%, 하반기 3.8%)부터 올해(상반기 4.1%)까지 성장 폭을 넓혀오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내년에, 소비까지 위축된다면 한국경제의 전망은 보다 더 어두워진다.

소득분위별로 살펴보면, 상위 20%인 소득 5분위만 소비지출이 증가(0.8%)하고 나머지 소득 1~4분위(하위 80%)는 모두 소비지출이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1~4분위에서는 소득이 낮을수록 소비지출 감소폭이 더욱 클 것으로 나타났다. 하위 20%인 소득 1분위는 -6.5%로 가장 큰 폭의 소비위축이 예상됐고, 2분위(-3.1%), 3분위(-2.0%), 4분위(-0.8%) 등이 모두 소비를 줄일 것으로 답했다.

이에 대해 전경련은 소득이 낮을수록 고물가와 경기침체에 따른 고용 및 소득감소 영향을 많이 받아 소비여력이 비례적으로 축소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물가 부담 여전…소득감소 예상까지=내년에 소비지출을 축소하는 주요 이유 중에서 물가상승(43.9%)은 올해 이미 발생해 가계에 영향을 많이 미치고 있는 문제다.

특이한 점은, 실직소득 감소 우려가 13.5%로 두 번째에 자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는 고용상황이 좋았지만 내년에는 채용규모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자리와 소득 문제가 소비위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조사결과로 읽힌다. 이 밖에 세금·공과금 부담(10.4%), 채무(대출 원리금 등) 상환 부담(10.3%) 등이 뒤를 이었다.

품목별로는 여행·외식·숙박(21.0%), 내구재(15.4%), 여가·문화생활(15.0%) 등의 소비를 줄이겠다고 답했다. 최근 민간소비를 주도하고 있는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내년도 소비감소가 전망된다.

반면, 음식료품(26.6%), 주거비(전·월세 및 전기·가스 등, 20.9%), 생필품(12.7%) 등 필수소비재는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가격상승에도 불구하고 지출을 줄이기 어려운 특성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고물가·고금리, 최대 리스크 요인으로=내년 소비활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리스크 요인으로는 물가 상승세 지속(46.0%), 금리 인상(27.0%), 세금·공과금 부담 증가(11.9%), 부동산·주식 등 자산시장 위축(8.9%) 등이 꼽혔다.

74.5%의 응답자들은 내년에 경기침체의 강도가 커질 것으로 우려하면서, 가계형편이 올해보다 나빠질 것으로 보았다. 가계형편이 나아질 것으로 본 응답비중은 25.5%에 그쳤다.

이에 따라 65.3%는 물가와 채무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내년에 계획한 소비를 이행함에 있어 소비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응답했다. 부족한 소비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부업(35.7%), 저축 해지(22.6%), 주식 등 금융자산 매도(17.9%) 등을 꼽았다.

소비활성화 시점으로는 2024년 상반기(24.1%)와 2023년 하반기(21.9%)를 가장 많이 꼽았다. 그러나 ‘기약 없음’이라고 답한 비중도 21.5%에 달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고물가·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내년에 1%대의 저성장이 현실화될 경우, 가계의 소비 펀더멘털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라며, “정부는 민간소비의 핵심인 가계소득 보전을 위해 기업활력 제고로 일자리 유지·창출 여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