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이코노미

중견·중소기업 소상공인 매체
2023/02/05(일) 10:27 편집
스마트복지포털

주요메뉴

스마트CFO
메일 페이스북 트위터 프린트
경영정보인사노무

공권력의 ‘불법성’으로 인한 저항은 정당방위

대법, 노조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은 국가의 불법 책임을 고려해야 

기사입력2023-01-16 00:00
이동철 객원 기자 (leeseyha@inochong.org) 다른기사보기

노동OK 이동철 상담실장
20095월 민주노동조합총연맹 금속노동조합 쌍용자동차 지부(이하 쌍용차 지부’)는 공장을 점거하고 파업에 들어갔다. 앞서 회사는 경영정상화를 이유로 약 2600명에 대해 인력감축안을 발표했다. 경찰은 사측의 요청으로 점거 현장에 공권력을 투입했고, 진압 과정에서 헬기 및 기중기 등을 동원해 조합원들의 농성을 진압했다.

 

쌍용차 지부의 파업은 2009522일부터 86일까지 77일간 이어졌다. 86일 노사간 극적인 교섭타결로 165명을 정리해고 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쌍용차 사태는 파업 이후 정리해고의 후유증으로 스스로 생을 마감한 조합원이 수십 명에 달하는 등 우리 사회에 큰 생채기를 남겼다.

 

당시 경찰은 공장 점거해산 과정에서 노조의 농성을 무력화하기 위해 헬기와 기중기를 동원했다. 노조는 새총으로 볼트 등을 발사하며 격렬하게 저항했다. 파업 이후 국가(경찰)는 노조를 상대로 노조의 폭력적 행위로 헬기와 기중기 등 손상돼 손해가 발생했다며,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그 청구액은 14억여원에 이른다.

 

최근 대법원 1부는 2009년 쌍용차 평택공장 점거 파업기간 중 금속노조와 쌍용차 지부 등이 불법파업으로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국가가 입은 손해에 대해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에서, 노조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 환송했다. 경찰의 최루액 불법살포와 규정을 벗어나 헬기를 진압에 동원한 행위로 인해 노조의 결렬한 저항이 발생했다면, 이를 정당방위에 해당할 여지가 있는 만큼 손해에 대한 노조의 책임을 다시 판단하라는 취지다(대법원 201626662. 2022.11.30.).

 

사실관계=쌍용차 지부는 2009522일 쌍용차의 정리해고 철폐를 주장하며, 총파업 출정식을 개최한 이후 평택공장을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쌍용차 지부는 쌍용차의 임직원이나 경찰의 진압에 대비하기 위한 일정한 지휘체계를 구축하고 조합원들을 점거농성장 각 거점에 배치, 새총과 볼트, 화염병 등을 소지한 채 점거 파업을 계속했다. 2009725~200982일까지 사측과 쌍용차 노조간 교섭이 진행됐으나 협상은 결렬됐다.

 

경찰은 이 사건 점거 파업의 진압을 위해 헬기에 물탱크를 부착 후, 조합원이 점거 중인 공장 옥상에 다량의 최루액을 살포했다. 비행 중인 헬기에서 최루액을 담은 봉지를 공장 옥상에 직접 떨어뜨리기도 했다.

 

경찰은 수회에 걸쳐 미리 계획한 대로 헬기를 운행할 때 발생하는 하강풍을 이용해 진압작전을 수행했다. 공장 옥상으로부터 30~100m 고도로 제자리 비행을 해 조합원들에게 하강풍을 가했다.

 

200984~200985일 헬기와 기중기를 동원해 경찰은 대대적으로 진압작전을 실시했다. 그 과정에서 진압에 투입된 헬기 3대가 새총으로 발사된 볼트 등의 이물질에 맞아 손상됐다. 한편 경찰은 크레인 업체로부터 220, 200, 100톤 규격의 기중기를 임차했다. 경찰은 이를 개조해 빈 컨테이너를 매달아 조합원들의 농성 설치물을 부수어 제거하고, 조합원들에게 위협을 가하도록 기중기 조종사들에게 지시했다.

 

대한민국은 이후 헬기와 기중기 손상으로 인한 손해를 비롯해 진압 과정에서 부상당한 경찰 치료비, 손상된 경찰장비 등 1458616842억원의 배상을 구하는 이 사건 손해배상 청구의 소를 제기했다.

 

최근 대법원은 쌍용자동차 지부 파업과 관련해, 경찰의 최루액 불법살포와 규정을 벗어나 헬기를 진압에 동원한 행위로 인해 노조의 결렬한 저항이 발생했다면, 이를 정당방위에 해당할 여지가 있는 만큼 손해에 대한 노조의 책임을 다시 판단하라고 판결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사건의 쟁점=사건의 쟁점은 피고인 쌍용차 지부의 헬기 손상행위가 불법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이를 다른 각도로 보면 헬기를 이용한 경찰 진압작전의 위법성 여부가 중요한데, 헬기를 이용한 경찰의 진압작전이 적법하다면 이를 방해해 손해를 끼친 피고의 행위는 불법행위가 되고, 경찰의 진압작전이 위법이라면 이에 대한 노조 측의 저항은 정당방위가 된다.

 

또 다른 쟁점은 경찰이 임대한 기중기 손상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를 노조 측이 예상했는가 여부와 손해의 책임을 경찰과 노조간에 어떻게 배분해야 하는가 여부였다.

 

앞서 재판부가 원고인 국가가 쌍용차 지부의 파업 진압 과정에서 발생한 손해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의 주체가 누구인지를 두고 다툰 사안에서, 쌍용차 지부와 상급단체인 민주노총과 금속노조 등을 공동불법행위자로 책임이 있다고 본 부분은 판례리뷰에서 제외한다.

 

대법원의 판결=먼저 재판부는 앞서 원심의 판결 중 헬기에 대한 손상행위에 피고들의 불법행위 성립을 인정해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한 부분에 대해 부정했다.

 

재판부는 사람이 많이 모여 있는 지역 등을 비행할 때는 항공기를 중심으로 반경 600m 범위 내에 있는 가장 높은 장애물 상담으로부터 300m 이상의 고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정한 구 경찰 항공 운영규칙등을 근거로 (경찰이) “의도적으로 헬기를 낮은 고도에서 제자리 비행하여 옥외에서 농성 중인 사람을 상대로 직접 그 하강풍에 노출시키는 것은 경찰장비를 통상의 용업과 달리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주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뿐만 아니라 재판부는 구 경찰관직무집행법 및 구 경찰장비사용규정에 따라 최루제를 헬기를 이용해 공중에서 살포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음에도 이와 같은 방법을 사용하여 불법적인 농성을 진압하는 것은 경찰장비를 위법하게 사용해 적법한 직무수행의 범위를 벗어났다 볼 여지가 있다고 비판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직무수행 중 특정한 경찰장비를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를 넘어 관계 법령에서 정한 통상의 용법과 달리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가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직무수행은 위법하다 보아야 한다, “상대방이 그로 인한 생명·신체에 대한 위해를 면하기 위하여 직접적으로 대항하는 과정에서 그 경찰장비를 손상했더라도 이는 위법한 공무집행으로 인한 신체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에서 벗어나기 위한 행위로서 정당방위에 해당한다, 노조 측의 손해배상 책임의 범위에 대해 다시금 판단할 것을 주문했다.

 

또 다른 쟁점인 기중기 임대인의 휴업손해 부분도 노조가 책임져야 하는지 여부와 기중기 손상으로 인한 수리비 손해에 대해 노조에 80%의 책임을 인정한 것이 현저하게 불합리한지 여부와 관해서도 재판부는 원심의 판결을 부정했다.

 

재판부는 경찰이 진압작전 과정에서 조합원들의 기중기에 대한 공격을 적극적으로 유도했다고 볼 여지가 있고, 그러한 대항행위로 인하여 이 사건 기중기가 손상될 수 있음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진압작전 중 기중기가 손상되는 것은 원고 스스로가 감수한 위험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통상적으로 무거운 짐을 들어 올려 느린 속도로 이동시키는 기중기의 용법을 벗어난 방법으로 사용하였다면 그 손상에 관해 원고(경찰)의 책임도 크다, 원심이 이와 같은 원고 측의 책임을 고려해 이 사건 기중기 손상의 구체적 경위와 부위, 손상 정도 등을 심리하여 책임의 범위를 정하는데 참작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판결의 의의=쌍용차 파업 이후 13년 만이자, 원심판결 이후 65개월 만에 경찰이 파업주체인 금속노조와 쌍용차 지부 등에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물론 쌍용차 노조의 파업과정에서 법 위반 사항과 폭력적 요소가 없지 않다. 그러나 공권력을 독점한 경찰이 이를 무법적으로 사용해 노조의 격렬한 저항을 유도했다 볼 여지도 크다는 점에서, 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국가의 공권력 사용의 한계에 대한 기준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판결이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의 의의에 대해 불법적인 농성 진압에 관련된 경찰관의 직무수행 및 경찰장비의 사용에 대해 그 재량의 범위 및 한계에 관한 기준을 제시했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고 논평했다. (중기이코노미 객원=노동OK 이동철 상담실장)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목록 top
스마트에듀센터

객원전문 기자칼럼

 
  • 기업법률
  • 상생법률
  • 부동산법
  • 상가법
  • 생활세무
  • 판례리뷰
  • 인사급여
  • 노동정책
  • 노동법
  • 세상이야기
  • 민생희망
  • 무역실무
  • 금융경제
  • 부동산
  • 가맹거래
  • 기본소득
  • CSR·ESG
  • 예술만세
  • 작가노트
  • 예술별자리
  • 개인회생
  • 빌딩이야기
  • 플랫폼생태계
  • 정치경제학
  • 가족여행
이전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