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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출·대출’…소비자 가계재정 ‘부담 악화’ 우세

지난해 ‘저축여력’ 양극화 심화…식비 지출 늘고, 의류·여행은 후순위 

기사입력2024-02-06 00:00

소비자들의 2023년 저축여력 조사에서 양극화가 심하게 나타났다. 2024년 역시 소비와 대출부담이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대한민국 금융소비자 보고서 2024’ 보고서는 수도권 및 전국 광역시 소비자 5000명에 대한 조사결과가 담겼다. 20~64세 사이의 본인 명의 은행 계좌를 이용 중인 금융소비자를 대상으로 지난해 진행한 조사인데, 조사대상 금융소비자의 2023년 월 평균 총가구소득은 511만원으로 2022(489만원)과 비교해 22만원 늘어났다.

 

가구소득이 증가했지만, 저축·투자 여력의 추이는 다소 달랐다. 가구소득에서 고정·변동지출 및 보험료, 대출상환액을 제외하고 남은 금액을 저축 가능액으로 간주할 때, 평균 저축·투자 여력은 30.1%2022(30.9%)보다 소폭 감소했다.

 

저축여력에서는 양극화가 뚜렷했다. 소득의 절반 이상이 남아 저축여력이 높은 소비자는 28.1%2022(25.1%)보다 3.0%p 상승했다. 반면 저축여력이 30~50% 미만인 소비자는 24.4%1년 새 5.5%p 줄어들었다. 저축여력이 0~30% 미만은 34.9%1년 전보다 2.6%p 늘었다. 0% 이하인 적자 소비자는 12.6%로 변함이 없었다.

 

보고서는 금융소비자의 재정상황이 개선된 것으로 보이지만, 반대로 저축여력이 낮은 소비자도 유사한 비율로 증가해 가계 재정이 양극화되는 추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필수지출 확대 추세 속 여행 등은 지출 후순위로

 

2023년 들어 소비자들의 월 소비지출은 243만원으로 2022(241만원)보다 2만원이 증가했다. 연간 소비자물가 증가율이 3.6%에 달한 것에 비하면, 소비지출 증가가 크지 않은 수준으로 볼 수 있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지출이 불가피한 필수 소비 외 선택형 소비를 줄이며 긴축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실제로 항목별 소비지출 증가와 감소 여부를 조사한 결과, 지출이 감소했다는 응답이 증가했다는 응답을 웃돈 항목은 명품구입비용이 유일했다. 명품구입은 지출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3.7%에 불과한 반면, 감소했다는 응답은 11.2%에 이른다.

 

가파른 물가상승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 올해에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이 밖에 모든 항목에서 지출이 증가했다는 응답이 더 많았는데, 1위는 식비·외식·배달비(43.2%) 였다. 이어서 관리비·공과금(31.4%), 경조사비·모임비용(27.6%), 교통비(26.5%) 등이 뒤를 이었다.

 

1년 전보다 지출이 감소했다는 응답 중에서 비교해보면 국내여행(13.5%)이 가장 많았고, 의류·잡화구입(12.7%), 명품구입(11.2%) 등이 뒤를 이었다. 거리두기 종료 이후 모임비용이 증가한 점을 제외하면, 식비와 공과금 등 필수지출의 부담이 커진 결과 여행과 의류 구입 등이 위축된 모습이다.

 

새해 가계재정소비도, 대출부담도 악화우세

 

금융소비자들의 새해 가계재정에 대한 전망도 밝지 않았다. 2023년과 비슷할 것이란 응답이 전반적으로 우세한 가운데,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개선될 것이란 응답보다 더 많았다.

 

새해 소비지출이 2023년에 비해 악화될 것이란 응답은 32.3%, 좋아질 것(12.2%)이란 전망을 2배 이상 웃돌았다. 2023년과 비슷(55.5%)할 것이란 전망 역시, 2023년 소비지출이 크게 부진했던 점을 고려할 때 긍정적으로 해석하기 쉽지 않다. 2023년의 소비지출 위축이 새해에도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대출부담 역시 마찬가지다. 2023년보다 악화될 것이란 응답이 24.0%로 좋아질 것(18.4%)이란 전망을 웃돌았다. 2023년과 비슷할 것이란 응답도 절반을 넘어선 57.6%에 달했다. 고금리로 인해 가중된 대출부담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란 금융소비자들의 전망을 확인할 수 있다.

 

금융소비자들의 위축된 심리는 20235월 엔데믹 선언 후 우선 관리해야 할 경제적 목표를 질문한 결과에서도 나타났다.

 

월소득 증가방안 마련(44.3%), 은퇴 후 소득 확보방안 마련(41.3%), 치료·간병자금 마련(18.0%) 등은 2022년 조사에 비해 증가폭이 뚜렷했다. 반면 명품·취미용품 등 원하는 것 구매 자금(7.3%), 사업·창업 자금 마련(8.3%), 자투리돈 절약(33.1%) 등은 2022년 조사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결혼자금 마련(11.6%)이나 주택자금 마련(31.4%) 등은 2022년보다 1%p 이내로 증가해 큰 변화가 보이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보면, 경제적 목표 중 소득을 보완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반면 소비지출 목표를 이루기 위한 자금마련 등에 대한 관심은 감소한 모습이다. 가파른 물가상승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 새해에도 지속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아울러,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주택자금 마련에 대한 관심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주택경기 침체에 저축여력의 양극화까지 겹친 결과로 해석된다. 이같은 추이는 기준금리 인하와 같은 두드러진 변화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도 엿보인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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