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누가 이겨도 “보호주의 기조는 유지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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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ㅣ 키워드이슈 미 대선 누가 이겨도 “보호주의 기조는 유지돼” 관세전쟁 등 불확실성 증가 가능성도 제기

기사입력2024-03-19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올해 11월로 다가온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미국의 보호주의 무역 기조는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관세전쟁 등 불확실성이 증가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제프리 숏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연구원은 18일 대한상의가 ‘美 대선 통상정책과 공급망 대응전략’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한미통상포럼에서 “누가 선거에서 이기느냐와 관계없이 보호주의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후보들은 공통적으로 경제안보를 근거로 제3국에게도 영향을 주는 정책을 지지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FTA를 체결한 한국도 예외는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맹국이며 FTA를 체결한 관계임에도, 한국이 예외적인 지위를 인정받기 힘들 것이란 예상이다.

아울러 재정적자 관리가 무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 전 행정부 당시 감세조치의 시한이 2025년인 만큼 양당 모두 재정적자 관리가 국내 정치이슈로 떠오를 것”이라면서, “민주당은 기후변화 대응을, 공화당은 세수 확보를 위해, 탄소국경세 등의 조치들을 동원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 소재 무역컨설팅사 맥라티 어소시에이츠의 통상 총괄인 케이트 칼루트케비치 시니어MD 역시 “한미 FTA가 미국 유권자를 만족시키는 방향으로 개정되었기 때문에 대선 이후 작은 변화는 있을지라도 거대한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안보 정책 보다 강화…관세 전쟁 가능성도

하지만 대선 이후 미국의 불확실성이 작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천명한 관세적용 등에 주목한 시각들이다.

올해 11월 열릴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모든 수입품에 일률적으로 10% 관세를 부과하는 등 강한 무역정책이 시행되고, 중국이 보복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김성중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공급망 재편과 관련해 지정학적 리스크가 심화되는 추세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며, “공급망 관리에 머물지 않고 공급망 컴플라이언스를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것은 기업에게 생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박정현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미국 경제안보 정책은 수입규제, 수출통제 등 개별적 정책수단에서 공급망 재편, 산업정책 등의 확대와 더불어 강화될 것”이라며, “트럼프 당선 시 보편기준 관세, 호혜무역법 등을 통한 관세 인상, 미국 무역적자 축소를 위한 232조, 301조와 같은 조치가 부활하고, 반도체과학법 혜택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미 무역확장법 232조는 미국의 국가 안보를 해칠 우려가 있는 특정 수입품에 대한 수입 제한조치를 의미한다. 또 301조는 무역협정 위반이나 “불공정하거나 부당한” 행위에 대해 광범위한 무역 제재를 부과하는 내용이다.

김선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친환경 정책에 대해 부정적인 공약을 고려하면 트럼프 후보 당선 시 IRA의 배터리산업 지원 규정들의 무력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며, “의회에서 법안 자체를 폐지할 가능성이 적다고는 하나 대통령의 행정명령, 의회검토법 등의 수단을 활용하는 시나리오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짚었다.

박주현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도 “두 대선 후보들의 정책이 가장 극명하게 대조되는 부분이 바로 환경정책이며,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는 경우 전기차 업계는 큰 타격을 입을 것이 불가피하다”며, “하이브리드 모델의 생산 확대 전략을 준비하거나, EU 등 전기차에 우호적인 다른 시장으로의 판로를 개척하는 등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전략을 마련해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창완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미국이 지난 몇 년간 자국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반덤핑, 상계관세뿐만 아니라 비관세장벽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모든 수입품에 대해 일률적으로 10% 관세 부과 등 더 강한 무역정책이 시행되고, 이에 대응해 중국 등 국가들의 보복 조치도 예상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이어서 “세계무역기구(WTO)나 한미 FTA 분쟁해결절차를 기업이 이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으나 한미 FTA의 잔존 혜택을 활용할 필요가 있고, 정책 변화로 투자 손실이 발생한 경우 국제투자분쟁(ISDS) 제기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