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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지 ㅣ 예술을 읽다
“가식과 가면…여전히 소통 되지 않는 세상에 대한 외침”
인간관계의 내면 탐구…이은경 작가 개인전, 아터테인 갤러리
- 기사입력2024-09-12 09:30
김현성 객원 기자 (artbrunch@naver.com) 다른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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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경 작가의 개인전 ‘어느 구름에 비 들었는지’가 서울 서대문구 아터테인 갤러리에서 오는 9월24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감정과 마음의 여정을 드러낸 것이 특징이다. 작품 속 인물은 여전히 냉소적인 세상과의 심리적 탐색을 벌이고 있는 듯 하고, 서로가 서로를 위로할 수 있는 평화로운 순간들이란 게 과연 있는지 의문을 던지는 듯 하다.
‘마루산’, 80×100cm, acrylic on canvas, 2022.
‘허’ 72.5×91cm, acrylic on canvas, 2024.이은경 작가는 유년시절을 러시아에서 보냈다. 요한슨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아카데미 미술학교를 졸업한 후 서울대학교에서 서양회화를 공부했고, 동 대학원에서 판화를 전공했다.
작가가 살아온 이력이 반영이라도 된 듯, 그의 작품에는 자아에 대한 솔직한 탐구와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한 여러 층위의 감정들이 녹아들어 있다.
일례로 2010년 초반에 작가가 쓴 메모를 보면, 피상적인 인간관계에 대한 뿌리 깊은 냉소와 이런 관계를 유지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 괴리감을 느끼고 있는 자신의 감정이 솔직히 드러나 있다.
“무리지어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들이 누군가를 소외시키고 배척하는 행동을 자신이 살기 위해 어쩔 수 없다고 정당화하는 모순이 역겹다. 진정성 없는 가식과 가면은 대체 무엇을 위한 것인가. 하지만 나 또한 이런 사회에서 겉도는 존재가 되지 않기 위한 노력을 한다. 그리고 나에게도 그 이유를 묻는다면 대답할 수 없다는 것이 함정이다.”
젊은 시절부터 이어지고 있는 인간관계의 내밀한 진실에 대한 작가의 화두는 지금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걸까.
‘향유’ 65.1×45.5cm, acrylic on canvas, 2024.아터테인 임대식 대표는 작가가 표현하고 있는 인물들의 손과 발 그리고 어딘가 모르게 부풀려진 몸짓들은 여전히 소통이 되지 않는 세상에 대한 외침이자 작가의 내면 세계와 외부와의 고단한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작가의 작품은 삶의 현실과 부딪혀야 하는 모든 개인들의 내면 세계와 외부와의 고단한 관계를 보여준다. 도대체 어디서 어떻게 시작된 삶의 무게였고, 과연 이 삶이 나에게 정확하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알 수 없음에도 우리는 항상 저 구정물로부터 참고 견뎌야 한다는 것. 하지만 그 주변에서 헤엄치고 있는 심해어나 화석으로밖에 볼 수 없었던 생물들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유와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 우리 삶의 시작이 얼마나 위대한 것인지.”
관계의 내면을 탐구하고, 어느 순간의 감정과 기억들을 시각적 언어로 표현하고 있는 이은경 작가의 인물은 그래서인지 전통적인 회화기법의 화면 구성과 색채 표현을 떠나 자신만의 영역을 가지고 있다.
함께 전시된 자연을 묘사한 ‘인왕산, 속’이나 ‘마루산’ 작품들도 산의 실제 형상에 대한 과감한 생략과 상상력이 돋보이는 색감으로 호기심을 자극한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예술만세 김현성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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