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취약품목 확보·우위품목 주도’ 전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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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산업뉴스 배터리 ‘취약품목 확보·우위품목 주도’ 전략을 국내 배터리 3사 R&D 규모 中 1개사 R&D 보다 적어

기사입력2025-01-04 00:00

채민선 기자 (iscra7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배터리(이차전지) 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취약품목의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 방안과 경쟁우위 품목에 대한 주도권 확보 방안 모두를 포괄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며, R&D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배터리는 우리나라 4대 국가첨단전략산업 중 하나로,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과 차세대 수출 성장동력 확보가 전략적으로 중요한 산업이기 때문이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최근 발표한 ‘글로벌 배터리 산업 동향 및 국내 정책 대응 방향’ 보고서는 최근 주요 수요처인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위축되면서 배터리 산업의 동반 부진이 계속되고 있고, 경쟁환경도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고 진단하며, 이를 제안했다.

한·중·일 주도…미국·EU 생산진입으로 경쟁 치열

과거 배터리 산업은 한·중·일 3국이 주도했다. 그러나 미국, EU 등 많은 국가가 국내 생산을 장려하고 있다. 또 테슬라를 필두로 현대차 그룹, VW, 도요타 등 거의 모든 업체가 직접 또는 배터리 업체와 합작 형태로 배터리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이로인한 공급 확대가 가속되는 상황에서 수요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현재도 공급과잉인 상황이 2030년까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2023년 중국의 배터리 생산량은 1.07TWh로 글로벌 수요인 0.95TWh를 초과했다. 2024년에는 2.0TWh, 2025년은 2.9TWh의 배터리가 중국에서 생산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중국의 지배적 지위를 우려한 미국과 유럽이 자국 생산능력 확보 전략을 추진하면서, 글로벌 생산능력은 2035년에는 5.7TWh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보고서는 배터리 제조업체들의 공격적인 증설로 2030년까지는 공급과잉이 심화될 것이지만, 이후에는 공급증가 폭이 둔화하고 수요는 꾸준히 증가해 수급 균형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배터리 산업 초격차 유지를 위한 정책 지원이 필요

보고서는 우리 배터리 산업이 초격차를 유지하며 글로벌 선도국가의 위상을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관련 전략을 수립해 실천하고 있지만, 업계 입장에서는 미흡한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에 배터리 공급망, 배터리 재활용, 배터리 수급 등 3대 주요 이슈에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정책으로 ▲공급망 투트랙 전략 ▲사용후 배터리 산업 생태계 활성화 ▲배터리 국가 R&D예산 증액을 통해 기술 초격차 확보 ▲ESS(에너지스토리지) 등 수요 산업 지원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확대 및 직접환급제도 도입 ▲첨단전략산업 정책자금 지원 강화 및 국가첨단전략 산업지원기금 신설 ▲해외자원개발 투자 세액공제 확대 등을 제안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공급망 투트랙 전략=취약품목의 안정적 공급망 확보 방안과 경쟁우위 품목에 대한 주도권 확보 방안 모두를 포괄하는 복합전략의 수립과 추진이 필요하다고 했다. 보고서는 공급망기본법에 따라 5조원 규모의 공급망안정화기금 운용을 개시했는데, 배터리 산업의 현실과 투자 규모를 볼 때 기금의 확대 또는 배터리 산업에 한정된 재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봤다.

◇사용후 배터리 산업 생태계 활성화=배터리 재활용 사업은 현재 수익성이 낮아 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기 어렵다. 따라서 기업의 초기투자를 지원하기 위한 조세·재정 지원 혜택을 확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배터리 국가 R&D예산 증액 통해 기술 초격차 확보=국내 배터리 3사의 R&D 투자 합계 규모는 2023년 기준 2조4774억원으로 중국의 CATL 1개사의 투자금액 3조3960억원보다 적다. 보고서는 차세대 배터리 등 배터리 산업의 R&D 예산 지원 규모는 타 국가첨단전략산업에 준하는 수준으로 2배 이상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SS 등 수요 산업 지원=산업부는 2023년 세계 3대 ESS 산업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전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보고서는 전기차 캐즘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조속한 ESS 매출 확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 향후 2~3년간 고전이 예상되는 배터리 업계 지원을 위해 현재 해외진출이 가능한 기술 및 제품을 선별해 신속히 지원함으로써 조속히 매출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확대·직접환급제도 도입=배터리 업계와 학계는 우리나라를 핵심생산기지 중심지로 키우고 가치사슬 생태계를 육성하기 위해 세액공제 비율을 현재의 15% 보다 높이고, 적자기업도 지원하는 현금환급제를 도입해 한국판 IRA를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보고서는 현재 국회에 세액공제 규모를 높이고, 직접환급제도를 도입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등이 발의된 상태라며, 조속한 통과가 필요하다고 했다.

◇국가첨단전략산업지원기금 신설=국가첨단전략산업은 대규모 투자가 경쟁력 확보의 핵심으로, 이를 위해 다양한 조달방안이 검토될 필요가 있다. 보고서는 미국, 일본, EU, 캐나다 등 주요국들은 별도 기금을 조성해 자국 첨단산업 육성을 지원하고 있다며, 기간산업안정기금의 잔여 자금 및 기금 채권 발행을 통해 배터리 산업을 지원할 수 있는 ‘국가첨단전략산업지원기금’ 신설하자고 했다.

◇해외자원개발 투자 세액공제 확대=보고서는 올해 신설된 해외자원개발사업 세액공제는 충족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아 해외자원개발 투자 세액공제 대상을 확대하고 조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 기업들의 자원개발투자를 진흥하기 위해 현재 출자총액의 10% 이상이라는 세액공제 조건을 일정금액 이상과 같이 최소금액을 지정하는 방식 등으로 완화하는 것을 제안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