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겨냥 보복관세에 해외사업장 기업피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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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미 겨냥 보복관세에 해외사업장 기업피해 우려 반도체 등 추가관세 예고에 불확실성 확대

기사입력2025-04-14 13:55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미국의 관세부과에 맞선 주요국들의 보복관세가 현실화되면서, 해외에 사업장을 둔 우리 기업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최근 펴낸 ‘美 관세 조치에 대한 주요국 대응과 시사점’ 보고서는 “미국의 관세 조치에 대응해 주요국도 보복관세를 부과하거나 검토하고 있어 해외 사업장이 있는 우리 기업은 미국산 수입 원재료에 대한 관세부과 가능성 등 현지 통상 동향을 지속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중국 등 한국보다 높은 관세가 부과되는 국가와 우회수출에 연루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관세부과에 따른 불확실성은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미국은 당초 한국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등 57개 대미 수출국을 겨냥한 고율의 상호관세 부과를 선언한 바 있다. 이와 별개로 모든 대미 수출품에 보편관세 10%도 부과한다고 했다.

상호관세는 일단 발효됐으나, 발효 당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보복조치를 시행한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에 대해 시행을 90일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주요 국가들도 미국을 겨냥한 보복관세를 발표했다가 이를 연기하기로 하는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미국 등지에 사업장을 둔 기업들 역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즉각 보복관세, EU 역시 철강 등에 보복관세

무역협회 보고서는, 미국이 관세부과의 이유로 무역적자를 들고 있지만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국가별 요구사항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불확실성 확산에 따른 글로벌 무역 긴장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의 관세부과에 보복관세 등의 카드를 꺼내며 즉각 무역전쟁 태세에 돌입했다. 미국이 지난 2월 대중 10% 관세를 발표하자, 중국은 미국산 원유와 농기계 등 80개 품목에 대해 10~15%의 보복관세를 부과했다. 미국이 재차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선언하고, 중국이 이에 맞서 3월 미국산 밀과 소고기 등 740개 품목에 10~1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4월 들어서는 미국이 중국을 대상으로 34%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하자, 중국은 이에 맞서 모든 미국산 수입품에 34%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어서 미국이 두 차례 재보복을 통해 대중 관세를 145%까지 올리자, 중국 역시 관세를 84%, 125%로 연거푸 높였다.

보복관세뿐만이 아니다. 중국은 미국의 6개사에 수출자격 정지를 부과하는 등 개별 기업을 대상으로 수출통제 등의 제재조치를 취하고 있다. 또 희토류 및 핵심 광물에 대한 수출통제도 시작했다.

중국과 달리 보복관세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미국의 대응에 맞춰 이를 연기한 사례도 있다. EU는 미국이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하자, 즉시 미국에 최대 25%의 보복관세 부과를 발표했다. 보복 품목에는 미국산 철강·알루미늄과 함께 철강·알루미늄 반제품·완제품·파생제품까지 포함됐다.

하지만 EU는 4월초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에 대한 보복조치는 미국의 재보복 위협에 일부 회원국들이 우려를 표하면서 연기했다. 1600개 이상 수입품에 최대 25% 규모의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준비했으나, 두 차례 연기 끝에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연기에 맞춰 90일간 보류하기로 한 것이다.

EU는 상호관세가 발표되자 미국 측에 자동차, 의약품, 화학제품 등에 대한 상호무관세를 제안하며 협상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 밖에 캐나다 역시 미국에 보복관세 발표와 협상을 병행하고 있다. 영국은 EU의 보복관세에 동참하는 대신 미국과 보편관세 10%의 인하를 놓고 협상을 벌이면서, 협상이 타결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잠정 보복관세 리스트를 발표했다. 호주와 일본 등은 보복 대신 협상을 택한 상태다.

보복관세부터 협상까지 각국의 대응이 엇갈리는 가운데 미국이 반도체 등에 대한 관세를 예고하면서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보고서는 반도체·의약품 등 일부 품목이 아직 관세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미국이 최소 25% 관세 부과를 예고한 점을 근거로 향후 철강과 마찬가지로 품목별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미국이 관세부과의 이유로 무역적자를 들고 있지만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국가별 요구사항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불확실성 확산에 따른 글로벌 무역 긴장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기업들에 “미국의 관세 조치뿐만 아니라 주요국의 보복관세 동향도 면밀히 파악해 추가적인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전방위적인 무역전쟁 확산에 따라, 해외에 사업장을 둔 기업들은 미국의 관세와 대미 보복관세 모두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얘기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