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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중기 ㅣ 경제일반 美증시 中기업 상장후 급등락…美 “규제강화” IPO시 자본요건 등 상향 검토…국내기업 상장시 심사부담 커질 가능성

기사입력2025-12-04 00:00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나스닥이 美 증시에 상장된 해외기업에 대한 감독과 상장규제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중국 등 해외기업들의 주가가 상장 후 급등락하고 거래정지까지 발생하자, 감독당국이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국내기업 역시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할 경우 심사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이 최근 펴낸 ‘미국의 해외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 움직임’ 보고서는 “SEC와 나스닥이 해외기업, 특히 소규모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규제를 강화한 배경에는 잇따른 불공정 거래 및 시장 교란 사례가 나타난 데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몇 년간 미국시장에 상장한 중국계 소규모 기업을 중심으로 ‘페이퍼컴퍼니형 상장’과, 허위 마케팅 등을 통해 주가를 부풀리는 ‘Pump-and-Dump’ 방식의 시세조종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한 탓이다.

특히 왓츠앱 등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활용한 과장성 마케팅 이후, 주가가 단기간 급등한 뒤 80% 이상 폭락하는 사례가 다수 확인되고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문제는 중국 기반 기업의 미국 상장 확대와 소규모 IPO 급증으로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짚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 NYSE American에 상장된 중국기업은 2025년 9월 현재 287개로 시가총액 1조달러를 넘어섰다. 2024년 이후 약 30% 증가했다.

중국기업의 IPO 역시 팬데믹 기간의 부진을 지나 2024년 들어 IPO 건수가 소규모 IPO를 중심으로 반등하고 있다. 하지만 2024년 중국기업의 IPO 규모는 평균 약 5000만달러 수준으로 2021년 평균 4억달러 수준과 비교하면 크게 축소된 상황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상장 규모 축소는 미중 갈등과 함께 중국당국이 해외 자본조달에 대한 규제 심사 강도를 높이고 새로운 규제를 도입한 영향에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기업들의 투명성 결여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감독강화 요구가 확대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중국 회계법인에 대한 검사 제한, 중국당국의 기업 실사활동에 대한 제약 등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중국기업들은 자국의 정보관리정책으로 인해 SEC나 PCAOB(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의 감사자료 접근이 제한되는 경우가 있어, 투자자들이 재무정보를 충분히 검증하기 어려운 구조적 제약에 직면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특히 외국인투자가 제한된 산업의 중국기업이 미국 등 해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활용하는 우회적 상장 방식인 VIE 구조는 실질 소유자와 지배주체 간의 관계를 불명확하게 만들어 지배구조 투명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나스닥이 미국 증시에 상장된 해외기업에 대한 감독과 상장규제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로 인해 국내기업 역시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할 경우 심사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美 증시, IPO 시 자본요건 등 상향 검토

SEC는 해외기업의 미국시장 진입 및 상장 이후 거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장조작 및 회계부정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한 조사와 감독을 강화할 계획이다. 소셜미디어 기반의 부정거래와 급등락 사례가 지속적으로 확인된 소규모 중국계 기업들이 주요 점검대상이 될 전망이다.

보고서는 SEC 등이 “해외기업의 회계부정 및 공시 위반, 내부자 거래 등 불법행위를 중점적으로 점검하고 특히, 규제 투명성이 낮은 관할지역의 기업에 대해서는 회계감사 신뢰성과 공시 투명성 문제를 면밀히 조사할 것”으로 예상했다.

SEC는 ‘게이트키퍼’에 대한 감독도 확대할 계획이다. 감사인, 인수인, 브로커딜러, 법률자문 등 해외기업의 미국시장 진입을 지원하는 게이트키퍼에 대해 실사와 검증 절차에 대한 감독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또 미국 회계감독위원회(PCAOB)와의 공조를 강화해 감사품질 및 해외 제휴법인의 내부통제 수준을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소규모 감사, 인수 네트워크를 활용해 상장한 고위험 해외기업에 대해서는 상장 전 과정에 걸쳐 심사를 강화하고, 상장 이후에도 거래 모니터링을 강화할 전망이다.

나스닥은 IPO 최소 공모금액과 공공 유통주식 요건을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며 소규모 기업에 대한 상장 규정과 거래 기준을 강화할 계획이다. 제안된 변경안은 신규 상장 시 요구되는 최소 유통주식과 자본조달 규모 기준을 상향하고, 상장유지 요건 미충족 기업의 거래정지 및 폐지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순이익 요건을 적용받는 신규 상장기업의 유통주식 최소 시장가치 요건을 기존 500만달러에서 1500만달러로 상향 조정할 전망이다.

상장유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동시에 시가총액이 500만달러 미만인 기업은 거래정지 및 상장폐지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고, 특히, 중국을 주 사업 기반으로 하는 신규 상장기업에 대해서는 최소 2500만달러의 공모조달 요건을 재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나스닥은 SEC 및 금융산업규제기관(FINRA)과의 공조를 지속하고, 해외 규제기관과 협력해 잠재적 시장조작 행위에 대한 모니터링과 제재 체계를 강화할 예정이다.

보고서는 “소규모 기업 중심의 주가조작 위험과 정보 접근이 제한된 기업의 공시 투명성이 낮다는 문제의식 하에 유동성 및 공모요건 강화를 통해 상장규제의 실효성과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풀이했다. 특히, “이러한 조치는 런던, 홍콩 등 주요 거래소가 상장요건을 완화하는 흐름과는 차별화된 것으로 미국의 강한 규제 기조를 분명히 드러내는 움직임”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런던거래소는 지난해 신규 상장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해 요건 완화 중심으로 제도를 개편했고, 홍콩거래소 역시 공모주 유통 물량 기준을 완화하며 소형IPO의 진입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번 조치는 미국 내 해외 상장기업의 회계 및 공시 투명성 제고를 통해 시장 신뢰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SEC와 나스닥은 ‘시장 게이트키퍼의 책임성 강화’ 및 ‘저유동성 및 고위험 종목 유입 차단’을 핵심 기조로 제시하며, 글로벌 자본시장의 투명성, 투자자 신뢰, 시장 건전성 제고를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불투명하거나 시장조작 위험이 높은 기업의 상장을 사전에 차단하고, 감사인, 주관사에 대한 검증 강화로 시장 신뢰도 회복을 도모하는 방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