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中에 낀 제조기술 용접·접합 “장기투자 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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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미래 ㅣ 기술로드맵 美日中에 낀 제조기술 용접·접합 “장기투자 必” 기자재·소재 해외의존, 공정·시공 독자기술…‘아크용접’ 中企 유망

기사입력2016-03-14 14:08

“자동차산업 분야만 봐도, 최근 유럽의 경우 ‘아크용접’ 기자재 등에 신기술을 접목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국내 용접기자재 산업체의 경우 기술력도 크게 향상되지 않았고, 이 기술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도 낮아 젊고 우수한 기술인력 없이 평균연령만 높아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뿌리산업기술연구소 용접·접합그룹 김동철 그룹장은 중기이코노미와의 인터뷰에서 국내 용접·접합 산업 현실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무엇보다 용접과 접합은 한국경제를 이끄는 핵심제조기술이지만, 기자재 및 소재의 대부분을 해외기술에 의존하고 있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중소기업청이 발간한 ‘중소기업 전략기술로드맵 2016~2018’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용접산업 분야의 세계시장 규모는 1800억달러로 추산된다. 일본의 마쓰시다, 야스카와, 파나소닉 등의 기업들이 용접 전원제어 기술 및 전원설계 기술 등의 원천기술을 가지고 독자적인 모델을 생산하고 있으며, 미국의 링컨이나 오스트리아의 프로니우스 등이 용접기기나 재료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는 것이 중국이다. 용접·접합 분야의 중국 성장률은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16.6% 수준이다. 같은 기간 세계 용접분야의 연평균 성장률 예측치인 9.6%와 비교하면, 성장속도가 매우 빠르다. 특히 한국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아크용접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아크용접 및 지능형 저항 점용접 제품 등을 포함한 용접공정 및 기자재 관련 분야 세계시장은 2018년 2125억9200만달러 규모로 같은 기간동안 연평균 8.8%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중국은 2018년 533억5500억달러 규모로 연평균 20.4%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트라가 지난해 발표한 ‘중국 용접재료 시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내 용접기자재 관련 생산기업은 수천 개에 달하며 용접설비 생산기업만 약 900개로 추산된다. 중국정부는 외국기업이 선점하고 있는 고급 시장 대신 중저가 시장 확보를 목표로 용접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분야별로 보면 아크용접과 저항용접 기계시장에서는 외국기업, 용접재료 분야에서는 중국기업이 우세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과거에는 기술력이 낮아 대부분의 용접재료와 기기들을 수입했지만, 항공우주 자동차 조선 기계 등의 제조업 육성정책 등으로 용접기술 또한 향상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는 용접공정과 관련 2018년까지 연평균 10.1%만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김동철 그룹장은 “중소기업이 해외선진기업 수준의 제품을 개발해 국내시장 점유율부터 높이는 것이 관건”이라며 “이후 해외시장 진출을 노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제품개발 의지가 강한 중소기업이 산학연 협력을 통해 연구 및 제품개발을 할 수 있도록 정부의 장기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크용접, 中企 특허출원 많고 해외수요 많아 경쟁력 있어

용접·접합은 조선, 자동차, 중공업, 전자, 디스플레이 등 우리나라 주력 산업에서 파급효과가 큰 핵심제조기술이다. 부품을 조립해 제품의 기능을 부여하는 기술을 말한다. 조선산업 선박건조비용의 약 35%가 용접관련 비용이며, 휴대폰을 비롯한 IT제품에서 솔더링 등 접합 관련 비용은 제조단가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용접과 접합은 금속 또는 비금속 등의 소재 및 부품을 열, 압력, 삽입재 등을 이용해 결합, 일체화시키는 기술을 통틀어 일컫는다. 용접은 붙이고자 하는 대상물을 액체상태로 만들어 결합하는 방법이며, 주로 조선과 자동차산업에서 활용한다. 접합은 붙이고자 하는 대상물 대신 제3의 소재를 통해 대상물을 결합시키는 방법이며, 주로 전자산업에서 적용하고 있다. 재료의 접합원리에 따라 브레이징, 솔더링, 고상접합, 기계적 체결 등으로 분류하는데 사용하는 열원, 모재(용접 및 가스 절단의 소재가 되는 금속), 공정조건 등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다.

국내에서는 대기업 중심의 완성업체와 대기업들로부터 공정 및 조립 등을 하청받은 중소기업이 협력해 제품을 완성하는 구조다. 용접·접합 분야의 전체 사업수 5808개 가운데 소기업이 5775개로 대표적인 중소기업 산업이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용접·접합 산업은 ▲공정기술 산업과 ▲공정장비를 생산하는 기자재 사업 ▲공정소재를 생산하는 재료 및 소재 기술산업으로 구분한다. 공정기술, 기자재, 소재 및 재료 산업을 바탕으로 조립 완제품에 적용해 생산하는 시공산업을 포함한다. 산업의 전후방 연계성이 높아 철강 및 비철, 자동화부품, 전자부품 등의 후방산업과 자동차, 조선, 전자 등의 전방산업을 잇는 다리역할을 한다.

기자재 및 소재의 대부분은 해외기업에 의존하고 있으나, 공정·시공의 경우 국내 독자기술 개발이 활발하다. 그 중 아크용접은 중소기업 특허출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해외시장 진출이 용이할 것으로 판단하는 분야다.

아크용접은 전기 아크의 열을 이용해 용접하는 방법이다. 두 전극 사이에 전압을 걸어주면 전류가 흐르게 되는데, 이 전류가 방전될 때 주위 기체를 태우며 높은 열과 강한 빛을 내게 되는 현상을 아크(ARC)라고 부른다. 이를 이용해 금속재료를 부분적으로 녹여 다른 물체와 접합시킨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방법이며, 조선산업의 경우 아크용접이 대부분이다. 레이저용접이나 마찰교반용접 등에 비해 장비가격이 1/50 수준으로 저렴하다. 특히 용접대상물에 대한 제한이 거의 없는데다 수동용접이 가능하다. 반면 레이저용접과 마찰교반용접은 수동용접이 불가능하고 자동화 기계 시스템을 이용한 용접만 가능하다.

중소기업 전략기술로드맵에 따르면 아크용접과 관련된 전체특허건수는 5202건이며 그 가운데 최신특허건수는 2021개로 38.9%를 차지한다. 출원점유율 및 최신특허비율이 모두 평균이상으로 기술 성장성이 우수한 분야로 판단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등록특허에 나타나는 특허의 피인용지수와 시장확보력지수 모두 평균이상으로 기술수준이 우수하다.

전문가들은 최근 전자제품이 소형화·고성능화됨에 따라 부품과 접합부의 크기가 작아지는데다가, 세계적으로 소형자동화방식(인버터 방식)을 추구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기 때문에 아크용접 시공의 시장 잠재력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