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 한번에…국제 상표출원 ‘마드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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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보 ㅣ 특허변리 세계 각국 한번에…국제 상표출원 ‘마드리드’ 비용 줄고 사후관리 간편…국내상표 효력에 의존, 관리 필요

기사입력2016-04-18 12:10

이혜원 기자 (dipsy@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그래픽=이혜원 기자> ©중기이코노미

한번의 신청으로 세계 각국에 동시에 상표출원을 할 수 있는 ‘마드리드 시스템’을 국내 기업들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왔다.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 김종안 국제상표진흥국장은 지난 15일 특허청이 주최한 설명회에서 “우리기업들이 기술에 대해서는 상당히 신경을 쓰면서도 상표권에는 그만큼 관심을 갖지 않는 것 같다”며 다국가 1출원 제도인 마드리드 시스템을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드리드 시스템은 상표출원을 원하는 국가들을 정해 한국 특허청에 신청하면, 각 국가에서 동시에 출원이 진행되는 제도다. 영어로 하나의 국제출원서만 작성하면 되고, 수수료도 한 번에 납부할 수 있다. WIPO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마드리드 시스템 출원수수료는 평균 3102 스위스 프랑(약 368만원)이었다.

김 국장은 “각 국가에 직접 상표를 출원할 경우 국가별로 대리인을 선임해야 하며 번역비용도 별도로 든다”며 “사후관리도 문제다. 국가마다 존속기간, 갱신시기가 다르며 명의변경 등의 변동 사유가 생겼을 때 상표출원 국가가 많을수록 불편도 커진다”며 마드리드 시스템의 장점을 설명했다.

마드리드 가입국은 97개국 이지만, 불필요한 국가까지 모두 지정할 필요는 없다. WIPO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마드리드 출원자의 79.5%는 1~2개국을 지정했다. 김 국장은 이러한 통계가 “중소기업들이 마드리드 시스템을 많이 이용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했다. 3~10개국을 지정한 경우는 17%, 11개국 이상을 지정한 경우는 3.5%에 불과했다.

<자료=특허청>

마드리드로 국제출원을 신청하면 24개월 안에 등록이 마무리된다. 한국 특허청에서 세계지식재산기구로 넘어가는 기간이 2개월, 세계지식재산기구에서 출원 국가의 특허청으로 가는 기간이 2~3개월, 해당 국가에서 심사하는 기간이 12~18개월이다. 길어도 24개월 안에는 끝난다는 의미다.

현재 미국, 중국, 일본, 유럽연합을 비롯한 97개국이 마드리드 시스템에 가입돼 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캐나다 등은 아직 동참하지 않고 있지만, 향후 가입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김 국장의 설명이다.

마드리드에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시스템으로 국제상표를 출원하려면 한국에 해당 상표가 출원 또는 등록돼 있어야 하는데, 이때 한국상표와 국제상표는 동일해야 한다. 각국 시장 상황에 맞게 상표나 표장을 달리할 수 없다는 얘기다. 또 국제출원서 상에서 상품 지정은 한국 출원서에 기재된 지정상품 안에서만 할 수 있다.

국내상표 종속성에 따른 ‘집중공격’도 주의 대상이다. 국제상표는 국제등록일로부터 5년간 국내상표의 효력에 의존한다. 기간 만료, 취소 심판에 의해 국내 상표권이 소멸되면 국제등록 상표도 소멸된다는 의미다. 소멸된 지 3개월 안에 신청하면 구제할 수 있는 방안이 있기는 하나, 기본적으로는 국내 상표권 관리를 각별히 해 집중공격을 당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게 김종안 국장의 설명이다.

한국은 2003년에 마드리드 시스템을 도입했다. 한국의 마드리드 출원건수는 2014년 기준 706건으로 가입국 중 15위에 머물렀다. 가장 많이 출원한 나라는 미국(5414건)이다. 한국이 특허 강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저조한 성적이다. 2015년 기준 한국의 표준특허 보유 건수는 세계 5위, 헤이그시스템을 통한 국제디자인 출원 건수는 세계 4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