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사로잡은 K뷰티 이제는 ‘바이오화장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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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미래 ㅣ 기술로드맵 中 사로잡은 K뷰티 이제는 ‘바이오화장품’ 수출 늘었지만 유럽브랜드 못넘어…고기능원천소재 연구개발이 관건

기사입력2016-06-15 14:00

지난해 화장품 수출은 2조9280억원으로 전년 대비 43.76% 증가했다. 무역수지 흑자도 1조6973억원을 기록, 2014년 대비 약 100% 늘었다. 최근 한류 영향으로 우리나라 기능성화장품에 대한 관심도 높아가고 있다. 여기서 눈여겨 볼 것이 바이오화장품이다.

바이오화장품이란 천연추출물 또는 바이오테크놀로지(BT:biotechnology)를 응용해 만들어진 물질을 주성분으로 함유한 화장품을 의미한다. 줄기세포기술, 유전자 재조합 기술 등을 활용해 미백, 주름, 개선, 피부노화 방지와 같은 기능을 갖고 있는 제품으로 이해하면 된다.

전통적으로 바이오기술은 술·치즈 등 발효식품이나 개량 농작물, 바이오의약품 등 농업 및 의약분야에서 주로 사용됐다. 화장품 관련 분야는 2000년대 이후에서야 본격화됐다. 화학기술을 이용해 인공적으로 합성하는 기존의 화장품과는 달리 생체에서 기인한 유기물을 활용하기 때문에 피부에 안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 일반적으로 화장품 매출은 경기변동과 밀접하고, 여름보다는 겨울에 더 많이 소비되는 경향이 있으나, 바이오화장품 등 기능성화장품은 상대적으로 경기변동이나 계절영향에서 자유롭다.

바이오화장품과 관련해 중국시장 성장세를 주목해야 한다. 중국 화장품 조사기관 C2CC는 중국 코스메슈티컬(기능성화장품) 시장 규모가 연평균(2013~2020년) 21% 성장해 2020년까지 870억위안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글로벌 성장률 8% 대비 2배 이상 높다. 이는 중국 의 1인당 소득, 여성경제 활동인구 등이 증가하면서 고기능성 화장품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풍요로운 유년기를 지내 소비성향이 높은 바링허우(80년대생)와 지우링허우(90년대생)가 주 소비주체로 떠오르면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자신을 위해서라면 비싼 제품을 사는데 망설임이 없는데다 해외제품, 명품 등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따라서 미백, 안티에이징, 민감성피부, 남성용 화장품 등 기능성제품의 인기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 중국에서 인기있는 한국 기초화장품을 보면 주름개선, 화이트닝, 한방 화장품 등 기능성화장품이다.

K뷰티 성장엔진 ‘바이오화장품’…고부가가치기술 선점해야

그러나 중국 화장품시장에서는 여전히 유럽브랜드가 우위를 차지한다. 올해 3월 코트라 중국 시안무역관이 발표한 ‘중국 화장품시장 소비추세 분석’에 따르면, 스킨케어 및 색조화장품에서는 유럽브랜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류영향으로 한국 화장법이 유행하고 이에따라 수출이 비약적으로 증가했다고는 하나 유럽브랜드를 아직 넘지 못한 것이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특히 색조화장품의 경우 소비자의 약 90%가 유럽브랜드 제품을 사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이 중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중국 소비자들은 기초화장용 제품 중 기능성 에센스·기능성 크림·아이크림 등의 제품은 유럽산을, 로션·자외선차단제·클렌징 제품은 미국산을 선호했다. 한국산 선호제품군은 마스크시트와 팩, BB크림 등 중저가 제품이 대부분이었다.

따라서 ‘K뷰티’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고부가가치인 기능성화장품 개발이 필요하다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LG경제연구원 윤수영 연구위원은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서 “화장품 한류시대를 위해 천연화장품, 기능성화장품을 넘어선 바이오화장품 트렌드에 주목하고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KB투자증권의 양지혜 애널리스트도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시장에서 한국 화장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K뷰티를 대표할 수 있는 한국 고유의 소재를 개발해야 한다”고 했다.

특허출원 한국·中企 높지만, 원료 확보가 관건

기능성화장품은 임상실험자료를 바탕으로 미백, 주름개선, 자외선차단 등의 기능을 식약처로부터 인정받은 화장품이다. 2000년대 중반까지 합성 화학물을 원료로 하는 기능성화장품이 시장을 주도했으나 최근 생명공학, 유전공학 등의 발달로 자연유래 천연성분 소재가 각광받고 있다.

<그래픽=이가영 기자> ©중기이코노미

중소기업청이 발간한 ‘중소기업 전략기술로드맵 2016-2018’에 따르면 국내 기능성화장품 시장은 2005년 1957개 품목에서 2013년 2만2840개로 증가했다. 생산금액 역시 2005년 6000억원에서 2013년 2조5600억원으로 국내 화장품 생산금액의 32%를 차지한다.

기능성화장품의 산업구조는 소재산업을 중심으로 농업, 임산업 등의 후방산업과 화장품 제조·판매산업, 미용 서비스 산업 등의 전방산업으로 나뉜다. 저가시장과 고가시장으로 양분돼 있으며, 다국적 화장품 기업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일정수준 유지하고 있다.

기능성화장품 소재의 대상특허 7182건에 대한 각 국가의 출원동향을 보면, 한국이 3175건(44%)으로 가장 많다. 그 뒤는 일본 2143건(30%), 미국 1550건(22%), 유럽 314건(4%) 순이다. 국내 전체특허의 내외국인 비율은 한국인이 93%, 외국인 7%로 한국인의 특허출원비율이 압도적이어서 기술자립도가 높다. 출원인 비율로 구분하면 중소기업의 특허비율이 32%로 가장 높았다. 대기업과 대학·연구소·공공기관의 특허비율은 각각 28%와 23%다.

특허출원에서 국내인과 중소기업의 비율이 월등히 앞서지만 복합 기능성 소재 및 신규소재 개발에 대한 해외기술 의존도가 높고, 오랜 연구기간 및 시설비 투자 등으로 타 산업에 비해 기술 진입장벽이 다소 높다는 단점이 있다. 또 2014년 발효된 나고야의정서로 인해 수입원료를 사용할 경우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워 이를 대체할 국내소재 개발이 필요하다. 다양한 요구에 맞춘 신규 기능성 소재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LG경제연구원 윤수영 연구위원은 “화장품 소재로 사용할 수 있는 고기능 원료를 확보하고, 효율적인 바이오 공정 설계·생산을 위해 화장품업계와 바이오업계의 네트워킹이 중요하다”며 “정부가 한방·발효 화장품 및 고기능원천소재 연구개발을 지원하는 등 관련 산업육성 인프라를 확충하는데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함께 코트라 상하이무역관은 “특정 브랜드가 화장품시장을 주도하는 시대는 지났으며, 온라인 등 새로운 유통채널이 생겨남에 따라 중소 브랜드도 확실한 콘셉트만 있다면 해외시장도 공략해볼만 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의 경우 기능성 마스크팩, 쿠션제품, 다이어트 패치 등 혁신적인 제품이 소비자 관심을 얻는 경우가 많아 유망한 제품을 선정해 기능을 홍보하면 시장진출이 가능해 보인다”고 예상했다.